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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역사의 증인 김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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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8-05 17:02 조회7,3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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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역사의 증인 김상집


광주의 녹두서점은 한국사회 좌익들에게 붉은 서적들을 공급했던 서점센터이기도 하고 운동권의 소굴이기도 했다. 주인 김상윤은 김대중의 측근으로, 예비검속에 잡혀갔고, 그 부인은 대자보 글을 썼다는 죄로 잡혀 갔다. 그의 동생 김상집은 운동권의 연락책을 맡고 있었다. 광주 폭동을 촉발시킨 유언비어는 가장 먼저 녹두서점 김상집에 의해 전국의 운동권으로 확산됐다. 2002년 12월, 전남대학교 출판부가 발행한 “5.18항쟁 증언 자료집 I"의 끝 부분에는 김상집의 증언이 나온다. 그가 5.18에 많은 역할을 한 것만큼 내용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는 예비검속의 대상이 아니어서 광주폭동 기간 내내 광주에서 활동했기에 본 것이 비교적 많았다. 그는 고등학교 때 데모하다가 대학을 가지 못했다. 


                                                     김상집의 증언


화염병은 18일부터 녹두서점에서 제작했다. 그것을 공수부대 차에도 던지고 공수대원들에게도 던지고 19일 MBC를 불태우는데도 던졌다. MBC와 KBS가 우리를 폭도라 불렀다. 뉴스를 보던 시민들은 일제히 “에이” 하고 분노의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MBC에 나와 가지고 돌멩이를 던졌다.


내 형수, 내 여동생이 화염병을 쇼핑백 등에 담아가지고 MBC로 가져 오면, 나와 내 작은 형이 계속 던졌다. 다른 사람들은 돌을 던졌고, 나와 내 형만 화염병을 던진 것이다. 1층은 셔터로 꽉 막혀 있었고, 2층 유리창으로 던졌다. 그런데 던질 때마다 건물 안에서 불이 붙었고, 불이 붙으면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금방 금방 껐다. 그런데 나중에 MBC에 불이 붙어 다 타버렸다. 그 불은 우리가 있는 앞면에서 난 것이 아니라 반대편 뒤쪽에서부터 붙었다. 화염병이 불을 붙인 게 아니었다. 계엄군이 불을 붙인 것으로 짐작해 왔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증언에 동참했던 서채원이라는 사람이 거들었다. “내가 분명히 보았다. 뒤쪽에 있는 변압기가 ‘팍’하고 터지면서 불이 붙더라. 내 생각에는 전기전문가가 손을 쓴 것 같더라. 전문가가 아니고 어찌 변압기에 손을 대겠는가” (주: MBC에 불을 지른 존재는 김상직 형제가 던진 화염병이 아니고 계엄군도 아니었다. 제3의 기술자였다는 의미).


항쟁기간 내내 나는 차를 몰고 방송을 하고 다녔다, 내가 제일 많이 방송했다. CBS를 점령했을 때에는 윤상원 선배랑 낑낑대면서 큰 드럼통에 불을 붙여 CBS쪽으로 굴려보았다. 사람들을 많이 모으려면 불을 붙이는 게 최고였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불을 보면 달려왔다. 차량도 많이 꼬슬려 부렸다. 그러나 방송국을 점령한다 해도 의미가 없었다. 무장이 없는 상태에서 맨주먹으로 점령해 보았자, 몇 십분 후면 다시 빼앗길 것이 아니냐.


두 가지 의견이 맞섰다. 상원이 형 등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주장하고, 전홍준, 박석무 선배 등은 우리가 더 세게 시위를 하면 그나마 남아 있는 운동권의 씨를 말릴 것이라고 맞섰다. 우리가 저지르는 일들은 모두 예비검속으로 잡혀간 운동권 선배들이 다 뒤집어쓰고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서점에서 계속 연락책을 담당하고 있었다.


5월 5일, 어린이날, 사실 우리는 사북사태를 알아보기 위해 현지에 가서 조사한 내용을 놓고 이야기들을 했다. 조사를 한 윤한봉 형은 우리도 무기고 털어 무장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광주에서 시위가 일어나면 저놈들은 총 들고 와서 진압할 텐데, 그러면 우리도 총 들어야 할 것 아니냐. 예비군 무기고는 곳곳에 있다. 그걸 털어불자. 사실 이런 얘기까지는 됐는데, 그거를 시행하는 과정은 조금 복잡했다.


나는 조아라 회장이나 송기숙 선생들과 의견이 달랐다. 5월 21일 밤, 우리가 도청을 접수했다. 시민들을 무장시켜야 하는데 이런 분들은 비폭력 평화투쟁을 얘기했다. 운동권 세력을 끌어 모아가지고 무장을 하려 하니까 방법이 없었다. 다 어디로 숨어부렀다.


