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사람 잡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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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12-14 12:59 조회5,6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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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사람 잡는 곳인가!
청와대에 있는 문서가 언론으로 흘러나가고 일반기업에도 흘러나갔다.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이 자체로 대통령과 비서실장 등은 얼굴을 들 수 없도록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청와대가 얼마나 막장판이 되었으면 청와대 문서가 뭉치단위로 밖으로 흘러나와 이리 둥실 저리 둥실 떠돌아다니겠는가.
청와대 문건들이 한 개가 아니라 무더기로 빠져나갔는데 지금은 그 숫자조차 모른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언론사에 흘러가서 국민에 공개됐다. 보도내용에는 청와대가 옛날 연속극 대장금 프로에 묘사된 것보다 못지않은 신종내시들의 음모장인 것으로 묘사돼 있다. 이 엄연한 사실 앞에서 청와대 사람들은 부끄럽다는 언행들을 내 보인 적 있는가. 내 기억에는 없다. 그 대신 독기 어린 보복전이 선포됐다. 문서유츨자를 잡아라, 잡거든 국기파괴 행위자로 엄벌하라.
보복전, 과연 청와대라는 이름을 걸고 선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청와대는 대통령 지휘부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말썽도 지휘부가 일으켰고, 문서도 지휘부가 허술해서 나갔다. 창피한 일이다. 그 최종적 책임은 누가 뭐라 해도 청와대 시스템을 잘 못 갖춘 대통령에 있다.
그렇다면 국민에 용서와 양해를 구하고 지휘부가 내부에서 해결했어야 했고, 이어서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새로 설치하는 중차대한 과업을 수행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청와대는 시스템을 새로 설치한 생각은 하지 않고 정윤회와 3인방을 보호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시스템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위엄과 체신은 다 파괴돼 있었다.
대통령의 불호령을 받은 검찰, 누구든 잡아 놓아야 체면이 서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박관철 경정이 여러 차례에 걸쳐 청와대의 누군가가 자기의 서랍을 땄다는 말을 했다. 범인이 청와대 내부에 있다는 말이었다. 이런 진술이 검찰에서 이루어졌다면 검찰은 청와대에까지 들어가 과학수사를 벌였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수사는 검찰에 너무 벅찼을 것이다.
범인이 청와대 밖에 있어야 검찰에 편할 것이다. 가장 쉽게 설명될 수 있는 사람이 최 경위와 한 경위였을 것이다. 검찰은 이 두 사람이 유출자라는 확신을 가지고 언론에도 보도했고 사전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그 중 한 사람인 최경위가 자신의 형에게 억울하다 전화를 걸었고,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도 남겼다. 그리고 자살로 항거했다.
많은 방송 토론자들이 말한 것처럼 이 사건은 청와대 내부에서 정리했어야 했고,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해 정치적으로 마무리 되었어야 할 문제였다. 그런데 청와대는 기어이 정윤회와 3인방을 음해(?)한 사람들, 불장난을 한 사람들,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을 검찰의 힘을 빌려 기어이 잡아내겠다는 앙심풀이 차원에서 판을 크게 벌였다. 여기에서 청와대의 공공성과 국가리더십은 철저히 상실돼 있었다. 모두가 패싸움의 한편인 것으로만 보였다.
이 천하의 부끄러운 사건은 청와대의 무능과 무질서함에서 출발했다. 청와대가 권위와 지휘력을 팽개치고 권력투쟁, 감정투쟁의 한편에 가담함으로써 증폭된 위험무쌍한 돌풍이었다. 위험무쌍한 칼춤, 이 판은 누가 뭐라 해도 청와대가 벌였다. 최경위는 결국 청와대가 벌인 칼춤에 희생되었다. 청와대가 사람 죽였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칼춤 과정에 청와대의 애국심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제도 오늘도 김정은은 불편한 다리를 질질 끌고 다양한 군부대를 다니면서 전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의 청와대와 대조된다. 이 사건은 역사의 수치요 세기의 코미다가 아닐 수 없다.
2014.12.1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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