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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운명에 치명적인 외세배척에 성공하고 있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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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5-05-04 21:05 조회6,7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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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운명에 치명적인 외세배척에 성공하고 있는 박근혜


박근혜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가 부메랑을 맞아 레임덕 위기를 자초했다. 박근혜가 일본을 궁지로 몰려다가 부메랑을 맞아 제2의 가쓰라-태프트 사태를 자초하여 한국을 외교적 고아로 추락시켰다. 내치에서도 부메랑, 외교에서도 부메랑, 쌍끌이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왜 제2의 가쓰라 태프트 사태인가? 미국과 일본은 명실 공히 강대국 차원의 동반자가 됐고, 북한과 한국은 이 두 나라의 요리 대상이 됐다. 1905년의 가쓰라-태프트 사건은 미국이 필리핀을 요리하는 대신 일본더러 조선을 요리하라 한 것이었다.

미국은 처음 일본을 압박하여 한국에 사과를 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아베는 듣지 않았다. 박근혜가 이 정도까지만 하고 “사과를 하고 말고는 일본의 소관이며 사과의 여부는 국격의 바로메터라고 생각한다‘는 정도의 종결발언을 하고, 한-미-일 동맹체제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고집이 너무 세어서 미국의 인내를 다 소진시켜 버렸다. 미국은 박근혜를 매우 많이 평가절하 했을 것이다.

아베는 미국이 원하는 바를 미리 알아서 선제적으로 제공했다. 옛날부터 미국은 미국만의 군사력으로는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매우 벅차다고 고민해 왔다. 돈이 많은 일본을 이용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일본을 경계하는 아시아 제국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일본에 재무장을 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제까지는 방위비 분담금과 세계원조액을 많이 요구해 왔다.

아시아 제국들에 대한 배려라는 것은 사실상 한국뿐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이번에 한국의 입장을 정면으로 무시했다. 한국을 막본 것이다. 한국을 막본 것은 박근혜의 이상한 고집에서 유발됐을 것이다. 영어로 말하지만 Enough is enough, 적당한 시점에서 고집을 꺾었어야 했는데 그만 식상당한 것이다. 오죽하면 지난 반둥 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국가 원수들이 한국이 너무 과거에 치우친다고 코멘트를 할 정도였겠는가.

미국이 한국을 막봐서 어찌 되었다는 것인가? 한국을 거의 백안시하고,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일본과의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해 일본의 재무장을 허락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완전한 아웃사이더였다. 이게 바로 막본 것이다. 이제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 안보에 한 몸이 되었다. 미국이 가서 싸우는 곳에는 언제나 일본이 함께 한다. 이런 미국의 결정에 대해 한국이 아무리 이의를 제기해야 미국과 일본은 못난 자의 구시렁거리는 소리로 치부하고 양미간만 찌푸릴 것이다. 미국의 적극적 지원 없는 한국은 국제고아일 수밖에 없다.

아베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모두 시원시원하게 스스로 알아서 해주었기 때문에 미국은 아주 행복했다. 그래서 이번 미국 방문 시에 미국은 그에게 최고의 우의와 예우를 표했다.

한국은 왜 이렇게까지 추락했는가? 모든 문제는 박근혜가 그 원인이었다. 가장 큰 잘못은 미국과의 거리를 벌리고 친중 외교를 유지해 온 것이다. 이는 피를 나눈 혈맹에 대한 배신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미국이 싫어하는 것을 야금 야금 시도해왔다. 미국은 김정은을 파산시키려 노력하고 있는데 반해 박근혜는 북한이 스스로 닫았던 개성공단을 다시 열어 미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달러를 공급해 주었고, 거기에 해외자본 까지 유치하기 위해 독일 등에 나가 투자유치 활동을 했다. 이에 대해 미 의회의 일부가 분노를 표시한 바 있다.

틈만 생기면 5.24조치를 풀려 하고 있다. 이번에 북한은 그토록 거부해왔던 비료 15톤을 육로 차량을 통해 받기로 했다. 이어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곧 5.24조치를 해제할 기세다. 미국을 막보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사실상 막았는데 박근혜는 북한과 대화하고 김정은과 대화하기를 구걸하다시피 했다. 미국은 북한을 완전 봉쇄하고 고사시키려 하는데 반해 박근혜는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통일에 대해 통일대박이라는 이벤트까지 만들어 미국의 봉쇄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미국아 이끄는 TPP체제에는 가입을 거부하고, 중국이 이끄는 AIIB에는 시원스러운 매너로 가입했다. 그리고 아베의 시원시원한 스타일에 반해 박근혜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을 거의 무시하는 반면 중국의 눈치를 과도하게 보고 있다. 미국에게는 동맹국에 대해 할 수 없는 일종의 배신-도전행위로 비쳤을 것이다.

이 모든 조치들을 합하면 미국에게는 한국이 침을 뱉는 정도의 불쾌감으로 각인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박근혜 자체가 미국에게는 기분 나쁜 존재로 인식돼 있을지 모른다. 결론적으로 박근혜는 2004년 11월 이후 노무현이 추구하던 빨갱이 길 즉 외세(미국-일본)배척 노선을 씩씩하게 걷고 있다. 여기까지를 보면 박근혜는 분명한 좌익으로 보인다.

만일 박근혜 쪽에 세계 바둑판을 잘 읽는 사람이 있다면 박근혜는 그로부터 미국이 이미 박근혜를 백안시하고 따돌림 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기분상한 박근혜는 엄청난 오기정책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 끝은 어디인가? 그 끝은 필설의 한계를 넘는다.


2015.5.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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