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놓아 주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6-06 02:52 조회4,92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이젠 놓아 주세요
오늘은 많이 슬픕니다
슬픈데 눈물이 없네요
슬픈데 이유도 없네요
그 많던 눈물
이젠 고갈이 됐는가보네요
하늘에 여쭙니다
왜 제게 이런 길 걷게 하시나요
감옥은 왜 보내셨나요
늙기만 해도 서러운데
몇째 자식 벌되는
아이들한테 쥐어 박히게 하시고
하루도 거르지 않게
그 재미없고 피 말리는
재판 문서 쓰게 하시고
돈 강탈당하게 하시고
온 방송을 동원해 욕하게 하시고
가족과 자식들에게
미안하게 만드시고
생명에 위협 느끼게 하시고
법원으로부터 받느니
돈 물어라 집행유예다
더럽고 지겨운 문서만 안겨 주시나요
왜 제게만 이리도 가혹하신 건가요
하필이면 왜 저인가요
이렇게 하시고도
더 괴롭히실 이유가 남아있으신가요
보이시나요
살점 다 뜯겨 나간 이 모습
얼마나 더 뜯기게 하시고
얼마나 더 마음에
칼집을 내실건가요
이젠 견딜 힘 없습니다
놓아주실 때
아직 아니신가요
부탁합니다
이젠 절 놓아주세요
사는 게 축복이 아니라
지옥입니다
저 지옥이 이 지옥보다
더 지옥인가요
그래도 놓아주세요
이생이 참 지겹습니다
저승가면
또 따른 어른 계시겠지요
왜 하필이면 접니까
왜 절 상어 밥 되게 하셨는가요
혹시 제가 서울법정에서
몰매 맞는 모습 보셨나요
그런 모습
그 많은 사람들에 왜 보여 주셨나요
그 모습 바라보는 제 가족들 마음
헤아려 보셨나요
저는 그때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세상 고통 중에 젤 고통스런 게
무엇인지는 아시나요
수치심입니다
그게 가장 견딜 수 없는
고문입니다
당신은 아시잖아요
그걸
그런데 왜 그렇게 하셨나요
도대체 무슨 억하심정 있으시길래
얼마나 더 야생마에 매달아
거친 황야 위를 끌고 다니게 하실 건가요
너무 지쳤습니다
보세요
이 몸을
흐르는 피를 보세요
만신창이 걸레 같이 조각난
이 살점들을 보세요
그렇게 해놓으시고
무슨 애국을 더 하라 하시나요
아닙니다
이건 아닙니다
제겐 남은 시간 별로 없습니다
이젠 좀 쉬게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끈을 놓게 해주세요
이젠 지겹습니다
더 이상은 아닙니다
하늘에 여쭙습니다
제가 바라는 게 있었나요
제게 욕심 있었나요
욕심 없게 만들어 주셨잖아요
근데 왜 제게 이토록 가혹하신건가요
이젠 뭘 많이 주셔도
전 이미 가을나비입니다
이젠 놓아주셔도
되잖아요
제발 좀 놓아 주세요
이제 놓아주셔도
당신은 제게 많이많이
미안하시잖아요
빌께요
그만 놓아주세요
잊지 마세요 꼭
2019.6.6. 지만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