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무원들 다시 서울로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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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5-02-05 18:51 조회5,4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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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무원들 다시 서울로 보내라
세종시 원안고수는 망국의 지름길이다. 공무원들을 세종시로 귀양보낸 행위는 그야말로 미친 짓이었다. 대한민국이 이런 미친 결정을 하는 정치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은 이 나라에 내린 저주(curse)다. 나는 세종시 생각만 하면 앞이 캄캄하고 분노가 치민다. 이는 지금부터라도 다시 되돌려져야 한다.
거기에 투자된 돈이 얼마나 많은데 이제 와서 되돌리면 그게 돈지랄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이게 바로 망국을 재촉하는 돈지랄이다. 그러나 이 돈지랄은 덜 망국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돈지랄을 유도한 정치인들이 져야 한다.
의사결정 용어에 매몰비용(sunk cost)라는 개념이 있다. 과거에 털어 부운 자금이 아까워 새롭게 대두된 대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쏟아 부운 자금은 땅에 묻힌 비용이다. 앞으로 10년 또는 100년 세종시를 이대로 유지할 것인가, 다시 원상복구해야 할 것인가의 두 가지 대안을 놓고 앞으로 발생할 편익과 비용을 비교하면 분명한 답이 나온다. 나는 구태여 계산을 안 해봐도 직감적으로 서울로 옮기는 것이 백번 천번 낫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단언한다.
조선일보 김창균 기자가 “'道路 위 과장'과 '세종市 붙박이 사무관'”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우리가 조금만 상상해도 나오는 그림의 일단을 묘사했다. 그 역시 세종시 정책이 한심했던 모양이다. 이것을 다시 되돌리는 사람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애국자이고 영웅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세종시 원안을 고집한 사람들이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는 뜻도 된다. 김창균 기자의 칼럼을 들여다보고, 지금부터라도 세종시 수정안을 다시 추진하는 에너지를 충전들 했으면 한다.
<김창균 칼럼>
세종시~여의도 150㎞ 오가며 공중에 붕 떠버린 고위 공무원
현장 안 보고 윗사람 지도 없이 책상머리서 서류 만지는 사무관
휘청대는 공직사회의 경쟁력으로 국가적 위기 감당할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출신 정운찬 총리에게 세종시 수정을 맡기며 대선 주자로 키우려 했으며, 이런 시나리오에 친박 진영이 불쾌해 했다'는 것은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선 뉴스도 아니었다. . .30쪽 남짓한 세종시 관련 회고에서 유심히 들여다본 부분은 따로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고려하게 된 계기를 설명한 구절이었다.
'이명박의 회고: (2008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문득문득 세종시에 관한 생각이 떠올랐다. 만일 경제 부처가 세종시로 내려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촌음을 다퉜던 경제 위기 와중에는 과천 청사조차 멀게 느껴졌다.' 이 대목에서 최근 전·현직 관료들을 만나 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다. 국무총리실 출신 퇴직 공무원은 한두 마디 안부를 주고받은 끝에 불쑥 이런 말을 했다. "현직에 있는 공무원들을 만나 보면 다들 공중에 붕 떠 있다. 공직 사회가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세종청사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일주일에 두세 차례는 서울에 올라온다"고 한다. 장차관의 국회 출석 일정을 수행하는 것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서울 업무를 챙기기 위해서다. 세종청사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 출장 일정이다.아주 가까운 공무원들은 솔직하게 "일주일에 두세 차례 세종시에 내려간다"고 반대로 설명한다. 세종시로 집을 옮긴 공무원들의 80% 이상은 자녀가 없는 미혼들이다.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대부분 서울에 산다. 거주지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 근무가 일상이고, 세종청사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원거리 출장에 해당하는 셈이다.
과거 공무원들은 청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출장 가는 일정은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곤 했다. 세종청사로 옮긴 후에는 스스로 서울 출장을 자청한다고 한다. 집무실을 비우는 시간이 일상처럼 돼 버렸고, 집무실에 가는 것을 출장처럼 여기는 공무원에게 차분한 업무 구상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공직 사회 분위기를 전직 관료는 "공중에 둥둥 떠다닌다"고 느낀 것이다.
세종시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150㎞ 도로 위를 떠도는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에 대한 우려는 언론에서도 많이 다뤄졌다. 반면 경제 부처 국장급 인사 A씨는 "세종 정부청사와 근처 집 사이만 오가며 세종시 붙박이가 된 후배 공무원들이 더 걱정"이라고 했다. "공무원은 자신이 설계하고 집행하는 행정이 반영되는 현장을 관찰하고 점검해야 한다. 세종시에 박혀 있는 사무관들은 그런 기회를 잃고 있으며 그게 문제라는 의식조차 없다. 그저 사무실에서 책상머리 서류 작업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 .
직장인들은 윗사람이 자리를 비우는 날을 우스갯소리로 '무두절(無頭節)'이라고 부른다. 어쩌다 하루쯤인 무두절은 예상치 못한 공휴일 같은 즐거움을 준다. 세종시 부처에선 장차관, 국·과장이 일주일에 절반은 자리를 비운다. 하루걸러 한 번씩 무두절을 맞는 셈이다. 그렇게 긴장감이 떨어진 조직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것이다. A씨는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 모르지만 예전 공무원들은 '내가 국가를 경영한다'는 자부심 비슷한 게 있었다. 요즘 세종 부처 사무관들은 현장에도 안 가고, 사람도 안 만나고, 국·과장의 잔소리도 듣지 않으면서 평범한 생활인이 돼 가고 있다. 몇 년 지나면 우리나라 공직 사회의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국가 리더십, 기업과 더불어 '한강의 기적'을 이끈 세 축 중 하나였다. 세종시가 지방 균형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관료 사회의 경쟁력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몇 차례 드러난 행정 난맥상도 장차관은 서울에, 국·과장은 도로 위에, 사무관은 세종시에서 제각각 움직이는 우리 행정부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1997년이나 2008년 경제 위기 같은 국가적 재난이 닥쳐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김창균 칼럼 끝>
2015.2.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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