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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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2-23 19:32 조회8,89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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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국
샛별 같이 빛나는 김연아가 있어 행복합니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 나라가 사실상 추방한 안현수는 이번에만 해도 금메달 3개, 동메달 하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순위 13위로 금3, 은3, 동2개입니다. 한국의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썩을 대로 썩은 체육계 복마전에 일대 수술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훈련장 하나 변변히 없는 척박한 상황에서 김연아는 마치 집시처럼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훈련했습니다. 우리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던 피겨 계에 샛별 같은 전설을 만들어 냈습니다. 국가가 그를 키운 것이 아니라 그 혼자 큰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스케이트장도 참으로 많다는데 우리는 연아 정도가 훈련할 수 있는 곳이 없다 합니다. 후배 피겨 선수들을 위해 스케이트장을 지어달라는 연아의 소원을 듣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건설을 계획해 놓았는데 박원순이 백지화시켜 버렸다 합니다.
김연아에 대한 인기는 가히 세계적입니다. 이번의 금메달은 그야말로 도둑맞은 것입니다. 미국, 프랑스 독일을 위시한 세계 언론들이 러시아를 욕하고 심판을 욕하며 김연아를 더욱 아름답게 보도했습니다.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소트니코바(18)는 추악함의 상징이 되어 러시아와 함께 침몰했습니다. 그 금메달은 영광의 메달이 아니라 치욕의 주홍글씨였습니다. 그리고 김연아에게 돌아간 은메달은 러시아가 저지른 스캔들의 충격에 반비례해 피겨계의 전설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금메달은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줬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어떤 선수로 기억되기보다는 그저 저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는 것으로 민족합니다"
연아의 말입니다. 지금 이 나라의 모든 공인들 중에 이처럼 훌륭한 기개를 보여준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어려서 여름 밤 별들이 초롱초롱 빛날 때면 멍석을 펴고 아버지 팔을 베고 누워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잠들 곤 하였습니다. 그 중에 늘 잊지 않고 간직 해온 말씀 하나가 있었습니다. "선비는 밤에 비단옷을 입고, 건달은 낮에 비단 옷을 입는단다." 진정한 선비는 책을 읽으며 내면을 기르고, 선비연하는 건달들은 남 앞에 자랑하기를 즐긴다는 뜻이었습니다. 연아가 바로 이렇게 내면을 다지는 선비정신의 소유자였습니다. 연아는 매우 소중한 국민의 보물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서광
북한의 김정은은 국제사회에 두 가지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하나는 금지된 무기를 갖고 세계평화를 협박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00만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학살-학대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전자에 대해,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은 유엔결의안을 통해 전쟁을 동원해서라도 북한정권을 손봐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언제나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무기로 저항해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공간적으로 봉쇄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습니다. 금지된 무기를 가졌다고 해서 북한정권을 물리적으로 손을 본다는 것은 여기까지가 한계였습니다.
그런데 서광이 비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가 좀 다릅니다. 그동안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었고, 미 의회를 포함해 국제사회 일각에서 꾸준하게 북한 인권문제를 문제 삼았지만 번번이 북한은 이를 날조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사회에 주는 임팩트(충격)도 미미했습니다.
그런데 유엔인권위가 작년 4월에 '북한인권위원회'를 따로 만들고 위원장에 호주대법관 출신을 임명하였습니다. 위원회는 지난 1년 동안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근거 있고 설득력 있는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여기에 장성택 처형, 장성택 일가 및 그 계열에 대한 집단학살 문제가 결정적인 빌미를 주었습니다. 이것이 미 의회와 언론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정권을 국제형사재판소 또는 특별재판소에 세우자!" 김정은 정권을 특별히 재판하기 위해 특별재판소를 세워 북정권을 재판하자는 것입니다.
