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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탐험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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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08-29 23:17 조회3,5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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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탐험 [39]

 

전두환의 정치자금

 

김영삼은 노태우로부터 3,000억 원을 받아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그는 이를 밝히지 않고, 전두환 정치자금만 문제 삼았다. 김영삼이 노태우로부터 3,00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노대우가 그의 회고록에서 밝힘으로써 뒤늦게 들통이 났지만, 그는 자신의 문제는 덮고, 다른 정치인들의 돈만 문제 삼아 감옥에 넣었다.

 

김대중의 20억 수수 발언으로 김영삼은 노태우로부터 얼마를 받았는가? 밝히라는 여론이 일자, 김영삼은 화살을 전두환과 노태우로 돌리기 위해 19951116일에 노태우를 구속시키고, 123일 전두환을 구속시켰다. 노태우는 비자금 4,000억을 이유로 구속됐고, 전두환은 12.12 5.18을 이유로 구속됐다. 김영삼이 ‘5.18특별법이라는 소급입법을 추진하고, 그것을 가지고 전두환을 긴급 구속하는 것에 대해 국내외 여론이 따가웠다. 정치보복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김영삼은 방향을 전환했다. 전두환을 뇌물이나 챙기는, 도덕적으로 파렴치한 인물로 몰아가기 위해 수사를 정치자금 쪽으로 전환했다. 이후 전개되는 검찰의 행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검사들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개념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 당시의 검사는 그 인격이 저자거리 수준이고, 출세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악동에 불과했다.

 

1216, 전두환에 관련된 것으로 짐작되는 180여 개 계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180여 개의 계좌 중에는 최규하 대통령의 영부인 홍기여사의 계좌까지 들어가 있었다. 홍기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홍기 여사의 동의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검사는 영장발부 판사를 속이고, 홍기 여사의 계좌를 슬며시 끼워 넣기까지 했다.

 

결국 노태우는 은닉자금 4,000억 원이라는 낚시로 구속된 후 12.125.18에 대한 피의사실이 추가된 케이스였고, 전두환은 12.125.18이라는 낚시로 구속된 후 그 위에 정치자금이 추가된 케이스였다. 김영삼은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전두환에 대한 재판이 정치재판이 아니라 비리재판이라는 프레임으로 몰고 갔다.

 

검찰은 전두환에게 정치자금을 기탁한 재벌들을 하얏트 호텔에 모두 불러 전두환에 얼마씩 주었느냐고 물었다. 이렇게 해서 재벌들이 주었다는 총 금액이 2,205억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그 중 600여 억 원은 민정당 운영비와 대통령 통치지금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경직된 국가예산으로는 융통성 있게 충당할 수 없는 경우에 금일봉형태로 사용되는 예비비 같은 것이었다. 청와대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전두환이 보유한 금액은 1,600여 억 원이었다 한다.

 

전두환은 이 돈을 제13대 총선이 자기 재임기간 중에 치러질 것에 대비해 확보하고 있었다 한다. 그런데 노태우가 선거를 그의 취임 이후인 4월로 연기함에 따라 전두환이 직접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전두환은 노태우에게 선거를 치루는 데 사용하라고 550억 달러를 주었다고 한다. 나머지 1,000여 억 원 가운데 400여 억 원은 자기 계열의 민정당 후보자들이 선거자금에 쪼들리자 명예총재의 입장에서 금일봉 식으로 나누어주었다 한다.

 

나머지 600여 억 원은 1988년 여름 5공 청산 소동이 벌어질 때까지도 가지고 있었다 한다. 사정이 이와 같은데도 불구하고 김영삼은 2,205억 원 모두가 포괄적 뇌물이라며 기업을 잘 봐주는 대가로 받은 대가성 뇌물이라고 뒤집어씌웠다. 그리고 법원은 이 2,205억 원을 모두 추징금으로 판결했다. 재판이 아니라 억지였다. 당시 법원은 전두환에게 5.18에 대한 죄도 만들어 씌웠고, 추징금 액수도 뒤집어 씌웠다.

 

전두환은 왜 600억 원을 1988년 여름까지 소유하고 있었는가? 통상의 상식인들은 그 600여 억 원을 전두환이 착복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어 보인다. 지금과는 달리 그 때는 전두환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이 되고 민정당 명예총재가 되었다. 전두환 자서전 3596~641쪽에는 퇴임 이후 그가 국가를 위해, 하고 싶어 하는 과제들이 나열돼 있다. 대통령직을 마치고나서도 국가를 위해 국내에서 그리고 외교 분야에서,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 그 엄청난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누가 확보해 줄 것인가?

