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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스폰서’ 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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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8-10 18:27 조회7,2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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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사 스폰서’ 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몇 개월 전이었다. 모 사단 GOP에서 근무하는 한 병사가 보초 근무 중에 분대장인 병장에게 구타당해 코뼈가 많이 부서졌다. 그 분대장은 이런 저런 협박으로 이 사실이 알려지지 못하도록 했다. 피해 병사는 선임병이 시키는 대로 허위보고를 했다. 보초근무를 서다가 넘어져서 코뼈가 부서졌다고 보고 했고, 사건은 그렇게 처리됐다.  

그런데 오죽 바보 같으면 보초를 서다가 넘어져 중상을 입었겠느냐는 정서가 부대원들에 확산됐다. 이는 피해병사가 왕따로 가는 위험한 시작이었다. 이 병사는 선임병이 무서워 부대에도 거짓말을 했고, 부모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어느 날 하루 이 병사는 사회에 있는 자기 친구에게 죽고 싶다며 어려운 사정을 토로했다. 부모에게도 숨긴 이야기를 친구에게는 모두 털어놓은 것이다. 그 친구는 나의 친척이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잔득 흥분되어 내게 자초지정을 말했다. 밤 11시였다.  

나는 곧장 육군본부 교환대에 전화를 걸어 사단사령부 전화를 알아냈고, 그리로 전화를 걸어 해당 GOP대대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대대장을 바꿔달라 하니 현장 순찰을 나갔다며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전화를 걸어 내 이름을 말해주니, 대대장이 매우 반가워했다. 평소에 나를 매우 좋아한다며 좋아하는 이유들을 먼저 쏟아냈다.  

나는 피해병사 및 가해병사의 이름과 가해과정 및 허위보고 과정을 이야기 해주었다. 대대정은 허위보고를 받았다며 시정하겠다고 했다. 그 다음 날 아침 일찍 대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일단은 가해병사를 다른 곳으로 발령하여 격리시켰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다시 전화가 왔다. 가해병사는 영창이 아니라 군법회의에 회부하기로 했고, 피해병사는 부모가 사는 지역의 일반병원으로 입원시키고, 제대 날짜에 조금의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행정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병사는 제대 일까지 그 누구로부터도 피해당하는 일 없이 매우 마음 편하게 근무를 마치고 며칠 전에 제대했다.  

약 2년 전에는 후방 부대에 배치되어 경계병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가 늘 전임자 병장으로부터 기혹행위를 당하고 있었다. 혼자 사는 어머니에게 전화는 하면서도 자꾸만 다른 부대로 보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시간이 갈수록 긴급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그 어머니는 아무래도 애가 매를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내 가족에게 하소연했다. 그 아이로 하여금 내게 전화를 하게 했다. 병장이 늘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따귀를 때리는 것을 시작으로 마구 괴롭힌다고 털어놨다. 병장의 이름과 중대 및 연대 전화번호를 빨리 알려달라 했다. 중대장과 연대장에 전화를 걸었지만 당번병은 늘 없다고 했다. 둘러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중대중 당번병과 연대장 당번병에게 내 이름을 대고, 사건의 진상을 말해주었다. 곧 조치하지 않으면 육군 참모총장에게 편지를 쓰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 다음 날 피해병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대대 행정병으로 옮겼고, 기해자는 벌벌 떤다는 요지였다. 이들 피해병사들이 부모들에게 진상을 알리지 못하는 것은 아무런 힘이 없는 자기 부모가 너무 걱정만 할뿐, 공연히 일을 더 꼬이게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내가 겪은 이 두 개의 경험은 병영의 가해행위에 쐐기를 박는 하나의 대안 시스템을 시사케 할 것이다. 바로 스폰서 시스템. 사회적 이름이 있는 사람들로 스폰서 풀을 형성하고, 입대하는 모든 병사에게 그가 어느 스폰서를 원하는지 선택케 하서 병사와 스폰서 사이에 1대1의 연락관계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스폰서는 기혹행위에 관해 여러 병사의 안전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지도하여 군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성장에 좋은 영향을 끼치도록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니까 스폰서 부부가 나를 찾아와 인사를 했다. 내가 이국 땅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돌보아주겠다고 했다. 다른 미국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스폰서가 먼저 나서서 해결해주었다. 미국의 장교들은 동네 어린이들을 모집해 축구도 시키고 야구도 시키고 시합도 시킨다. 연습이나 시합을 할 때에는 부모들이 한 가지씩의 먹거리를 준비해가지고 나와 즐거운 시간들을 보낸다. 이러한 스폰서 시스템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고 뜻있는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도입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4.8.10.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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