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안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안겨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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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7-03-13 23:44 조회5,90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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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안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안겨주고 간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사저에 들어가 한 보좌관에 발표하라고 적어준 쪽지 성명에 있는 글이다. 자기를 뽑아준 국민들이 전국에 있고, 자기를 위해 추운 날씨에 태극기를 들었던 박사모들이 문밖에 울부짖고 있었지만, 이들에 남긴 메시지가 겨우 한 비서관의 손에 쥐어준 쪽지였다. 한마디로 예의를 모르는 싸가지다.
“이 모든 것을 내가 다 안고 간다” 이 말은 노무현에 어울리는 말이다. 그가 죽지 않았다면 박연차 게이트만 해도 100여명이 조사받고 감옥에 갔을 것이다. 그가 죽음으로써 그를 섬기고 따르던 모든 사람들이 해방됐다. 이런 경우 “나 혼자 다 안고 간다”는 말이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박근혜는 끝까지 죽지 않고 버텼다. 그가 자결을 했거나 무릎을 꿇고 국민에 사죄를 했다면 그에게 충성했던 사람들, 그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줄줄이 지금처럼 감옥에 가지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했다면 보수도 이렇게 갈라져 임종 직전에 이르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가가 4개월 이상 어지럽게 팽이처첨 빙빙 돌지도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가 안고 가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모든 걸 남들의 가슴에 안겨주고 가는 것이다. 그가 저지른 모든 과오, 이 모두를 다 남기고 간다. 그에 충성하던 부하들에 안겨주었고, 그를 돕던 국민들에 안겨주었고, 보수 우익들의 가슴에 숨이 막히도록 안겨주었다. 그가 쪽지로 남긴 말은 대국민 메시지가 아니라 끝까지 자기를 위해 싸우고 목숨 바쳐 달라는 분열의 메시지였다.
2017.3.1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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