22일, 대낮에 시내에서 발포가 있었다. 부상자 여러 명을 덤프트럭에 싣고 가다가 소아과 병원이 있기에 거기에 내려놓고 녹두서점으로 갔다. 갔더니 거기에는 정상용 이양현 선배 등 몇 명이 있었다. 발포가 있었던 사실을 예기했더니, 상원이랑 깜짝 놀래갖고 계엄군이 다시 진입해 오는 신호로 판단했다. 대낮에 시내에서 시민을 상대로 발포를 했다면 이는 계엄군이 다시 들어온다는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곧바로 서점을 닫아버리고 보성기업으로 피신을 했다. 오후 3시, 보성기업으로 피난한 윤상원 이상현 정상용, 김영철, 윤강옥, 당시 주 멤버들이 다 모여 있는데, 상용이 형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군용차량 20대 정도가 시내로 가고 있다는 전화였다. 이는 계엄군이 들어온다는 결정적인 신호였다. 이 순간 서로는 “이제부터 각자 알아서 도망치는 거다. 하여튼 죽지 말고 또 만나자” 포옹하고 악수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양림동 선교사들 집에 형수를 피신시키려고 하천을 따라올라 갔다. 가는 도중에 무장한 사람들이 탄 지프차가 보였다(주: 총을 가진 시민들 차량을 본 것임). 형수는 혼자 가라하고 나는 총을 들고 긴장하고 있었다. 내가 이러는 동안 정상용 이양현은 극락강 타고 함평, 나산으로 도망쳐 갔다. 그런데 대남방송을 들어보니, 광주는 여전히 고립상태에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래서 모두들 다시 광주로 올라왔다.


24일 밤, YWCA에서 ‘Y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모집한 거다. 총기를 버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선배들을 제치고 강경노선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가두방송을 하고 다녔다. 운전은 내가 했다. 그러나 우리에겐 힘이 없었다. 우리의 힘이라는 게 겨우 녹두서점 주변에 모인 사람들 뿐이었다, 싸우자 아무리 외쳐도 싸울만한 동지들이 없었다. 5월 24일, 상용이 양현이 형이 나타나자 강옥이 영철이 형도 나타났다. 상원이 형은 도청에서 계속 있었다.


22일 오후 4시에 궐기대회를 했는데 거기에서 수습대책위원회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 나와야 할 상원이 형이 연락착오인지 몰라도 나타나지 않아 엉뚱한 김창길이 수습대책위원장이 돼 부렀다. 그래서 무장해제를 가결해부렀다. 운동권 인물들이  수습대책위를 장악하지 못했다. 총 갖고 다니면 곧바로 빼앗아 버렸다.  

   

21일까지는 고등학생들이 신나게 싸웠다. 학생들 가운데 가장 전투력이 강한 건 고등학생들이었다. 고등학생들 엄청나게 잡혀갔다. 그런데 대학생들은 거의 다 도망가 숨어부렀다. 


황석영 이름으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약칭 ‘넘어 넘어’)라는 책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18일부터 27일까지의 내용은 내가 정리한 거다. 81년 4월부터 6월말까지 두 달에 걸쳐 정리를 했다. 여기에 있는 내용들은 수사과정에서 다 숨겼다. 시위를 주도해온 것은 분명 우리들인데 수사 때는 물론 황석영 책에서도 항쟁주체를 우리들이라고 정리를 할 수 없었다. 나는 항의했다. 도대체 항쟁은 있는데 항쟁의 주체가 없는 싸움이 어디 있느냐고. 


이 책에는 공수부대의 만행만 부각돼 있고, 우리의 투쟁 부분은 다 빼부렀다. 하지만 수록된 내용은 모두 객관적 진실들이다. 당시에는 선배들이 다 감옥에 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뺏지만 국회청문회에서까지 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나는 증인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 항쟁의 주체는 광주 운동권 모두다.


모두들 호의호식하면서 잘 살아왔는데 공연히 문제의 본질을 건드러불면 운동권이 전국민으로부터 고립돼븐다. 그러다 보니 5월 항쟁의 정당성조차 알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런 지적과 비판은 내부로부터도 있었다.    


                                                    증언을 읽고


1. 황석영 이름으로 출판된 ‘넘어 넘어’를 썼다는 사람이 모두 몇 명인가? 황석영은 자기 작품이 아니라고 했다. 이재의도 자기가 썼다고 주장했다. 소준섭도 자기가 발로 뛰면서 썼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마지막 학력으로 하는 김상집은 자기가 2개월에 걸쳐 썼다고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전에 밝힌 바와 같이 북한 책을 거의 베긴 책이다.


2. MBC에 불을 지르는 데에는 얼굴 없는 사람의 기술적인 능력이 작용했다.


3. 김상집이 5.18폭동의 주역으로 거명한 사람들은 불과 몇 명 되지 않는다. 이들은 대부분 5월 17일 미리 구속되어 폭동을 지휘할 수 없었다. 대학생들은 자타가 다 인정하듯이 다 도망가 버렸고, 심지어는 전남대 총학생회장인 박관현도 도망가고 없었다. 남았던 몇 사람들도 군용 트럭이 온다는 전화 한 마디에 22일 혼비백산하여 각자도생하자며 도망들 갔다. 고등학생들이 주력군이었다고 한다. 무기탈취에 대한 막연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실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계획은 없었다. 그리고 김상집은 가장 화려한 작전들 중 하나인 무기탈취를 누가 지휘하고 실행했는지에 대해 ‘복잡한 문제’라고만 답했다.


4. 김상집은 항쟁의 주체가 광주의 10명 정도에 불과한 운동권 인물들이 항쟁이 주체라고 주장하지만 윤한봉, 정동년, 김상집의 자랑들을 보면 항쟁의 주체는 없다. 폭동 아니 죄고급 국제수준의 게릴라 작전의 주체는 분명 있었고, 그들의 업적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그들은 남한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2014.8.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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