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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으로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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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6-12-01 18:05 조회8,5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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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으로 가야 하는 이유  

 

박근혜를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박근혜를 무조건 살리자고 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차기 정권을 우익이 차지해야 한다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같은 목소리를 낸다. “박근혜가 지금 하야하면 문재인이 된다. 그래서 박근혜를 살려야 한다” 여기에서 살린다는 것은 임기를 채우면서 빨갱이들을 때려잡은 후 명예롭게 걸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를 살리자”는 것은 이불속의 주장이요 찻잔 속의 외침일 뿐, 박근혜는 살지 못한다. 촛불 시위 때문이고, TV가 연일 쏟아내는 새로운 의혹들이 유발시키는 분노들 때문이다. 이 분노는 야당이 일으키는 분노가 아니다. 빨갱이들이 사실을 엉터리로 조작해서 일으키는 분노도 아니다. 분장과 과장은 있어도 실체(substance)는 있는 것들이다.

이 분노는 비단 최순실과 박근혜만을 향해 표출되는 분노가 아니라 청와대, 국회, 언론, 검찰, 공무원 등 국가일반을 향해 쏟아지는 분노다. 문재인은 이 민심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문재인에 대한 지지도는 조금도 상승되지 않고 있다. 광화문 촛불은 야당을 위한 것도 아니고 문재인을 위한 것도 아니다. 
 

                                         박빠들의 착시 현상 

지금 박빠들을 비롯한 일부 우익들은 박근혜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주장한다. 단지 빨갱이로 변한 언론 및 검찰이 사실을 조작 왜곡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촛불 민심은 일시적 현상일 뿐,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광화문 시위는 2008년의 광우병 시위처럼 빨갱이들이 선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위 규모도 10만을 조금 넘는다고 주장한다. 박근혜를 살리면 박근혜가 마지막으로 빨갱이 소탕을 감행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박근혜를 기어코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과 주장은 보편타당 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설득력이 없다. 박빠들의 이런 생각으로는 절대로 박근혜를 살려내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일찍이 “어차피 탄핵, 손들고 받느냐, 총 들고 받느냐”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는 박근혜에게 가해질 충격을 극소화시키고, 차기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벌자는 전략이었다,  

          촛불을 진정시키고, 시간을 오래 끌어야 보수에 유리한 것 아니던가?  

박근혜가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에 머리를 숙인 후, 물러나는 절차 만큼은 정정당당하게 탄핵절차를 받고싶다고 선언하기를 바랐다. 머리를 숙이고 물러나겠다는 한 마디에 의해 촛불은 사라질 것이고 국민적 동정심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박근혜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자기 잘못이 없다고 강변한다. 물리적으로는 고개를 숙였지만 정신적으로는 고개를 빳빳이 세운 것이다. 그래서 촛불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탄핵이 가동되면 박근혜가 공격을 많이 당하지 않는 상태에서 선거에 필요한 시간을 많이 벌 수 있다. 이 긴 시간은 보수 우익에게 좋은 자산이 아니던가? 시간이 짧으면 문재인이 정권을 거저 가져가는 것이 되고, 시간을 많이 벌어야 대선에서 싸울 공간이 많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던가? 더구나 그 긴 시간 동안 황교안은 박근혜가 바라던 일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지 아니한가? 나는 이 전략이 가장 현실적이고 우리에 유익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탄핵으로 가야 나라가 산다 

그런데 박빠들은 내가 박근혜를 빨리 하야 하라 했다고 욕설들을 하는 모양이다. 물론 즉시 하야가 끝까지 버티는 것보다는 박근혜, 국가, 보수 모두에 100번 유익하다. 버티면 매를 많이 맞고 우익도 장기간 분열된다. 지금이 그렇지 아니한가? 그러나 이제 보라. 박근혜는 조기 퇴진 또는 탄핵을 받게 돼 있다. 정치꾼들은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1월 퇴진이냐, 4월 퇴진이냐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지만 이는 당장 이번 주 주말 집회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제대로 쓰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미래에 필요한 교훈을 얻으려면 처절하리만큼 잘못을 샅샅이 파헤쳐야 한다. 기막힌 진실들이 탄핵과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파헤쳐져야 한다. 보수진영이 원하는 대권경쟁 시간을 충분히 벌고, 역사를 바로 쓰고, 이 나라 발전에 필요한 교훈을 얻으려면. 탄핵을 포기하고 “임기 단축”만을 바라는 정치꾼들의 농간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누리당, 만일 탄핵에 반대한다면 친박 비박 관계 없이 도매금으로 민심의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다,  목전의 주판 튀기는 자세만 보여줄 뿐 역사관, 국가관, 정의감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장삿꾼 같은 인간들이 아니던가?

 

2016.12.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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