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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능력이 부가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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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7-22 22:56 조회4,0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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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능력이 부가가치

 

1980년대 초까지 만해도 미국 경영자들은 설계를 노터치 항목으로 성역시 해왔다. 설계는 과학기술자들의 작품이고, 많은 돈이 투자된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손댈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경영학으로 불리우는 시스템공학이 미국 전역에 확산됨에 따라 이러한 성역은 무너졌다. 가장 훌륭한 설계는 단순한 공학자들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시스템 분석가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 그래서 미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이지스" 구축함을 제조하는 공장에는 시스템 공학자들이 40%, 하드웨어 설계자가 20%로 구성돼 있다. 이지스함이 시스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설계 도면을 그리는 것은 공학분야에 속하지만 설계의 기본 개념을 창안하는 것은 시스템공학자들의 분야다. F-16 전투기 설계에 대한 개념은 공학자들이 아닌 전술가들이 제공했다. 미국사회에서 유명한 전투기 마피아라는 보이드 대령, 리치아니, 스피니였다.

 

1980년대에 이들 시스템 분석가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분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이론을 폈다. 이들은 그때까지 신성불가침인 것처럼 여겨왔던 설계 자체를 개선함으로써 가장 큰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설계 기술자들은 생산 공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들이 밀실에서 무심코 설계한 것이 제조원가를 불필요하게 유발시켰다. 운영자의 편의성이나 정비의 편의성을 설계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주 바꿔야 하는 부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하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동원돼야 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

 

1984년 미 국방성 설계개선팀은 많은 장비에 대한 설계를 개선해서 엄청난 원가를 절감시켰다. 그들에게 투입된 투자비에 비해 27.2배의 절약효과를 거뒀다. 인생에 있어서도 태교가 중요하듯이 설계 역시 제품의 일생을 좌우한다. 그 때까지 많은 사람들은 운영유지비와 설계 간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운영유지비는 오직 운용자가 운용단계에서 얼마나 경제적인 방법을 동원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시스템 분석가들은 운영유지비의 대부분이 설계단계에서 이미 운명되어 진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일본인들은 설계를 자주 바꾼다. 생산공정과 작업방법도 늘 바꾼다. 6개월 이상 바뀌지 않는 설계는 경쟁력을 상실한 것들로 간주했다.

 

설계에 돈을 아끼는 사람은 바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나 기업 모두가 설계를 경시한다.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분야가 무시돼온 것이다. 사전 분석도 없고, 시스템 설계도 없이 추진했던 정부사업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증발시켰는가.

 

 

2019.7.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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