유고에서 인종청소를 감했했던 독재자 밀로셰비치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는 1998년 코소보 사태를 일으켜 1만 명 이상을 사망케 했고,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85만 명을 고향에서 추방하여 거리를 떠돌게 했습니다. 그는 세계에서 '발칸의 도살자'로 불렸고, 미국과 나토는 유엔의 결의 없이 유고를 무려 2개월 동안이나 폭격하였습니다. 이어서 그는 나토에 의해 1999년 5월 구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에 회부되어 전쟁범죄, 학살죄, 반인도적범죄 혐의로 기소되었고, 2001년 4월 세르비아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그해 7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송되어 전범으로 재판을 받던 중 2006년 3월 11일 감옥에서 사망하였습니다.
미국의 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을 유엔재판에 세우는 미국의 노력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제2의 코소보 전투를 감행하면서까지도 하루 빨리 북한주민을 지옥으로부터 구출해내야 한다는 여론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더 이상 북한주민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굴러갈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려면 중국은 시쳇말로 알아서 기어야 할 것입니다. 핵무기를 가지고는 김정은 정권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권을 가지고는 러시아도 중국도 거역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거역하면 그야말로 야만의 나라로 고립될 것이며, 미국과 나토, 호주, 일본 등의 연합국으로 하여금 북한 폭격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매우 좋은 명분을 안겨주게 될 것입니다. 결국 중국은 항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가는 대한민국
숨 가쁘게 움직이는 이 국제정세, 이에 대해 주목하는 언론기사들이 없습니다. 그저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을 뿐이니다. 그리고 이산가족이니, 통일대박이니, 신뢰프로세스니, 대대적인 대북지원이니 하면서 김정은을 살려줄 생각들만 합니다. 국제사회는 김정은을 대화의 상대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를 전법으로 국제재판소에 세울 생각을 하고 이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은 북한에 도로-항만을 건설해 주고, 대대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보수-우익 지를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앞장서는 것에도 전략이 있어 보입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거의 완전히 적화돼 있습니다. 역사들이 다 좌익 중심으로 왜곡돼 있고, 학생들 모두가 좌익역사를 배웁니다. 교과서는 모두 좌익 저자들이 썼고, 출판사들 모두가 좌익출판사들입니다. 이런 교과서보다 더 흥미롭게 부풀려 가르치는 세력들이 학교와 학원들을 완전 장악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를 길러 북한에 바치고 있는 것입니다. 남한에서 북한을 위해 싸우는 북한의 전사로 바치는 것입니다. 정부는 바쁜 척만 하고 사실상 교묘하게 이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왜곡된 5.18역사가 바로 잡혀가는 바로 그 중요한 순간에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연합하여 역사 재조명 운동을 불법화하였습니다.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방해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4.3역사를 바꾸고 그것을 굳히기 위해 4월 3일을 추모일로 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 건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강행할 모양입니다. 힘닿는 데까지 저항했지만 소용이 없을 모양입니다. 수많은 우리 인터넷 회원님들이 행자부와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오는 답변들을 보면 허사일 듯합니다.
동물원을 상상케 하는 이산가족 상봉, 북한을 도와주기 위해 국민 눈을 현혹시키는 쇼라고 생각합니다. 개성공단을 국제화하겠다며 대통령이 외유하면서 외국기업들을 설득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허락 없이는 그 어느 외국 기업도 개성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웬만 한 상식인이라면 이 정도를 모를 리 없습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이가 정부는 북한에 부두를 건설해주고 북한에 철로를 건설하여 유라시아 철도를 만들겠다 합니다. 김대중이 했던 일을 똑같이 따라 하는 것입니다. 김대중은 이를 실크철로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매우 기분 나쁜 모양입니다. 미국의 수많은 교포들이 실로 많은 노력을 해서 세계 지도에 '일본해'와 함께 '동해'를 나란히 표기하기로 해놓았는데, 갑자기 미의회조사국이 이를 폐기시켰습니다. 이유도 말해주지 않는다 합니다. 이 시점이 바로 박근혜의 개성공단국제화-대북지원-인프라건설-철로연결 등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던 순간에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더해 독도에 '다케시마'를 나란히 병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서, 얼마나 눈이 멀었기에 이렇게 미국과 엇가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합니다.
2014.2.23.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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