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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소통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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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5-01-27 20:51 조회5,6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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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 소통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2년 동안의 소통부재, 결과에 대한 대가 클 것

박근혜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카워드는 “소통”(communication)이다. 주위사람들, 장관들, 국회,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 도대체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다. 소통이 되는 지 안 되는지에 대한 판단은 청와대 내부에 있는 비서진들이 했고, 장관들이 했고 국회의장이 했고 언론과 국민들이 다 같이 했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놓여있는 높은 단상에 올라가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무려 2년 동안이나 이 정도로 광범위하게 불통돼 있었다는 사실은 국가운명에 매우 중차대한 해악이었다. “대통령은 불통”이라는 원망의 소리가 높아가고, 삿대질이 늘고 있다. 그런 2년 동안 국가는 얼마나 병이 들었을까? 명의들이 대들어도 이미 살기가 힘들정도로 수많은 병균들이 번창돼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가시적인 증상들이 수도 없이 돌출될 일만 남아 있을 것이다. 비관적인 진단인 것이다.

시스템 학문에서 가장 중요한 분석의 도구는 모델링(Modeling)이다. 크고 복잡한 실제의 존재를 간단하고 작은 모델로 축소하여 그 모델을 놓고 분석을 하고 지혜를 도출하는 것이다. 내 경험이라 좀 소개하기가 무엇 하지만 아래의 사례는 대통령 리더십 패턴의 모델이 될 것이다.


                                    소통모델 #1

나는 불과 130명과 포병장비들을 운용-관리하는 포대장 직을 만 28세에 베트남에서 수행했다. 내 전임자는 처벌을 받아 조기귀국을 한 바람에 나 자신도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그가 처벌당한 것은 부대내에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이 이어졌다 한다.

포대원들이 포대장 얼굴도 보기 싫어했다 한다. 그가 아무리 정당한 지시를 해도 병사들은 시큰둥했단다. “주제에 무슨 낯으로 지휘관 노릇을 하려 하느냐”는 것이었다. 냉소를 넘어 증오의 단계에 있었다. 급기야는 병사들이 포대장을 무시하고 낮에 술을 마시고 싸우다가 수류탄을 던졌다. 끔찍한 사고였다한다. 내가 부임하니 모든 중대원들이 나를 보는 눈초리가 적대적이었다. 너도 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중대 지휘관에나 국가의 지휘관에나 중요한 것은 가치관에 대한 ‘상징 메이킹’(Symbol Making)이다. '집합' 소리만 들어도 짜증을 내는 병사들, 나는 그들을 땡볕에 집합시켰다. 그리고 나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들을 보여주었다. 말만 가지고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내 철학은 이렇다” 말하면, 병사들은 의례히 또 ‘우리를 우롱하는 수작 벌이겠지’ 비웃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 더우니 군복 바지를 궁둥이까지 잘라 입어라. 팬티는 입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라, 상의는 아무거나 걸쳐라. 벗어도 된다” “앞으로 중대집합은 없다” “식당에서 식사는 분대별로 따로 한다. 각 분대는 다른 분대와 중복되지 않도록 식사시간을 예약하라. 거지처럼 배식 기다리기 위해 줄 설 일 없다” “점호도 없고 아침 모임도 없다. 앞으로 단체 집합은 일체 없다” “분대장 이상의 간부는 매일 저녁 나와 토의를 한다. 내일 각 분대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일을 할 때 무슨 도구가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효율적이고 사고가 나지 않는지,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토의한다” “출장 나갔다가 헌병에게 뺨맞으면 반드시 보고하라, 우리 포대 전체가 출동해서 앙갚음 한다” “정문 보초와 교환대는 외부 사람을 접촉할 때 친절하고 공손하라” “나는 제군들에 경례 잘하고, 총과 포 잘 쏘고, 운동 잘하기, 이 세 가지만 바란다” “이 시간 이후 실시한다”

이 몇 개의 말들이 신임 포대장이 누구인지, 무슨 철학을 가졌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병사들에게 충분히 전달됐다. 그리고 병사들은 이게 생시인가 꿈인가 눈동자들이 커졌다. “알겠나?” “예~”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하면서 포대장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나는 이것이 ‘소통’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병사들은 “포대장이 자기들의 속을 후련하게 풀어주었다”고 생각했다. 이후 병사들과 나는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과 내가 낸 성과는 참으로 대단했고 두고두고 자랑할만한 것이었다.  


                                     소통모델 #2

1861년 남북전쟁 중인 셔먼 장군은 행군할 때 말을 행군대열에서 멀리 비켜 전진했다. 힘들게 행군하는 병사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병사를 죽이지 않는 방향으로 작전계획을 세심하게 세웠다. 병사들은 장군이 자기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무슨 명령을 내려도 ‘이것은 셔먼 장군이 우리를 최고로 배려한 명령일 것이야“하고 의심 없이 몸을 던졌다. 이것이 소통이다.

나폴레옹은 전투 전야에 마다 캠프파이어를 돌면서 병사들에게 말했다. “나는 프랑스 제국 최고의 의료팀들을 꾸려왔네” 병사들을 위한 배려를 했다는 뜻이었다. 이 말을 들은 병사들은 나폴레옹에게 “장군님, 절대 앞에 나서지 마십시오” 황제를 사랑했다. 이것이 소통이다. 어쩌다 회의 직전의 10분을 내서 수석들과 장관들 앞에 서서 의례적인 말을 건네며 커피 한잔 하는 것이 소통이 아닌 것이다.


