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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누구에게 삿대질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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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6-18 09:51 조회20,1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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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가 온통 썩은 것은 오직 리더의 탓


6월 17일,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 장차관 70명이 워크숍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70명 장차관들을 몰아쳤다.
“오늘 각계 원로들을 모시고 얘기를 들어보니 국민들에게는 온통 썩은 나라처럼 보인다고 하시더라고 했다.”며 최근의 한심한 공무사회 실태를 30분간 열거하면서 질타했다고 한다. 이 질타 소식을 접한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것이 대통령 책임인데 오늘 대통령이 말하는 자세를 보면 지도자로서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평을 냈다고 한다.

보도된 내용만을 놓고 보면 대통령은 한심한 사람이었다. 나라가 썩은 것은 원로들이 알려주어서 알았고, 나라가 썩은 것에 대해 자기의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모두 장차관들이 잘못해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는 식이다. 장차관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소리를 들으면서 “그럼 당신은?” 하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 없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명박은 자기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이런 식으로 장차관과 비서실 사람들을 다그쳐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썩은 물 쓰나미는 이 사회를 온통 먹물로 물들이고야 말 것이다. 이 혼돈과 부패는 빨갱이들에 최고의 자양분이다.

기업들은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경쟁심에 의해 돈을 번다. 이명박을 포함한 정치꾼들과 공무원들은 기업이 번 돈을 훔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돈을 가지고 무상이니 반값이니 하면서 별 발광들을 다 한다. 환경부와 국토부 사례만 언론에 지적됐지만 대통령은 모든 부처 공무원들이 다 그랬다고 했다.

가장 우리를 놀라게 했던 국토부는 2010년 청렴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나머지 부처 공무원들은 무슨 짓들을 하고 있을 것인가? 일부? 얼마를 놓고 일부라 부를지는 모르지만 중-상 층 공무원들이 이 지경이면 공무사회 전체가 썩은 것이다. 공무원 수가 너무 많으니까 이 짓들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나이 40에 국정원에 들어가 공무사회를 보고 연구소에서 수많은 공무사회와 미국의 공무사회를 대하면서 늘 공무원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왔다. 그것도 3배가 많다고 생각했고 이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중상위 공무원들이 했다는 짓을 조금만 더 음미해보자. 이들은 월-화-수 3일간은 적당히 일하고 목금토일 4일간은 고단하게 논다. 4일간은 기업들과 협회들로부터 향응과 돈봉투를 받는다. 골프치고 술에 절어 흥청거렸으니 월요일에 근무를 제대로 할 리 없다. 의자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할 것이다. 수요일에는 아침부터 소풍가는 기분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이런 공무원들에게 국민은 높은 연봉을 바치고, 민원이 생길라치면 고압적인 자세 아래 천대를 감수해야 한다.

변호사 협회는 압력을 통해 변호사들 일자리를 마련해준다. 법을 지키는 검찰, 법관들은 도둑놈들의 상징이 됐다. 이렇게 썩은 공무사회를 접하는 모든 존재들, 총장과 교수들까지 도둑놈들이 됐다.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은 이미 걸레가 돼 있다. 사회의 소금이라는 언론들과 목사들까지 썩은 도둑놈들이 됐다. 온 사회가 빈 곳 없이 몽땅 썩은 것이다. 이것이 어찌 장치관만의 탓인가?

박정희 대통령은 스스로 청렴하면서도 국가 요직에 있는 사람들을 3중 4중으로 감시했고, 조금이라도 문란하면 경고친서를 보냈다. 그렇게 했어도 이후락과 김종필 그리고 이세호 같은 사람들은 엄청난 부정축재를 했다. 존경받고 청렴한 대통령이 그토록 감시 시스템을 풀 가동 했어도 썩은 사람들을 다 도려내지는 못한 것이다. 역대 정권 중 그래도 박정희 18년 동안이 가장 깨끗했다. 이는 무슨 뜻인가? 나라 분위기는 대통령이 만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썩고 대통령이 손가락질 받으면 나라는 개판이 된다. 지금의 나라가 바로 개판이다. 이명박은 청렴한가? 이명박은 존경을 받는가? 이명박은 감시 시스템을 총 가동했는가? 이 세 가지 모두 아니다. 그래서 썩은 것이다. 이를 놓고 누구에게 삿대질을 한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이명박을 찍을 때에는 김대중-노무현 시대를 지내면서 빨갱이들이 나라를 북으로 넘길까 노심초사 한 나머지 사이비 애국자들이 만들어 낸 이명박 대세론에 따라 표를 찍었다. 이명박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정동영이라는 또 다른 빨갱이보다야 낫지 않겠느냐며 푹푹 찍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후 국민은 이명박을 견제할 방법이 없었다. 국민과 공무원들은 그를 찍어놓고도 그를 향해 입을 삐쭉이고 손가락질을 했다. 자서전을 거짓말로 쓰고, 자기와 함께 범죄를 저지른 공범의 입을 막기 위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관용차를 스스로 몰다가 사고를 내자 운전수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작하여 보험처리하고, 지금 미국 검찰에서 다시 조사한다는 BBK . . .

한마디로 이명박은 국민들 사이에 성품이 깨끗하지 못하고 오리발을 잘 내미는 사람으로 각인됐다. 그리고 그에게는 처음에서부터 끝가지 오직 4대강만 중요했다. 그가 열심이었던 것은 오직 이 하나 뿐이었다.

국토연구원이 계산한 동남권 신공항의 B/C값은 0.73이다. 100원을 투자해서 겨우 73을 회수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계의 전문가들은 국토연구원의 이 보고서가 수익을 부풀렸다고 지적한다. 새만금사업은 0.55, 호남 KTX는 0.31, 4대강 사업은 아예 B/C조차 없다고 한다. 대통령 사업을 띄워주어야 할 입장에 있는 국토연구원조차 4대강 사업의 편익성을 단돈 1원도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이런 4대강 사업에 그는 그의 친구들인 토목쟁이들을 투입했다. 수많은 수의계약을 했다. 수의계약과 거래액이 타당했느냐에 대한 감사가 없다. 아마도 이 4대강 사업은 훗날 큰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대통령이 오직 이런 개 뼈 같은 4대강 사업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는 국민과 공무원들이 이명박을 예쁘게 봐 줄 리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명박은 젊었을 때부터 돈만 알았지 “공공선”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르지 못했다. 이런 사람이 갑자기 대통령이 되니 나라가 썩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통령은 지금 장차관만 닥달할 때가 아니다. 매일 같이 닥달해봐야 그들로부터는나올 것이 없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청렴하고 가장 이미지가 깨끗하고 능력과 배짱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진상조사 및 개선안을 만들어 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태스크포스(TF)가 그토록 유행해 있는 이 사회에서 이명박은 어째서 이런 TF를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나무라는 쇼'만 부리고 있는가? A 묻은 개 B 묻은 개 나무란다는 생각, 안 할 국민 없을 것이다.


2011.6.18.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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