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26세에 아무도 나처럼 못했다.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만26세에 아무도 나처럼 못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8-11-21 07:59 조회3,953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26세에 아무도 나처럼 못했다.

 

내 생일은 1942년 음력 1120일생이다. 1969년 나는 주월사령부 참모장 전속부관으로 재파했다. 참모들이 장군의 결재를 받으려고 부속실을 들어설 때마다 나는 언제나 활짝 웃으면서 반겼다. 전쟁터에서도 미국에서도 나는 늘 Smiling Boy로 통했다. 그들은 결재의 차례를 기다리는 사이에 소파에 나란히 앉아 담배도 피우고 차도 마셨다.

 

어이, 지대위. 담배 안 피우나?”

, 못 피웁니다.”

그들은 서로 담배 구걸을 했다.

어이, 원호참모. 담배 있어?”

, 나도 챙기질 못했는데


이런 광경을 목격한 나는 다음 날부터 윈스턴, 말보로, 켄트, 살렘, 럭키스트라이크 등등 여러 종류의 담배를 사다 놓았다. 그리고 이 담배 곽들을, 동동 걷어 올린 팔소매 틈에 찔러 넣었다. 양쪽에 3갑씩! 거울에 비쳐보니 화려한 색깔들로 치장된 듯한 내 팔뚝이 너무 괜찮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참모들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내게 다가와 팔뚝에서 담배 개비를 뽑아갔다. 고참 병장인 사무실 당번이 이를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자기 일을 찾아서 했다. 차에 대한 각 참모들의 취향을 일일이 기록했다가 참모가 오면 자동적으로 참모들이 좋아하는 차를 대령했다


참모들이 결재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보였다. 나는 출근하자마자 참모들에게 부지런히 전화를 걸었다. 결재 제목, 소요시간, 긴급정도를 물어서 결재 시간을 예약해 주었다. 그리고 참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뉴스나 정보도 알려 주었다. 장군과 소원한 관계에 있는 참모들의 장점을 메모했다가 차 속에서 하나씩 장군에게 풀어놓기도 했다. “참모장님, 부관참모 말입니다. 고전음악에 참 조예가 깊더군요. 마작도 수준급이라는 것 같던데요. , 족보 있는 개를 키우고 있는데 이번에 강아지를 여러 마리 낳았다 합니다.”

, 그래?”

혹시내일 아침 조찬 때 자리가 하나 남는데 부관참모를 추가시킬까요?”

그래, 그렇게 해봐.”

강아지가 예쁘다고 하기에 암놈으로 하나 골라서 서울 댁에 갖다 드리도록 부탁했더니 그렇게 좋아하시더군요. 사모님께서도 강아지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부관참모! 부관병과 장교들은 임관시절부터 소대장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병사들의 부대배치를 위한 인사명령을 내는 사람들이다. “내 아들을 좀 좋은 데 보내주시오하는 식의 부탁을 많이 받는 사람들인 것이다. 월남에서는 훈장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무늬만 군인이지 사실 하는 일들은 행정관들이었다. 그들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들이 그리 아름답지 못해 나는 부관병과 장교들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모시는 장군 역시 그러했다.

 

이런 사이공 생활도 불과 5개월 만에 끝이 났다. 어느 날 갑자기 장군이 나를 불렀다. “지대위, 내일 백마부대 포병 사령관에게 가봐. 아마 포대장 자리를 내줄 꺼다. 나가 봐도대체 영문 모를 일이었다. 왜 갑자기 장군이 그런 결심을 했는지 그리고 왜 장군의 얼굴이 밝지 않은지 궁금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 무언가 서운해 하는 눈치였다. 당시 파월된 병사들은 워낙 거센데다 총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포대장 직책은 한국에서 이미 포대장 경력을 마친 고참 대위들로 보직됐으며 통상 나보다 47년 선배들이 하고 있었다. 임관 4년생인 임시대위가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절대 아니었다


자초지종을 알고 싶어 인사참모인 대령에게 달려갔다. “인사참모님, 참모장님께서 갑자기 제게 백마부대로 내려가라 하시는데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 그거 우리 몇몇 참모들이 지대위를 키워주기 위해 만들어준 자리요. 여기서 전속부관만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 백마부대 포병 사령관에게 다 연락이 돼 있으니 나가서 좋은 경력 쌓으시오. 지대위가 잘 커야지이런 설명을 듣고 보니 3명의 포병출신 참모들이 평소 나에게 툭툭 던진 말들이 생각났다. “이 사람, 여기 오래 앉아있으면 안 되는데.” 내가 없는 동안, 이 세 분들이 장군에게 진언을 했다고 한다. “지대위를 그만 쓰시고 놓아주십시오. 백마부대 포대장으로 내 보내시지요

