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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동기생 그리고 애국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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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1-13 03:23 조회20,9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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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다운 동기생 그리고 애국의 눈물


 어제는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내리는 밤 9시 경, 나는 ‘묵사발’ 한 그릇을 시켜 먹으면서 창가에 내리는 눈송이들을 즐겼다. 가로등에 비친 눈발은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풍성함과 낭만의 상징이었다. 그 눈발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은 한 없이 아늑하고 여유롭고 풍성하다. 곡선을 그리면서 천천히 나부끼는 눈발에는 가난하지만 줄 것이 많은 소복한 여인의 자애로운 눈길이 보인다.


소복-소복 내리는 눈에는 소리가 없다. 오직 눈빛만 풍성하다. 눈빛에는 끝없는 속삭임이 있다. 그 속식임을 다 풀어쓰려면 대하소설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속삭임을 즐긴다. 눈 오는 순간이면 그래서 나는 시인이 된다. 하얀 시인! 시인이긴 하지만 벙어리 시인이다. 그 순간을 표현할 언어가 부족해서 하얀 공간을 아름다운 그 모습으로 남기기 위해 벙어리가 되는 것이다.


소리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건 속삼임이다. 속삭임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건 눈빛이다. 그래서 가로등에 비쳐지는 고운 눈의 자태와, 이리저리 나부끼며 내리는 우아함의 궤적이 마음속 휑하게 뚫린 우주 같은 공간에 깊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바로 그날 밤, 내 동기생 한 사람도 시인이 됐다. 그날따라 나는 감기 기운이 있어 10:30분에 누웠고 이내 솔베이지 송에 잠겨 꿈의 여신이 인도하는 아늑한 꿈길을 걸었다. 색 색~


한밤중에 요란한 전화벨이 울렸다. 밤 2시 30분이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동기생들과 가까운 이웃들만이 통할 수 있는 집 전화를 받았다. 그 동기생은 필자보다 2-3살 정도 위였다.


“나 아무개야, 자는 줄 뻔히 알면서 네가 그리워서 전화했다. 나 지금 울고 있어. 너는 한때 동기생들로부터 외면당했었지, 그런데 그 이유를 이제 알았어. 나 지금 울고 있는 거 알지? 지박사, 당신은 참 고마운 사람이야, 누가 알아주는가, 안 알아주는가, 이런 거 생각하지 않고 오직 국가 사랑하잖아? 그걸 모르고 동기생들은 너를 동기생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욕을 했었지. 그런 생각하니 당신이 너무 사랑스럽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 나, 지금 이렇게 울고 있다. 그래서 밤 2시가 넘은 이 시각에 예의에 어긋나는 걸 알면서도 전화한 거야. 이 내 마음 너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어. 잠을 깨워 미안해, 사랑해, 잘 자”


전화를 끊었다. 내 눈에도 한방울의 눈물이 흘렀다. 행복해서. 당장 그를 불러 “야, 아무개 술 한 잔하자” 마음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그가 나에 준 사랑을 한잔 술로 간단히 결산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난 번에도 내게 연애편지를 썼다. 나를 사랑한다고!


나에게는 또 다른 동기생이 있다. 이 박사다. 그는 나의 분신이다. 오늘도 보고 싶어 벨을 울렸다. 다섯 번을 울렸지만 답이 없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나는 이 두 동기생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런데 또 많은 동기생들이 말 없이 필자의 진심을 알아주니 참으로 고맙다.


나는 어제 밤 자다가 받은 동기생의 전화 목소리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애국자가 드문 육사인들이다. 이런 시대에 애국이라는 낱말에 눈물 흘리는 이런 동기생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오늘은 또 다른 젊은 애국자들을 만났다. 그들이 믿음직했다. 그리고 온라인에는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는 동지들이 있는가? 오늘 갑자기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 많은 후배들을 보면서 나는 새삼 아늑함을 느낀다.


2011.1.1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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