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선 개념 실종하면 민주주의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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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8-04 14:08 조회25,08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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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선 개념 실종하면 민주주의도 실종
선진국 사람들은 군복무 이행사실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몸이 약해서 군대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은 케네디와 지독한 근시였던 트루먼이 군에 가려고 죽기 살기로 노력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아무리 정당한 이유라 해도 군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는 것이 선진국 사회인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군복무를 안 한 것이 더 자랑스럽다. 군 복무를 안 해야 남보다 빨리 출세한다.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는 군 복무기간에 고시공부를 하려고 10여 년씩이나 도피생활을 하여 검사가 되었다. 강원도 도지사로 당선된 이광재는 멀쩡한 손가락을 잘라 군을 기피해 남보다 빨리 출세했다.
이런 사람들이 입만 열면 정의를 이야기 하고 선진국을 이야기 한다. 군대를 가지 않고 그 동안에 이 나라를 죽기 살기로 파괴해온 김문수의 캐치프레이즈는 “선진국에 목말라 한다”이다. 남들이 희생하고 남들이 건설해 오는 동안 이런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열심히 추구했고, 이 나라를 열심히 파괴해 왔다. 그리고 지금은 남보다 먼저 출세하여 온갖 애국자 티를 다 내고 있다. 미국사회라면 안상수, 이광재, 김문수는 숨도 크게 쉬지 못할 것이다.
이번 6·2지방선거 당선자 중 437명(광역단체장 중 7명, 기초단체장 35명, 광역의원 87명, 기초의원 294명, 교육감 1명, 교육의원 13명)이 군 미필자라 한다. 전체 당선자의 10.7%에 이른다 한다. 군대 안 가고 그 기간을 출세와 돈 버는 데 이용한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된 것이다. 고객이 까다로워야 제품의 품질이 향상된다. 우리 국민의 도덕심과 정의감이 썩었기 때문에 생쥐 같은 무임승차 자들이 출세하여 위선의 큰소리를 치도록 하는 것이다.
군대와 소방대와 경찰은 공익을 위해 존재하며 희생을 전제로 국민에 봉사하는 조직들이다. 2007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한국인의 직업평가 조사 결과를 내놓은 모양이다. 170여 개 직업 만족도 평가 순위에서 군인은 70위, 경찰관은 104위, 소방관은 132위라 한다. 반면 2009년의 미국은 우리와 정반대였다 한다. 명예로운 직업 1위가 소방관, 군인 5위, 경찰관은 7위였다 한다.
공익개념이 사라진 나라, 공익에 봉사하는 직업을 명예스러운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모든 행정 법적 절차가 완료돼 있고, 그래서 공사를 시작하려 한다. 이 순간에 6.2지방선거에 당선된 사람들이 기지건설을 방해하고 있다. 플래카드에는 “평화의 섬 제주도가 적국들로부터 폭격 대상 1호로 정해졌다”는 기막힌 표현들도 있다 한다.
제주도 도지사와 제주도의회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자자체가 군사시설을 박대한다면 도대체 이 나라의 안보는 바다로 나가 수장되라는 말인가?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독일(프러시아)은 나폴레옹 군대에 패했다. 그 결과 독일이 프랑스 치하에 놓이게 됐다. 이때 피히테가 나타나, 독일이 패한 것은 군대가 약해서가 아니라 독일 국민 모두가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고, 도덕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갈파했다.
필자는 베트남전에 44개월 참전했다. 월남군 간부들이 낮에는 정부군 행세를 하고 밤에는 베트콩과 야합을 했다. 그래야 신변이 보호될 수 있었다. 국민 모두가 이기주의에 함몰돼 있었고, 정부를 불신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이기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외세의 지배를 막연히 동경하게 된다. 그 외세가 곧 월맹이었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로 피히테 시대의 독일국민처럼, 1960-70년대의 월남국민처럼 영혼을 상실한 채, 이기주의와 부도덕에 함몰돼 있는 것이다. 이기심이 가장 높고, 도덕심과 정의감을 가장 많이 상실한 사람일수록 위선적으로 민주주의를 내건다.
민주주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동원하여 ‘공공의 선’(Public Good)을 추구하는 정치시스템이다. ‘공공선’에 대한 개념을 상실한 우리 사회에서는 이론상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에 ‘이기심’만 있고 ‘공공선’이 없는데 무슨 공공선을 추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냥 구더기처럼 엉켜 살다가 북한이나 일본이나 중국에 점령당하는 것이 딱 어울리는 그런 집단인 것이다.
2010.8.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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