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할 수는 있어도 해고는 못한다’는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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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2-11 17:38 조회8,27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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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할 수는 있어도 해고는 못한다’는 판결
“고용할 수는 있어도 해고는 못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 2부 조해현 판사가 1심을 뒤집고 내린 새로운 판결이다. 기존 기업에도 사형선고요 창업의지를 원천 말살하는 이 무시무시한 판결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원자탄 급이지만 조해현 판사는 대구지방법원장으로 승진발령됐다. 바로 쌍용자동차에 대한 민사재판에 대한 것이다.
쌍용차는 2008년 자동차 판매부진과 금융위기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회사는 2009년 전체인력의 37%에 달하는 2,646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쇠파이프와 새총 등으로 경찰 진입을 막는 옥쇄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희망퇴직자와 무급휴직자 등을 제외한 165명이 최종 정리해고 됐다. 그런데 이 165명 중 153명이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서울남부지법)에서는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2월 7일,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조해현 부장판사)가 이를 뒤집었다. 보도들에 나타난 판결이유는 이러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거나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쌍용차가 정리해고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유동성 위기를 넘어 구조적인 재무건전성 위기까지 겪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손익계산에 있어 회계장부상 산출근거 자료도 뚜렷하지 않다”
“회사가 해고 회피 노력을 일정부분 했다고는 보이지만, 가능한 모든 노력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 많이 노력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보인다”
쌍용자동차는 불복
쌍용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할 예정이라 한다. 2심 재판부는 2009년의 구조조정이 불법이라 판결했지만, 실제로 2009년의 구조조정은 법원의 인가를 받은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당시 회생(파산)법원은 쌍용차의 구조조정 및 자금 조달 완료 여부에 따라 파산이나 회생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임금동결, 자산 매각, 구조조정 등 자구계획을 수립해 법원의 승인을 받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이제 와서 2심이 이를 무효로 뒤집은 것을 이해할 수 없고, 법원인 작년 10월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법원의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쌍용차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합리적으로 계상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고등법원이 이를 무시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전문가보다 더 유능한 전문가가 판사
위 불복 이유를 보면 조해현 판사는 법원이 인정하고 허가한 구조조정 결정도 뒤엎었고, 회계전문가의 감사보고서(‘손상차손 감정보고서’)까지도 무시했다. 서울대 경영학 교수팀의 “합리적으로 계산돼 있다” 는 이 용어는 공인회계사들이 사용하는 공식 용어다. 영어로는 “fairly represent” . “기업의 재무제표가 재무 실상을 합리적으로 반영했다”는 말이다.
감사보고서의 말미에 붙어 있는 이 한 마디의 결론을 구하기 위해 기업은 공인회계 법인에 돈을 주고 회계감사를 의뢰하는 것이다. 흔히 들 회계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 ”합리적으로 계산돼 있다“는 말을 ”적당히 계산돼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여기에서 조해현 판사는 공인회계사나 경영학 교수의 경영진단 능력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진 슈퍼맨인 것으로 이해된다.
필자는 인천 나이키 유도탄 오발사 사고 원인 진단을 잘못했다는 죄로 재심을 합쳐 6년 동안 법원에서 판사들과 싸웠다. 필자는 “TV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기선에 합선이 일어나면 절대로 TV는 켜지지 않는다”고 그토록 설득했지만, 1999-2004년에 근무했던 판사들은 하나 같이 다 “TV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기선에 합선이 일어나면 TV가 켜지는데 어째서 피고인은 다른 주장을 하느냐”고 판결했다. 세기의 코미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판사가 시스템 전문가보다 더 유능하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위 보도된 판결 내용을 보면 조해현 판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진단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으로 이해된다.
경제계에 내린 사형선고, 이대로는 안 된다
이번 판결에 재계가 우려하고 있다. 이제 간신히 소생하려는 쌍용자동차에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한국에 투자하려던 외국 기업들의 발길을 돌려세울 것이다. 채용은 쉬워도 해고는 마음대로 못한다고 하니 어느 외국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겠는가? 어느 한국인들이 창업을 하고 싶어 하겠는가? 일단 법정에 불려가 “이러 이러한 이유로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해도 판사가 “노력은 좀 한 것 같은데 최선을 다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판결할 것이 뻔할 것이 아닌가?
판사들이 나서서 대한민국 경제 질식시키고 있다!
2013년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 판결에서 파격적인 판결로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여기에 더해 이런 기막힌 사형선고 급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바로 사법부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는 노동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다. 기술을 한 개 가진 근로자와 열 개 가진 근로자와는 몸값이 다르게 거래된다. 영국의 대처 수상은 모든 기업에게 리엔지니어링을 강조했다. 100명 중 95명을 해고해도 된다고 했다. 기업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영국경제가 살아날 수 있고, 기업이 살아남아야 돈을 벌어들이고, 돈을 벌어들여야 새로운 고용이 창출된다는 것이었다.
조해현 판사 식이라면 우리나라 기업은 리엔지니어링을 통한 경영혁신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경영혁신, 리엔지니어링의 동의어가 바로 구조조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의 사안을 놓고 경영의 ‘경’ 자도 모르는 고시방 출신들의 판사들이 함부로 재단을 한다는 것은 코미디다. “다른 법원이 그렇게 판단했어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팀이 감사보고서를 작성했어도 내가 보기엔 그들이 다 틀렸다” 이렇게 재판한 사건이 바로 이번 사건이 아닌가 한다.
판사들이 판단하지 말아야 할 성격의 것들 정해놔야
우리나라 판사들은 자기가 아는 것만이 진실이라는 전제 하에 판결을 마구 내리는 경향이 심하다. 사회를 발전시키려면 판사의 판단영역을 제한해야 할 것이다. 재판부가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리스트화 작업이 필요하다. 대법원이 스스로 나서면 더 좋고, 불연이면 사회운동을 통해서라도 이를 압박하기 위한 범국민 계몽운동을 발동해야 할 것이다.
일예로 지난번 육사주변에 방을 얻어놓고 주말부부생활을 해온 육사생의 행위가 정당한 것이라고 판단한 존재가 바로 판사들이다. 육사 내부의 규정에 따라 퇴학처분을 내린 사안에 대해 어째서 판사가 뛰어들어 육사의 규정과 전통에 대해서까지 뒤엎어버리는 판결을 해야 하는가?
2014.2.11.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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