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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앙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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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8-12-09 00:28 조회4,1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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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앙 -

 

11시 버스를 탔다

함박눈이 내렸다

눈발이 점점 커지고 세차게 날렸다

이따금씩 지나는 가로등 불빛

그 불빛 지나는 눈송이들이 

은색의 함박꽃처럼 휘날렸다

 

내가 탄 이 버스

영원을 향해 달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부의 습기가 차창을 덮을 때

장갑 낀 손등으로 닦는다

사방으로 유희하는 은색 꽃잎들

이 아름다운 모습 볼 수 있는 오늘

이런 오늘이 세상의 다라면 얼마나 좋을까

 

버스에서 내렸다

일부러 눈을 많이 맞는 길 걸었다

지하상가에 들려 마주앙 레드와 화이트 한 병씩 사들고

쏟아지는 눈을 즐기며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눈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마냥 아름다워 보였다

누구에라도 말을 걸고 싶었다 

손에 든 마주앙 두 병이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다 

 

Majuang

 

 

 

                                            Written by Jee, Man-won

 

 

 

Got on a bus at late night at 11pm

 

It was snowing in large flakes

 

Snowflakes were getting bigger and heavier

 

Dim street lights that occasionally passed by

 

Snowflakes reflected by the street lights

 

were falling down like silver magnolia petals

 

 

 

How amazing would this bus be heading for eternity

 

Wiping blurred bus window with back of the gloved hand

 

Silver flakes flying in all directions

 

On such a day enjoying a beautiful scenery of the earth

 

How nice would the world be filled with this euphoria forever

 

 

 

Got out of the bus

 

Walking along the street just to get snowed more

 

Picking up each of Majuang wine red and white at an underground shop

 

Walking along the street leisurely and enjoying the snow heavily falling down

 

All passersby on the snowy streets looked so beautiful

 

Felt inclined to talk to anyone passing by

 

The two bottles of Majuang wine in hand were all I had

 

함박눈이미지눈내리는 이미지.jpg



2018.1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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