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등 무식하면서 잘난 체 하는 지식인, 언론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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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3-05 16:27 조회4,8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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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서 잘난 체 하는 지식인, 언론인들에게
전원책을 중심으로
요사이 자기만이 잘났다고 나대는 사람들 중에는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이 많다. 조갑제-정규재-김진은 물론이고, 전여옥과 전원책 같은 사람들도 여기에 속한다. 정규재 김진 조갑제 같은 사람들은 사상적 색깔이 농후하여 의도적으로 북한군 침투 사실을 감추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원책은 생각이 모자라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중에서 많은 우익들이 지지하고 있는 전원책이 지식인답지 않게 발언한 내용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는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자기가 가진 군사지식과 일반적 인식을 내걸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lK6WLM87Ys
학술적인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사람은 절대로 전원책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학술인은 아래와 같이 사고한다.
1. 내가 아는 지식은 남들로부터 들은 지식이다.
2. 내가 들은 득문내용들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을 수 있다.
3. 나는 5.18에 대해 따로 연구한 사람이 아니다.
4. 지만원이라는 사람은 나보다 가방끈이 긴 수학 박사다
5. 그 사람은 1990년 한국 언론계를 풍미했던 군사평론가였다
6. 그런 그가 생소한 북한군 문제를 들고 나왔다면 그 증거들이 있을 것 아니겠는가?
7. 그런데 나는 그걸 읽어볼 시간이 없었다.
8. 5.18이 성역화 된 사회에서 지만원이 그 엄청난 발언을 했다면 무언가 근거가 있을 것이 아닌가?
9. 더구나 북한군 개입은 북한의 남침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 엄중한 문제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다.
10. 따라서 나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엄중한 성격의 문제를 쉽게 판단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바로 이것이 학술에 접한 사람의 자세요 지식인의 자세요, 남을 존중하는 신사도의 자세다. 위 10개 항에 대해 이의를 제시할 지식인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전원책은 위 10개 항과는 너무나 거리 먼 행동을 했고, 자기보다 더 배우고 더 오래 세상을 산 한 개인의 인격을 벌레 하나 죽이듯 밟아 문질렀다.
의사결정은 정보의 양과 질이 좌우한다
전원책이 모르고 지낸 것은 위 10개 항 뿐만이 아니다. 그는 정보의 질과 양이 의사결정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주식하는 사람이 정보 없이 의사결정을 하면 쪽박을 찬다. 이를 모를 사람 없고 부정할 사람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돈을 떠난 공공주제에 대해서는 정보의 가치를 모른 채 함부로 지껄인다.
내가 근무했던 국방연구원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당시 미국의 모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던 한국인 교수를 연구소로 유치한 적이 있었다. 연구소의 계급은 호봉이었고 새로 유치하는 교수에게도 호봉을 주어야 했다. 너무 높게 주면 기존의 간부들이 불평할 것이고, 너무 낮게 주면 유치학자를 서운하게 할 판이었다. 회의 진행자인 부원장은 KAIST 박사이고 그의 학문적 활동은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가 이 유치 박사에게 호봉을 부여하기 위해 간부회의를 열었다.
간부는 8명, 인사과에서 유치박사의 경력을 기계적으로 해석해서 7.2호봉이라는 계급을 산출해냈다. 회의진행자인 부원장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의견을 말해달라 했다. 맨 처음에 대답한 사람이 7호봉을 제안했다. 그러자 다음 사람들도 돌아가면서 ‘동감’(mee too)을 표했다. 내가 맨 나중 차례였다. 나는 7호봉을 제안한 간부들에게 “왜 7호봉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까” 하고 물었다. 모두가 대답을 못했다. 그들은 단지 사사오입을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사사오입을 하자고 간부회의를 소집했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회의의 형식은 나무랄 데 없는 민주주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 회의의 질은 형편없는 것이었다.
나는 말했다. "여기 모이신 간부들은 오직 7.2 라는 숫자가 쓰인 종이 한 장 받아 쥐고 있을 뿐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토의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논리가 전개되고, 그 논리에 의해 각자는 자기의 마음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정한 후에 각자의 의견을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로지 7.2호봉이 산출됐다는 종이 하나 나누어주고 갑자기 의사결정을 말해보라 하니 7호봉이 나오는 거 아닙니까?“
나의 갑작스런 도전에 대해 사회자는 이렇게 물었다. “그 말씀은 옳은 말씀인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정보가 도출되고 논리가 전개될 것인지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나는 유치학자를 회의장에 불러 차를 함께 마시자고 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엄청난 정보였다. 차를 마시면서 간단한 질문들을 한 후 그를 내보냈다. 그리고 내가 양해를 얻어 칠판으로 나갔다. "자, 유치학자를 보셨지요. 각 부장님들은 자기가 통솔하고 있는 연구원들 가운데 유치학자와 견줄 만한 연구원의 이름을 대 주세요.“ 모두가 자기 휘하에 있는 한두 명씩의 이름을 거명했다. 그 이름들을 칠판에 써놓고 한사람씩 견주어 갔다. 1:1씩 도마 위에 올려놓으니까, 그제야 누가 더 높고 낮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들이 백출됐다. 마지막에는 김 박사보다는 높고 이 박사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그는 9호봉으로 결정되었다. 7호봉과 9호봉의 차이는 3-4년의 차이였다. 다른 학자들은 정보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나는 정보를 생산해 낸 것이다. 다른 학자들은 토의를 통해 가치를 창조할 줄 몰랐지만 나는 토의의 천재로 통했다.
2019.3.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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