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가지고 노나? (Ever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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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vergreen 작성일15-08-25 10:07 조회6,489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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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부터 25일 0시 55분까지 회담하였다. 아니 쌩쑈를 하고 왔다. 국민 앞에서 천명하였던 재발 방지와 사과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핵무기에 버금간다는 대북 확성기방송만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누가 원했는지 뜬금없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박근혜의 원칙론이 통했다고? 근본 취지는 다 날아가고 무슨 개뿔 같은 원칙을 찾는단 말인가. 이 회담은 군복 입은 박근혜의 쑈 무대였다.
정치나 협상이 생각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먼저 대화를 제의할 정도로 다급하였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번만큼은 도발에 대한 확실한 사과를 받아내어 국가의 미래가 유리하게 전개되는 계기가 되기를 학수고대하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북한은 사과가 아닌 ‘유감 표명’을 하였으며 거기에는 ‘누가’ 라는 주체가 없었다. 북한하고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좌익 YTN은 새벽에 발표를 하면서 앵커와 패널들이 입을 모아 “ 북한이 확실하게 유감 표명을 하였다”고 마치 사과라도 받은 듯이 좋아라 하며“극적인 타결”이라고 자찬하였다. 어떤 교수 패널은 “외교적 수준에서 완벽한 사과” 라고 하였다. 꿈보다 해몽을 더 잘하는 인간들이다. 일왕의 애매한‘통석의 념’에 우리는 분개했었다. 만약 일본이 ‘유감 표명’이라 했다면 완벽한 사과라고 생각했을까? 아마 쳐 죽일 놈이라고 열불을 내었을 것이다.
이번 협상은 북한의 기만 살려주고 박근혜의 소원인 대북 도우미 ‘한반도신뢰프로세서’를 합의하고 온 것에 다름 아니다. 북한, 남한 할 것 없이 믿을 놈은 없고 웃기는 놈들만 있었다. 그렇게 서슬 퍼렇던 ‘재발 방지’와 ‘확실한 사과’는 온 데 간 데 없어졌다. 북한이 전례 없이 그렇게 다급하게 굴었는데도 말이다.
문제의 <공동보도문>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자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한다.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지뢰 도발과 아무 관계도 없는 느닷없는 저 합의는 군복까지 결치고 단호한 척 하였던 박근혜의 꼼수였던 것이다. 지금부터 드레스덴 선언이 발효하기 시작한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이것이 사과인가? 아베 담화인가? 여기에는‘누가’라는 주체가 없다. 방송에서 누가, 북측이라는 말이 주체라고 하는 난독 증세를 보였다. 북한의 입장에선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너희 군인이 부상 당했다하니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는 위로의 말을 건 낸 것이다. 북한은 행패를 부리고도 유감이라는 건방진 말 한마디만 하여도 우리는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여 사과 받았다고 스스로 자기 최면을 걸고 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하였다.
(북한은 우리가 천명하던 ‘재발 방지’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사태’라는 아리송한 말로 얼버무렸다. 김관진은 포괄적으로 포함 된 뜻이라고 우격다짐을 하였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에게 ‘대북 확성기방송’은 위력 있는 비대칭 전력임이 확인 되었다. 다급한 쪽은 북한이었으나 우리는 무엇이 두려운지 재발 방지의 약속도 없이 서둘러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하였다)
4.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준전시상태 해제는 말 안 해도 할 것인데 우습게도 공동합의문에 명시까지 하여 확답을 받았다. 똑같은 준전시상태에서 남측의 해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대목을 보아도 우리는 막강한 한미 군사력을 가지고도 북한의 준전시상태를 우선하였으며 북한은 갑의 입장이 되어 해제해 주는 꼴이다.)
5.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을 9월 초에 하기로 하였다.
(대통령 박근혜가 몽매에도 바라던 일이다. 탈북자를 외면하는 박근혜가 이산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서 그러겠는가? 오직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녀에겐 목적 달성을 위하여 국민의 자존심이나 지뢰에 발목이 달아난 장병의 슬픔은 애당초 없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자! 이제부터 슬슬 ‘한반도신뢰프로세서’를 대기시켜야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2년 6개월 밖에 없다. 노벨이 안개 속으로 모습을 감추기 전에 말이다)
박근혜 존엄의 꼭두각시 김관진은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협상에 임한 결과”라면서 자찬하였다.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과 이따위 합의를 할려고 그렇게도 기나긴 시간 국민의 속을 애태웠더냐? 결국 대북확성기 방송은 억지 춘향이 식으로 꿰어 맞춰 자진 철거하는 꼴이 되었으며 세계를 긴장시킨 남북 치킨게임에서 북한의 공갈이 우리 지도층에는 여전히 먹혀 들어가고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그러나 박근혜에겐 도발이 호재가 되어 꿈의 실현을 위한 회담이 되었다. 지금 언론과 정부는 이 합의문을 보고 축제 분위기다. 남북대화와 화해에 따른 교류의 기대가 벌써부터 만발하여 언론은 금강산 관광에 대한 청사진까지 급히 굽고 있다. 냄비처럼 쉬 달아오르는 인간들이 어제를 까먹고 묻지 마 사랑을 퍼부을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믿을 놈을 믿어야지 남과 북은 마치 여우와 바보가 싸우는 것 같다.
댓글목록
용바우님의 댓글
용바우 작성일
감사합니다
짜고친 고스돕이 정확한것 같읍니다.
유람가세님의 댓글
유람가세 작성일
"이번에는 북한이 먼저 대화를 제의할 정도로 다급하였다."
북괴가 다급한 것처럼 보인 것 자체가 박근혜를 띄워 주려는 쇼였다고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