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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북으로 너무 많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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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3-08-16 15:47 조회11,4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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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북으로 너무 많이 나간다  

 

대통령이 8월 15일, 광복절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DMZ의 세계평화공원화’를 제의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통일부를 중심으로 특별팀(TF)을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만들겠다 한다. 보도된 구상을 보면 DMZ 특정지역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지뢰를 제거하고, 이를 점차 남북쪽으로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DMZ 전체를 평화벨트로 전환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휴전선 철책을 모두 제거하고, 남북 공히 평화공원 주변에 위치한 군사력을 철수시켜 남북한 간에 벽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도에 의하면 대통령이 북에 이런 꿈을 제안한 것은 이번 개성공단 제7차 회담의 성공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화해무드로 진전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 한다.  

휴전선 철책을 모두 제거하고, 남북 공히 평화공원 주변에 위치한 군사력을 철수시켜 남북한 간에 벽이 없는 세상을 만든다? 철책선 내부의 GP들이 모두 제거되고, 철책선 후방의 GOP 부대들이 모두 서울의 외곽선으로 철수하고, 이제까지 구축한 조기경보 시스템이 고철 화되고, 전방에 구축된 모든 진지들이 파괴되거나 무용지물로 변하고, 서울 북방 송추로부터 강원도 양양 정도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어선을 따라 새로운 방어진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그 비싸게 지은 병영막사를 다시 건설하고. . .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의 안보 사전에 ‘북침’이란 단어는 없다. 오직 ‘남침’만이 있다. 휴전선에 철책을 없애고 지뢰를 없애면 휴전선 전체가 남침통로일 뿐, 북침통로는 없다. 남한은 절대로 북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 김대중은 동부 및 서부 전선의 상당한 공간에 걸쳐 지뢰를 제거하고 장벽도 철거했다. 그리고 철로와 도로를 건설하려다 미군의 이의 제기로 인해 도로건설은 중지됐다.  

그런데 이번 박대통령의 구상은 김대중보다 100배 이상 과격하다, 정말 북한을 이 정도로 신뢰하는 것인지 아니면 155마일 휴전선 모두를 북의 공격축선으로 열어주자는 것인지 필자의 생각으로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박근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 볼이 된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통 일?  

보도에 의하면 박근혜는 통일을 최고의 키워드로 선정했다 한다. 통일을 이러한 식으로 접근하면 그것은 100% 적화통일이 될 것이다. 박근혜가 낙랑공주가 아닐까 하는 그간의 누적된 우려들이 드디어 먼 하늘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것이 아닌가 공포감마저 든다.  

휴전선을 허무는 유일한 조건은 신뢰다. 신뢰는 일시적으로 뱉어내는 적장의 요설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시스템(북한의 용어로는 장치) 자체가 신뢰인 것이다. 약속이나 문서는 절대로 신뢰가 아니다. 그러면 신뢰를 보장하는 시스템(장치)란 무엇인가?  

UN 감시 하에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전환해야 한다.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전환하려면 UN 감시 하에 남북한 공히 상대방을 일거에 기습공격 할 수 있는 군사력을 제거하고 자위대 수준(소련이 말했던 reasonable sufficiency)으로 축소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핵무기는 자연적으로 제거될 것이다. 이는 남북이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영구분단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DMZ의 평화지대화’라는 개념이 진전될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작은 통일’과 ‘큰 통일’을 말했다. 작은 통일은 남북한 기업이 서로상대방 땅에서 기업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큰 통일은 하나의 제도로 통합된 단일국가가 되는 것임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1996년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라는 책을 통해 ‘사실상의 통일’과 ‘법률적 통일’의 개념을 폈다. 남북한 주민들이 캐나다와 미국 사이처럼 간첩혐의 받지 않고 서로 왕래할 수 있으면 그것이 ‘사실상의 통일’이라 했다. 반면 한 제도 한 국가가 되는 것을 법률적 통일이라 했다. 필자는 남북한이 연구분단하여 ‘사실상의 통일’을 이룩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이론을 폈다. 이러한 시스템을 실현시킬 수 있는 논리와 배포가 없으면 북한을 옥죄어 고사시켜야 한다는 이론을 폈다.  

이런 연구를 한바 있는 필자로서는 지금 도대체 박근혜의 생각이 얼마나 안녕한지 측량할 길이 없다. 남한의 빨갱이 세력이 도대체 얼마인가! 박근혜가 만들고 싶어 하는 DMZ는 남북한 빨갱이들의 공식적인 접선장이 될 것이다.   

 

2013.8.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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