 

나는 이내 수송기에 몸을 싣고 백마 포병 사령부로 날아가 사령관에게 신고를 했다. 백마부대 포사령관은 그 유명했던 권영각 대령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세 분의 주월사 참모들이 차례로 내게 전화를 했네. 자네 주월사령부에서 아주 좋은 평판을 얻었더군. 자네의 행동이 갸륵해서 장군으로부터 억지로 떼어내 나한테로 보내는 것이니 각별히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이 왔었네. 자네 옛날에 30포병 대대에서 근무했지? 그리로 나가서 포대장을 맡게

 

2018.11.21.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135건 130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0265 만25세 때 누구도 나처럼 하지 않았다. 지만원 2018-11-21 4782 263
10264 만27세에 아무도 나처럼 못했다 지만원 2018-11-21 4686 237
열람중 만26세에 아무도 나처럼 못했다. 지만원 2018-11-21 3954 271
10262 지만원은 한국판 갈릴레오 지만원 2018-11-20 5246 400
10261 11.25(일) 채명신사령관 제5주기 추모식에 나갑니다 지만원 2018-11-20 3836 273
10260 이봉규TV-지만원박사 출연 관리자 2018-11-19 4733 237
10259 위기에는 위장애국자 번성한다 지만원 2018-11-18 5798 456
10258 빨갱이 없는 세상 살고파 만든 폭탄, 왜 외면하나? 지만원 2018-11-18 5056 424
10257 인력동원 긴급공지 지만원 2018-11-18 4911 365
10256 소장(최진봉-이현종) 손해배상청구의 소(3) 지만원 2018-11-18 3440 151
10255 소장(최진봉-이현종) 손해배상청구의 소(2) 지만원 2018-11-16 4499 202
10254 소장(최진봉-이현종) 손해배상 청구의 소(1) 지만원 2018-11-16 4194 201
10253 5.18호위무사 정규재의 정체를 심히 의심한다 지만원 2018-11-15 7442 477
10252 5 .18유공자들, 사익 위해 반국가 카르텔로 뭉쳤다 지만원 2018-11-15 5428 432
10251 종북반역간첩 정부, 김자점 이래 최초의 능지처참 대상 지만원 2018-11-15 5589 441
10250 김성태 규탄 논리를 전파합시다 (일조풍월) 일조풍월 2018-11-15 3719 238
10249 김성태 대표의 편향적이고 극단적인 5.18관련 주장 진실한사람 2018-11-15 3702 164
10248 오늘 한국당 공모에 신청서를 냈습니다 지만원 2018-11-15 4850 409
10247 김성태의원 2차 규탄집회 실시간방송(GZSS TV) 관리자 2018-11-14 4071 189
10246 지만원 Vs. 김성태, 귀족-천민 전쟁(11.14.오후2시) 지만원 2018-11-14 4604 385
10245 최진봉-이현종 각 1억원 소장 결론 지만원 2018-11-13 4059 276
10244 김성태 머리 어떻게 이 정도로 나쁠 수 있나? 지만원 2018-11-13 5164 441
10243 한국당 김성태의원 2차 규탄집회 안내!(11/14일) 현우 2018-11-12 3897 295
10242 김성태 주거지 및 지역구 1개월 규탄시위 동참바람 지만원 2018-11-12 3977 335
10241 지만원 배제한 5.18위원회, 법적으로 불성립 지만원 2018-11-11 4741 392
10240 5.18진상규명의원회 발족정지가처분신청(초안) 지만원 2018-11-11 4174 281
10239 우리는 왜 5.18에 생사를 걸어야 하는가? 지만원 2018-11-10 5930 394
10238 문재인에 부역질하는 김성태,빨리 쫒아내야 (김제갈윤) 댓글(2) 김제갈윤 2018-11-09 4072 312
10237 11.10.태극기집회 안내 (이상진) 이상진 2018-11-10 3492 236
10236 5.18진실 규명을 바라는 국민에 고합니다 지만원 2018-11-10 4750 409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