 

전두환이 가지고 있었던 600여 억 원은 그가 호의호식하고 방탕하게 쓰려고 남겨둔 것이 아니라 그가 57세의 젊은 나이로 대통령을 마치고 나서, 그가 터득한 국가경영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여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싶어서 그 활동비로 남겨둔 것이라 한다. 그런데 김영삼은 그 남아 있었던 600여 억 원만 뺏어간 것이 아니라 공적 목적에 이미 사용해 버린 1,600여 억 원까지 합쳐 모두 2,205여 억 원을 내놓으라고 했다. 이는 이후 추징금 회수라는 참으로 비인간적인 드라마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과연 전두환이 그 600여 억 원을 가지고 대통령 근무를 마친 이후 국가를 위해 봉사할 활동자금으로 남겨두었다 하는데,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하나회를 구성했던 배경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 전두환 회고록 109~111쪽에는 그가 왜 하나회를 만들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있다. 세간에 왜곡돼 있는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하나회는 이해관계 모임이 아니라 정신적 모임

 

저자는 전두환보다 11년 후배다. 생도 때, 동기생들의 눈에 뜨이지 않을 만큼 조용히 은둔형 생활을 했다. 어쩌다 동기생들을 만나면 생도생활 일상에 관한 이야기만 잠깐씩 나누고 주말이면 늘 혼자 독서를 했다. 같은 동기생들끼리 모여 국가의 장래를 진단하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는 식의 거창한 대화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전두환 회고록을 보니 그는 저자의 사관생도 생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성숙해 있었다. 아래는 [전두환 회고록] 3109-111쪽에 기재된 내용을 발췌 것이다.

 

육사에 정식으로 입교한 뒤 나는 노태우, 김복동과는 동기생으로서의 단순한 우의 이상의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우리들의 대화 주제는 생도생활과 관련한 일상적인 화제를 벗어나 국가, , 충성, 역사 등에까지 미쳤다.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우리들은 서로의 국가관과 역사관이 일치해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힘을 합쳐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하게 되었다. 삼국지에 나오는 도원결의를 머리에 그렸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나중에 최성택과 박병하 두 사람이 합류해 다섯 사람이 되자 우리는 이를 오성회라 이름지었다. 5성장군의 꿈을 갖자는 것이었다. 나중에 백운택과 손영길이 합류해 7명이 됐지만 이름은 그대로 오성회였다. . . ”

 

“3학년이 되자 학교는 진해에서 태릉으로 옮겨졌다. 주말 외박을 나가면 을지로에 있는 최성택 집에 모여 진지한 토론을 벌이곤 했다. ‘내일의 한국을 위해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1-2차 세계 대전은 왜 일어났는가.' . 새벽 2시까지 토론이 이어지곤 했다. . . 이 모임이 훗날 하나회의 모태가 되었다. 동기회 중에는 학연, 지연, 과외활동 단위로 하는 모임들이 있었다. . . 내가 주도했던 오성회는 점차 후배들로 이어져 갔다. '나라도 하나, 민족도 하나, 충성을 바칠 곳도 하나라는 뜻으로 하나회가 되었다. . 진급과 보직 등에서 하나회 회원들이 상대적으로 앞서가긴 했지만, 그것은 그들이 하나회 회원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충실함의 성적이었다.”

 

저자의 동기생들 중에도 하나회가 여러 명 있었다. 그들은 매월 모이는 동기회에서 여론을 이끌었다. 하지만 저자의 경우는 대위 시절에 1-2회 정도만 동기회에 나간 이후 보직 코스가 유난히 달라 하나회 회원들과 접촉이 거의 없었다.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도 김영삼이 하나회를 해체시켰을 때 처음 알았다. 그만큼 그들은 티를 내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더러의 동기생들은 하나회의 존재를 위관시절로부터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나회에 대한 육사인들의 반응은 세 가지였다. 그들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 그들과 경쟁의식을 갖는 사람, 무관심한 사람이다. 김영삼에게 아부하여 하나회를 해체 시긴 당시 권영해 국방장관은 하나회에 대해 경쟁의식과 적개심을 가졌던 사람이고, 저자는 무관심하게 자기 목표를 향해 소리 없이 전진했던 사람들 중 하나이다.

 

결론적으로 하나회는 세간에 매도된 바와 같이 끼리끼리 해먹는 사조직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하는 방법을 토론하는 분임조(QCC)였던 것이다. 분임조 토의가 가장 훌륭하게 발전해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이들은 국가를 위해, 그리고 기업을 위해 늘 토론을 하여 지혜를 창출한다.

 

전두환은 생도 때부터 때로는 밤을 새워 독서를 했고, 장교생활을 하면서도 소문이 나 있을 정도로 독서를 했다. 대하소실 [덕천가강], [지휘관 참모], [불모지대], [베리아] 등 국가경영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고, 중령-대령 때에는 청와대 각 방을 다니면서 여기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이냐물으며 국가경영의 메커니즘을 공부했고, 보안사령관이 되어서는 특히 경제분야 전문기들을 가정교사로 초청해 아침 공부를 했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역사를 창조했다. 이러한 사람이라면 57세라는 젊은 나이에 퇴임해서 국가를 위해,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주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022.8.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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