                                    소통모델 #3

토의 없는 소통은 없다. 토의 없이 달성되는 위업은 없다. 죤 F케네디, 쿠바의 위기를 그 혼자 외롭게 승리로 장식하였는가? 브레인들과의 숨 막히는 밤샘 토의가 있었다. 토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성공담을 찾아내지 못했기에 또 내가 연구소에서 경험한 구체적인 사례 하나를 더 소개한다,.

1980년대의 국방연구원에서는 통상 4명 1개조로 과제를 연구했다. 박사 1명과 석사 3명이었다, 박사가 연구원 3명을 지휘하여 연간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제 책임자는 과제 제목을 부여 받자마자 스스로 장절 편성을 한 후 3명의 연구원을 불러 1 인당 1-3 개 정도의 장을 할당했다. 과제를 수행하는 도중, 그는 연구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다가 해당 장절에 대해서만 1 대 1로 토의를 했다. 연구원과 연구원 사이에 만리장성이 설치됐다.

같은 팀에 있으면서도 각자는 이웃 동료가 무슨 연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각 연구원들이 맡은 장절을 개별적으로 토의 할 때에는 그럴 듯했지만 과제가 마무리 될 때 모든 연구원들이 작성해온 장. 절을 합철해 보니 맥이 흐르지 않고 철학이 없었다. 3 인이 만들어 온 장. 절을 합철만 한 것이다. 문체도 3인의 문체다. 이런 연구 보고서에 생명이 있을 리 없었다.

반면, 나는 이와는 다르게 과제를 수행했다. 연구원에게 장. 절을 편성 해주지 않고, 2주 동안 연구원들을 모아놓고 토의를 했다. 자동차를 만들 것인지 라디오를 만들 것인지, 만들면 어떤 모양의 것을 만들 것인지를 찾아 내기위한 브레인스톰을 했다. 아동복지를 연구과제로 잡았다면 “아동복지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김새, 아동의 범위, 복지비용 그리고 복지의 효과, 기회비용“ 등에 대한 요구사항(스펙)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농담들처럼 시작되었다. 무슨 상상이든 거침없이 말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 농담들 속에는 지혜와 아이디어들이 들어 있었고, 이웃 동료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또 다른 지혜를 내놓았다. 이런 식의 토의를 통해 보고서의 목표와 개념과 스펙 들이 명확하게 규정됐다.

다른 연구팀의 경우에는 연구원들이 전체 과제에 대한 개념을 전혀 알 수 없이, 오직 자기가 맡은 장절에 대해서만 연구했지만 나의 경우에는 모든 연구원들이 과제전체의 목표와 설계 그리고 스펙을 잘 알고 있기에 나누어서 일을 할 수 있었고 올 코트 프레싱도 할 수 있었다. 각 연구원들이 가져 오는 자료는 공동으로 토의했고 모든 자료와 개념들은 또렷한 목표와 설계 도면에 따라 시스템 적으로 조립되었다. 보고서에 개념이 일사 분란하게 통합되었고 생명력이 있었다.

전자의 연구 방식에 의해 생산된 보고서는 3인의 연구원이 쓴 것을 합철했지만, 나의 방식으로 만들어 낸 보고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문체로 쓰인 한 사람의 보고서였다. 모두에게 일하는 재미가 있었고 연구원과 팀장의 능력이 날로 향상됐다. 일을 늦게 시작했지만 과제는 가장 먼저 끝내면서 결과에 대해 늘 자신감을 갖게 됐고 칭찬도 받았다.

나는 이 세상의 가장 훌륭한 리더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두 다 위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지휘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상성을 비롯한 대한민국 유수의 기업들은 지금의 청와대처럼 소수의 심복들을 CEO 주위에 두고 간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감시 감독(Control)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고 숨이 막힌다. 이런 면에서는 지금의 청와대와 삼성이 패러다임 상으로는 유사하다. 단지 청와대가 삼성보다 더 한심하고 더 숨이 막힐 것이다.


                                 삼성과 청와대의 비교

그런데 삼성과 청와대에는 매우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삼성에는 각자에 부여된 임무들이 있고 그 임무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완수한다. 기율이 강해 상사에 대한 반란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청와대에는 이 모두가 없다. 삼성에는 기율과 시스템과 사명감이 있지만 청와대에는 이들 중 아무 것도 없다, 한마디로 오합지졸들이고 문고리가 지배하는 음습한 곳이다.

GE의 잭 웰치 회장, 그는 “Managing less is managing more"라는 유명어를 창조했다. 목표만 제시해주고 간섭을 덜 하는 것이 경영을 더 잘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박근혜는 누가 작성해 주는 것인지, 작성인이 불명한 지시서 몇 장을 매 일주인 단위로 가지고 나와 일방적으로 읽어주고 나간다. 이런 식으로 국가를 잘 경영할 수 있을 것으로 바란다는 것은 화살로 전투기를 쏘아 내리려는 것과 같은 무모한 바람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그것을 몰라서는 안 될 사람인 대통령이 소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대통령에 삿대질 하면서 소통을 강조하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다. 장님이 장님을 나무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는 장님들에 의해 타락해가고 추락해가고 있다.


2015.1.2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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