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시(9)] 바꿀래?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지만원 시(9)] 바꿀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2-21 10:42 조회9,480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바꿀래?

 

을씨년스런 미나리 밭

한 가운데

검정색 하코방

야간고 교실 있었다

 

갈 곳 잃은 고2시절

울퉁불퉁한 흙바닥에

검은 책상 연결해놓고

곤한 잠 취했다

 

한밤중

천둥번개가 엉켜 싸우고

장대비가 유리창을 때렸다

문틈 뚫은 귀신바람

책상 밑을 맴돌았다

 

상상이 발산하는 공포감

견딜 수 없었다

비에 젖은 나무창틀

열리기를 거부했다

 

저 멀리

등대 빛이 흐리게 보였다

검은 건물을 멀리하기 위해

숨차게 달렸다

 

그칠줄 모르고

쏟아져 내리는

차디찬 은구슬만이

나를 위한

유일한 위안이었다

 

어디로 가야하나

이 밤중에

 

막막한 이 순간

내 지금의 처지와 바꿀래?

아니~

 

베트남 전쟁터

바위와 바위가 얽혀진

정글 속

갑자기 교전소리 요란했다

고향에 두고 온 얼굴들이

주마등 되어 스쳐갔다

! 이 순간을

무를 수만 있다면

이 절박한 순간

지금의 처지와 바꿀래?

아니~

 

칠흑보다 더 검은

월남 정글의 밤

바위틈 속에는 베트콩

그 위에는 따이한

 

네 개의 수통 물은

이미 오전에

다 마셨고

혀가 타고 피가 마르는

갈증이 이어졌다

 

숨소리마저 부담스러운

적막 속

전후좌우 바위틈에서

베트콩이 단검을 들고

기어올 것만 같았다

 

이 기막힌 순간

지금의 처지와 바꿀래?

아니~

 

호랑이 등 타고 간

박사과정

고공에서 외줄 타는

처지가 됐다

세 개의 지옥문 앞에 섰을 때

그 입장을 무르고 싶었다

지금의 처지와 바꿀래?

아니~

 

내가 살아온 80인생

그대로 다시 살라

하늘이 허락하면

살래?

아아니 천만에요

 

2023.2.15.

지만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150건 14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760 [지만원 메시지(165)] 어머니 관리자 2023-10-16 8729 218
13759 [지만원 메시지(164)] 지만원의 역사어록 관리자 2023-10-09 13442 218
13758 [지만원 메시지(163)] 지만원 어록 관리자 2023-10-06 15030 229
13757 [지만원 메시지(162)] 북괴의 몰락. 카운트다운 관리자 2023-10-02 16513 301
13756 [지만원 메시지(161)] 위원회 천국을 TF 천국으로! 관리자 2023-10-02 15282 176
13755 [지만원 메시지(160)] 이념역사 vs 논리역사 관리자 2023-10-01 13123 194
13754 [지만원 메시지(159)] 리더십 패러다임 바꿔야 관리자 2023-09-24 16145 209
13753 [지만원 메시지(158)] 전폭지지 잘 안되는 대통령 관리자 2023-09-22 17814 278
13752 [지만원 메시지(157)] 5.18 모래성 허무는 스카이데일리의 … 관리자 2023-09-21 18128 195
13751 [지만원 메시지(156)] 모래 위에 쌓은 성 5.18, 드디어 … 관리자 2023-09-21 13508 201
13750 [지만원 메시지(155)] 김양래, 5.18 왜곡하다 진실 실토한… 관리자 2023-09-19 12004 175
13749 [지만원 메시지(154)] 변호사 차기환을 분석한다 관리자 2023-09-19 10711 214
13748 [지만원 메시지(153)] 5.18 화신 김양래, 이슬로 사라지다 관리자 2023-09-17 11947 259
13747 [지만원 메시지(152)] (족적) 마구잡이 군사문화 관리자 2023-09-17 10911 176
13746 [지만원 메시지(151)] 이념전 선포한 단기필마 대통령 관리자 2023-09-12 10216 237
13745 [지만원 메시지(150)] 5.18단체, 정율성 못버린다! 관리자 2023-09-12 8537 197
13744 [지만원 메시지(149)] 1980.5.15. 중정, 북 공작조 … 관리자 2023-09-12 8263 181
13743 [지만원 메시지(148)] 김건희 여사에 바라는 새로운 역할 관리자 2023-09-12 7978 193
13742 [지만원 메시지(147)] 국제 영웅된 대통령, 국내영웅도 되세요… 관리자 2023-09-08 11180 233
13741 [지만원 메시지(146)] (지만원 족적) 광주교도소 수감기 관리자 2023-09-07 10651 212
13740 [지만원 메시지(145)] 김구는 반역자 관리자 2023-09-04 11784 262
13739 [지만원 메시지(144)] 공산당 이기려면 당신의 대일사관 의심하… 관리자 2023-09-04 11269 221
13738 [지만원 메시지(143)] 속속 드러나는 재심 사유 관리자 2023-09-04 8537 202
13737 [지만원 메시지(142)] 대통령의 근사한 말씀, 왜 어록대접 못… 관리자 2023-09-04 8487 189
13736 [지만원 메시지(141)] 탈북자 장인숙 딜레마 관리자 2023-09-01 9630 218
13735 [지만원 메시지(140)] 업보를 엮는 사람들 관리자 2023-09-01 9607 212
13734 [지만원 메시지(139)] 수십만 수용자와 그 가족들, 윤 정부에… 관리자 2023-08-30 8162 194
13733 [지만원 메시지(138)] 집권당 감옥은 이미 예약돼 있다 관리자 2023-08-30 7847 241
13732 [지만원 메시지(137)] 김태산 발표문(스카이데일리 기사) (2… 관리자 2023-08-30 6119 153
13731 [지만원 메시지(136)] 전 미 CIA요원 마이클 리의 발표문 … 관리자 2023-08-30 5785 156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