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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시스템도 없이 모금에 나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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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11-22 14:49 조회20,1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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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는 시스템도 없이 모금에 나섰는가?


'사랑의 열매'로 상징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출범하여 국내 유일의 법정 모금기관으로 인정돼 왔다. 그런데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단란주점·유흥주점을 드나들고, 워크숍 비용을 스키·바다낚시 등에 쓰는 등 국민 성금을 대거 유용했다. 윤병철 회장과 박을종 사무총장을 포함한 이사 20명 전원이 사퇴한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내 복지의 119 노릇을 하겠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과연 성금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부정부패는 없는지 감사하는 견제장치가 사실상 전혀 없었다고 한다. 모금액은 3,300억으로 매년 가파른 추세로 늘어나지만  이를 감시할 인력은 공동모금회에는 5명에 불과했고, 2~3년 단위로 외부 감사를 하는 복지부도 지난 2007년 감사 이후 지금까지 별도 감사를 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2007년 복지부 감사에서는 이번에 적발된 유용 사실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


감시 기능을 이렇게 허술하게 해놓고 국민에 성금을 달라고 하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 넓은 의미의 사기다.


                                   복마전으로 변한 독점 모금회


“법인카드로 단란주점 가고, 워크숍 한다면서 바다낚시에 래프팅을 즐기면서 나이트클럽 가고, 지회(支會)를 감사하라고 준 돈으로 피감(被監)기관인 지회 관계자들과 노래방 가고…”


"경기지회는 2006년 유흥주점에서 같은 날 48만여원 영수증을 두 개로 쪼개 계산한 경우도 있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수많은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연중행사처럼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걷었다. 1994년 2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내무부·경기도 등 17개 기관이 1990~1993년 사이 민원인과 기업들로부터 거둔 성금 중 9억5000여만원을 기관장 경조사비·판공비 등으로 돌려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국민이 분노하자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단체를 만들어 각종 성금 모금과 집행을 맡기기로 했고, 이에 따라 1998년 1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국내 유일의 '법정 모금 단체'로 출범했다.”


“2005년 모금회가 자체 예산 220억원에 민간기업이 낸 이웃돕기 성금 40억원을 보태 서울 광화문 인근에 260억원짜리 사옥을 마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가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아무런 견제나 감시를 받지 않은 채 성금과 기탁금을 배분하는 구호ㆍ자선단체나 사회복지기관의 ‘상왕(上王)’으로 군림하면서 부적절한 운영으로 일관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동모금회가 국내 유일의 법정 공동모금기관으로 국민성금을 사실상 독점 관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감사결과는 이제 막 확산일로에 있던 ‘나눔문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직무소홀 및 태만 등 13가지 혐의로 면책이 추진되던 부산지회 직원 한명에 대해 반성의 기회를 주자는 자의적 결정에 따라 아무런 징계조치를 내리지 않은 채 중앙회로 인사 이동한 일도 있었다. ”


“서울지회가 공채에서 탈락한 8명을 계약직으로 특채한 데 이어 4명을 정규직으로 다시 채용한 것도 취업난이 심각해진 일반 사회적 분위기에선 용납되기 힘든 일이다.”


“공동모금회는 또 지난 5년간 단란주점,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서 업무용 법인카드로 124차례나 2천만원 상당을 집행했고 조화, 선물구입 등으로도 150만원을 썼다.”


“182차례에 걸쳐 모두 3억5천만원을 쓴 워크숍에서도 스키장, 래프팅, 바다낚시 등으로 모두 2천900만원 어치가 집행됐다”


“방만한 예산 집행은 회계 담당 직원이 없다는 점도 일조했다. 공동모금회 중앙회와 서울지회, 부산지회는 재무원이나 출납원 등 회계 담당 직원이 아예 없거나 부족한 상태였다.”


“1천만원 이하의 물품을 구매할 때에는 회계담당부서가 아닌 각 부서 업무담당자가 직접 품의하고 계약을 체결하며 대금지출을 의뢰하는 일이 일반적이었다. 각종 경비를 허위, 또는 부당하게 집행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고객모금사업 활성화를 위한 명예의 전당 구축공사도 가격비교 검토도 하지 않은 채 공사계약, 검수, 대금지급 업무를 담당자 전결로 처리했으며 경북지회는 해외연수 수행업체를 협상에 의한 계약방법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공동모금회 중앙회가 지난 5년간 복지단체 등에 배분해 줄 승합차 751대를 구매하면서 특정 승합차 생산업체를 배제하고 모자동차회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승합차 62대를 구매했던 인천 및 경기지회는 가격검토도 하지 않은 채 시중가격으로 사들여 중앙회가 구매한 것보다 8천391만원을 더 써야 했다.”


“특히 공동모금회는 지난 5년간 63개 기관에 대해 지원한 903억원의 성금을 배분한도액을 넘겨 집행했고 배분사업수행계획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아 5년간 83건의 배분사업이 중도 포기되거나 반납되는 사태를 빚었다.”


“경북지회에서는 차량지원 사업을 수행하면서 다른 기준을 적용, 이미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복지기관에 또다시 차량을 지원하는 일도 있었고 회수 결정한 사업의 물품을 아직도 회수치 못하고 있었다.”


선진국? 국가가 운영하는 독점 모금기관에 선진국 형태의 감사기능이 없는 이런 나라가 무슨 선진국인가? 도로와 빌딩이 많은 것이 선진국이 아니다. 국가운영의 효율성과 사회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많이 가진 나라가 선진국인 것이다.



2010.11.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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