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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당하고 있는 처지에서 통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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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4-29 13:19 조회14,2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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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박당하고 있는 처지에서 통일하겠다?


2010년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은 느닷없이 통일세를 거론했다. 모두가 시큰둥했다. 2011년 11월 24일 보도에는 새로 통일부 장관으로 부임한 류우익이 ‘통일항아리’라는 용어를 내놨다. 통일항아리에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는 소득공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준다고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향후 20년간 약 55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 한다. 통일 후 초기 1년간 적게는 55조9,000억, 많게는 277조9,000억원이라는 자금이 드는데 그 최소비용이나마 마련하겠다했다.

통일항아리는 옛날의 서독이 통일에 대비해 `연대기금'(Solidarity Fund)을 조성한 것처럼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단순한 모방이었다. 그래서 설득력이 통 없었고, 18대 국회 역시 이 법안을 처리하지 않아 모금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4월 28일 대통령이 다시 거론했다. `통일 항아리'에 다음 달 월급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하려면 팔을 걷어붙이고 하던가, 하지 않으려면 말조차 꺼내지 말든가 해야지 심심하면 특 툭 한 번씩 던져보는 가벼운 말이 통일이던가.

통일이 20년 후에 온다는 것인지, 어떤 식으로 통일이 온다는 것인지 국민은 모른다. 전문가들도 모른다. 통일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통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 돈을 걷어 세금을 퍼부어 통일 항아리를 채우기 전에 대통령이나 통일부 장관이 나와서 직접 국민에게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통일을 하면 무엇이 좋은 것인지, 통일은 어떤 방법으로 이룰 수 있는 지에 대한 통일비전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 아니던가? 입으로는 소통 소통 하면서도 소통할 컨텐츠가 없는 것이다.

과연 지금이 통일비용을 준비해야 하는 적절한 시기일까. 불과 며칠 전인 4월 23일, 북한은 ‘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라는 조직을 동원해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일단 개시되면 모든 쥐새끼 무리들과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대통령과 동아일보 KBS MBC YTN이 특별행동의 대상이라고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이에 대해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은 4.24일 “흉기를 많이 갖고 휘두른다고 해서 북한이 더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김일성을 교주로 하는 신정·세습체제”라는 말로 북한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4월 27일, 천영우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참한 운명을 면치 못할 것” “우리 최고 존엄과 제도를 모독하는 데 대해선 두목 쥐새끼든 졸개 쥐새끼든 다 때려잡아 치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명박이 통일항아리에 5월분 원급을 넣겠다는 말은 바로 이런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나왔다. 여기까지를 정리해 보면 국민들은 참으로 혼란스럽다. 이명박은 국민과는 소통할 수 없는 종류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죽었고, 29세의 새파란 아들이 권력을 승계했지만 우리가 바라던 북한의 붕괴는 오지 않고 있다. 북한 정권은 정권에 충성하고 무공에서 공을 쌓은 전쟁영웅들을 최고로 대접해 준다. 이들이 똘똘 뭉쳐 북한 체제를 끌고 간다. 이 과정에서 북한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도 북한 정권은 건재한다. 오히려 무너지기 쉬운 존재는 남한이다. 남한의 빨갱이들이 점점 더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가치관의 패러다임을 상실하고 있다. 통일이 우선인가, 삶의 질이 우선인가? 통일 하자고 현재의 삶의 질을 희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인명보다 중요한 것이 영토인가? 통일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을 통한 통일은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다.

우리는 '빠른 통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가도 바른 통일을 원한다. 바른 통일을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고 국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합의가 전혀 없다. 오직 북한이 붕괴되면 주워갖자는 단순 유치한 생각 하나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의 좁은 생각으로는 이런 통일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통일 이후에 필요할 돈을 모으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통일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에 돈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통일 항아리에 넣을 돈이 있으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국방력 강화에 쓰는 것이 더 급하다. 청소년들에 대한 통일교육도 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전교조가 그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대통령의 눈에는 정작 해야 할 일은 보이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만 보이는가?


2012.4.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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