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자본주의'의 한 단면이다- '땅콩리턴'사건을 보며(김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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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피터 작성일14-12-11 12:49 조회6,071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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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자본주의'적 현상의 한 단면이다. -‘땅꽁리턴’ 사건을 보며-
김피터 박사
세계적인 뉴욕의 JFK 공항에서 발생한, 이른바 KAL 기의 ‘땅콩리턴’사건은 국내외적으로 언론매체마다 흥밋거리 기사로 확산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긴급상황이 아닌데도, 단순히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삼아, ‘유도로(taxi-way)에 운항중인 항공기를 ‘램프리턴’시키고, 책임자를 (下機))시킨 일은 세계 항공 역사상 초유의 일일 것이다.
이 사건에서 조현아 부사장이 잘못을 저지르거나 위법의 행동을 한 것은 (1)견과류 서비를 잘못했다고 승무원에게 비인격적인 용어를 쓰며, 고함치며 당장 내리라고 한것 (2)사무장에게 야단치고 소란을 피운 것 (3)이미 문을 닫고 운항을 시작한 비행기를, 비상상황이 아닌데도 ‘램프리턴’ 시키고, 사무장을 내려보낸 것 (3) 여객기에 탔으면 하나의 승객인데, 승무원이나 기장에게 안하무인격으로 명령을 내린 것 등일 것이다.
월 스트릿 저널’, ‘뉴욕포스트’ 지 등 여러 미국 매체들도, ‘항공사 귀공주’(airline scion)가 ’넛트‘ 때문에 격노했다’며, 그가 벌인 그 비이성적 행동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했다.
왜 이런 비 상식적인,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몇가지 근원적, 상황적 요인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로 한국의 기업, 회사들의 ‘비민주주의적’ 운영 및 고위직 임원들의 권위주의적 행태가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할수 있다.
나의 친구 아들 하나가 한국의 대기업 계열의 미국 자회사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자란 사람으로, 한 미국회사에서 부사장직에 있다가, 그 회사에 스카웃되어 갔다. 그런데 3년차에 견디지 못하고 그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유는 회사가 비민주적, 권위주의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문화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뉴욕 JFK에서 KAL 여객기를 돌려세운 그 ‘오너’의 장녀 부사장도 평소에 익힌대로, 하찮은 일로 승무원 및 사무장에게 화가 나서 권위주의적인 극단적 처방을 쉽게 내린 것이다.
둘째로, 지도층, 혹은 고위직 위치에 있는자들의 준법정신의 결여다. 미국에서는 작년에 불법데모를 하던 국회의원들을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하기도 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장기간 교통위반 티켓 벌금을 체납하자, 경찰이 그의 승용차에 장금장치를 설치한 적도 있었다. 장관이라도 교통위반을 하면, 경찰이 티켓을 발부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지도층 혹은 고위직 인사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 초법적으로 행동을 해도 용인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문제의 그 40세의 여 부사장도 항공기 안전규정 및 항공법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법규같은것은 안 지켜도 된다는 오만심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 같다. 사회지도층, 고위직에 있는 인사들일수록 더 준법정신을 가지고 솔선수범을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끝으로 생각할 것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막스 베버가 말한, 전 근대사회에 있었던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패쇄적 ‘천민자본주의’(Pariah Capitalism) 문화가 판을 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문제의 주인공인 그 부사장은 미국에서 아이비리그 및 명문대에서 여러 해 공부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국의 합리적이고 정상적으로 발전된 자본주의 문화를 몸에 익히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회사, 비행기, 승무원까지도 다 자기의 소유로 생각하는 행동을 뉴욕 국제공항에서 서슴없이 연출한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한국에서 지금 외쳐지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사회’ 운동에 더 박차가 더해지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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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波郞님의 댓글
碧波郞 작성일좋은 글입니다. 조현아 뿐만 아니라 이 나라 거의 모든 재벌 2, 3세들의 그릇된 권위의식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랩니다. 폐쇄되 있어 그 실상을 낱낱히 밝히기 어렵지만, 아마 그들의 그릇된 권위의식 때문에 피해를 본 임직원들도 있을 줄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