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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포퓰리즘 전쟁(중앙일보 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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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6-20 12:39 조회20,2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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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의 포퓰리즘 전쟁(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위기에서 인간의 내공(內功)이 드러나듯, 포퓰리즘 광풍(狂風) 속에서 지도자라는 나무가 드러난다. 어떤 나무는 바람에 춤추다 결국 꺾여버린다. 어떤 나무는 바람이 사라진 곳에 우뚝 서있다.


 한국 사회에 포퓰리즘 태풍이 시작된 건 2000년대부터다. 200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반미(反美) 포퓰리즘이 휘몰아쳤다. 여중생 효순·미선양이 미군 차량에 치여 숨졌다. 여중생의 주검이 처참했지만 사건은 어디까지나 교통사고였다. 물론 미군의 일 처리가 어설프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수만 명이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동맹국에 대한 적개심을 키울 일은 아니었다.


 시위가 커지자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워싱턴특파원인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거대한 미군 궤도차량이 여중생들을 깔아 죽였다는 사건의 성격이 너무나도 감정적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분별이 중요하다. 사건이 터졌다고 미국과 그 나라의 안보관계라는 중요한 목표를 훼손해서야 되는가.” 미국인들은 냉정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미 서울엔 선거 포퓰리즘이라는 유령이 지배하고 있었다.


 보수·우파 이회창 후보도 결국 유령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투표를 11일 앞두고 그는 효순·미선양 집을 찾았다. 그는 유족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그 후의 처리도 말도 안 되는 방향으로 가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가 단순 교통사고를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의 대통령·국방장관·주한미군사령관이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했는데도 그는 “온 국민의 분노”를 부추겼다. 그는 전날엔 광화문 추도미사에도 참가했다. ‘반미의 거리’에 합류한 것이다.


 이회창은 57만 표 차로 졌다. 막판에 포퓰리즘 유령의 손을 잡았지만 헛수고였다. 유령의 마음은 이미 노무현이었던 것이다. 이회창이 이렇게 외쳤다면 어땠을까. “효순·미선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저는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선하겠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교통사고입니다. 이런 우발적인 일로 한·미 동맹이 흔들려선 안 됩니다. 미국이 사과하고 보상했으니 이젠 우리가 냉정을 찾읍시다.”


 효순·미선양 이후 포퓰리즘 유령은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08년 여름엔 광우병 미신 태풍이 거리를 휩쓸었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으로 밀렸다. 지금은 공짜·반값 포퓰리즘이 활개 치고 있다. 원래 민주당의 정책은 가난한 학생에게만 등록금을 낮춰주는 것이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촛불집회에 나가더니 ‘모든 학생’으로 바꿔버렸다. 나랏돈은 부족하니 원래 복지란 가난한 이에게 선별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좌파는 모든 이에게 하겠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부잣집 아이에게도 점심을 공짜로 주겠다는 것이다. 논리에 맞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이에 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를 택했다. 이 투표는 사회의 가치 문제에 한국인이 투표로 고민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복지 혜택을 주어도 나라가 괜찮다는 주장이 맞는지, 아니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돈을 썼다가는 나라가 거덜날 거라는 우려가 옳은지, 공동체의 이성(理性)에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플루타크 영웅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민중을 거스르면 민중의 손에 망하고 민중을 따르면 민중과 함께 망한다.” 제일 좋은 건 민중을 잘 인도해 함께 흥하는 것이다. 제일 나쁜 건 잘못된 민중을 따르다 함께 망하는 것이다. 분명한 건 잘못된 민중의 손에 망할지언정 지도자가 민중과 함께 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세훈은 서울시 민주당의 비(非)이성에 굴하지 않고 민중의 이성을 묻는 길을 택했다. 포퓰리즘에 맞서는 의로운 투쟁이다. 민중이 잘못된 선택을 해도 그는 잠시 죽을 뿐 오래 살 것이다. 반대라면 그는 민중과 함께 흥하는 것이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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