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장병에 대한 A/S 시스템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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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1-29 18:12 조회18,92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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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장병에 대한 A/S 시스템 갖춰야
´연평도 부상병´ 최주호 병장의 모친이 쓴 애절한 글이 인터넷에 떠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다. 이 글에는 연평도 포격으로 부상한 병사들에 대한 정부의 ´소홀한 처우´로 또 한 번 상처 받는 가족들의 심경이 담겼다 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가 발 빠르게 나서서 해명을 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국방부-군이 이래서는 안 된다.
부상병 어머니의 글 내용
주호가 22일 퇴원했다. 포격 당시 제일 많이 다쳤지만, 다행히 뼈를 다치지 않아 재활 치료가 필요 없기에 퇴원을 결정 했다. 우선 주호한데 이뤄지는 아무런 치료가 없고, 병원에서 이것저것 눈치도 보며 생활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에 ‘병 나으려고 하다가 더 큰 병을 얻을까’ 싶어 급히 퇴원했다. . .
부대에서 전역했으면 전역복 멋지게 다려 입고, 후임들 환영 받으며 퇴원(제대)했을 텐데, (지금은) 전역증도 제대로 발급 못 받고 무엇에 쫓기듯 떠밀리듯 부랴부랴 나오고 보니 허탈하기 그지없다. 나라를 지키러 갔다가 얻은 대가가 이런 건가...
병원을 나서며 주호한데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부대에 있었으면 후임들이 헹가래도 해 주며 환영식도 해줬을 텐데 너무 허전하고 착잡하다´고 하더라.. .
정부의 보상기준이 서운하기 짝이 없다. 신체 1등급의 건강한 몸으로 입대를 해서 신체 장애등급 5등급을 판정 받고 전역 한 우리 주호. 콩팥 떼어 내고, 여러 장기 잘라 내어 꿰매고, 몸 속 깊은 곳에 남은 파편들. 이런 대수술이 겨우 신체장애 5등급 밖에 안 되는지. 잘라낸 신장은 팔, 다리만 못한지. 눈에 보이는 외상만 외상인지. 솔직히 우울증이 도진다. 다 죽어 가다가 살았는데, 큰 수술과 몸에 파편으로 어떤 후유증이 있을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데, 그에 따른 보상은 언급도 없으니 서운하기 짝이 없다.
사람들이 말하는 ‘가만있으면 아무것도 보상 받을 수 없다’, ‘목소리를 높이고, 때려 부수고 떼를 써야 한 푼이라도 받는다’는 말들을 무시했다. 설마 그럴까 했다. 대통령도 정치인들도 찾아와 걱정마라 최고의 예우로 신경 써 주겠다기에 순진하게도 그 말에 감동하며 가만히 있어도 그렇게 해 주는 줄로 알고 있었더니 그건 그냥 인사치레였다.
천안함 부상자들에겐 2차로 위로금 5백만원씩 준다던데, 연평도 부상자들이 더 큰 중상을 입었음에 불구하고 어찌 연평도 부상자들에겐 이리도 무심한지 너무도 서운하다.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해병대 자립과 해병대에 대한 지원금도 타군과 똑같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국방부의 해명
국방부는 1월 28일 아고라에 “연평 포격 부상자에 대한 보상 관련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해명했다.
“최주호 병장을 비롯한 연평도 부상자 및 해병 가족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이런 글을 남기신 최 병장 어머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포격도발에 용감히 맞서 싸우다 부상당한 군인들을 치료하고 보상하기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를 포함한 육·해·공군 간부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여 전사자들에게는 이미 4억씩 위로금을 지급하였고, 부상자에게는 제2연평해전의 사례를 참고하여 부상정도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위로금 300만원은 부상자 가족들이 간호하는 데 사용된 비용을 보상해 주는 차원에서 설 이전에 우선 지급할 예정입니다. 이번 한 번의 지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의무심사절차 등의 과정을 거쳐 개인별로 추가 위로금을 지급할 것입니다.”
국방부는 아직도 유공 장병에 대한 A/S가 무엇인지 몰라
국방부의 해명을 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치료를 잘 해주고 있으며 3백만원의 위로금을 곧 지급할 것이고 그 위로금은 또 지급된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해명의 전부다.
국방부와 군은 천안함과 연평도에서처럼 불의의 공격을 받거나 사고를 당해 발생한 희생자(사망자, 부상자)들에 대해 팀을 형성하여 이들이 아무런 애로 없이 훌륭한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해주고, 성의 있는 자세로 억울하지 않은 보상과 장애등급을 부여해주었어야 했으며, 최병장처럼 병원에서 외롭게 퇴원시키지 말고 최병장이 원하는 대로 부대에 가서 전우들과 따뜻한 석별의 정을 나눌 수 있도록 자상하게 배려해주었어야 했다.
온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은 연평도 부상자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무관심하게 대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군에 남의 집 귀한 자식들을 데려다가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성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다 이렇게 서운한 마음을 갖게 하고, 이렇게 거친 대접이 국민 사이에 알려지면, 군의 사기는 어찌 될 것이며 누가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치려 하겠는가?
군의 해명서를 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다. 대한민국 군이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미군의 경우라면 별도의 법무관이 최병장 케이스에 지명되어 최병장의 편에 서서 적극적인 A/S 조치를 해준다. 미국의 법무관은 병사의 편이지 국가기관의 편이 아니다.
2011.1.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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