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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에 대한 저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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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6-29 14:57 조회25,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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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굴에 대한 저의 입장


땅굴 문제에 대해 많은 회원님들께서 걱정을 하고 계시기에 요점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1996년부터 남굴사에 가입하여 정명환 장군, 윤여길 박사, 정지용씨 등과 함께 땅굴을 연구하느라 많은 시간을 들였고, 전방에 있다는 땅굴 출구를 10여 곳이나 견학했으며, 연천 구미리 땅굴과 김포 후평리 땅굴 사건을 가지고 국방부를 공격하다가 국방부 땅굴 담당자들이로부터 고소를 당하여 당시 돈으로는 상당한 액수인 300만원이라는 벌금까지 내면서 고통을 겪은 사람입니다. 정부가 고소하면 자연인은 무조건 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도 현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서서 여기에도 땅굴이 지나가고 있고 저기에도 땅굴이 지나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솔직히 그런 말이 이제는 제게 마이동풍입니다. 거짓이기 때문이 아니라 대책이 없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땅굴운동의 원조는 보안사 준위였던 고 정지용 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실로 많은 성금을 주었습니다.


심지어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도 나섰습니다. YS는 당시 권영해 안기부장에게 밀명을 내려 정지용이 파라는 대로 땅굴을 파보라고 했습니다. 그 업무를 맡은 국정원 간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정지용이 파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르치는 여러 곳을 팠습니다. 수억의 돈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파는 곳마다 땅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지용은 그의 책 ‘아르덴느의 공포’에서 그 국정원 간부를 간첩이라고 했습니다. 제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말로는 국정원 간부가 자기들과 함께 굴착 작업을 하다가 땅굴이 보이는 순간이면 갑자기 흙을 덮어 증거를 은닉했다는 것입니다. 믿기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의 말이 사실인 줄 믿었습니다. 그래서 국정원의 그 직원과 당시 안기부장 권영해까지도 의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지용과 함께 땅굴을 팠다는 그 안기부 직원을 만났습니다. 바로 애국자요 거짓말 안 하는 송영인 국사모 회장이었습니다. 송대표의 말을 들어보니 정지용의 말이 거짓말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정지용보다는 송영인 회장을 많이 신뢰합니다.


정지용씨와 저는 한동안 같이 일을 했지만 제가 고소를 당하자 경찰에 가서 제게 불리한 증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유리한 증언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복사해보니 그의 말이 거짓말이었고, 그래서 다툰 적이 있습니다. 저는 홈페이지에 “제게 주실 성금을 다음 몇 달 동안 정지용씨에게 주십시오”하고 광고문을 올릴 정도로 그에게 협조했지만 그는 다투는 과정에서 “그 깥 코 묻은 돈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느냐”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망인에 대한 예의는 아니지만 공적인 일이인데다 땅굴사업에서는 신뢰에 대한 문제가 매우 중요한 것이기에 제가 그를 신뢰하지 않는 데 대한 근거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정지용 등 민간 땅굴 탐사자들이 그동안 고생은 많이 했지만 신뢰를 잃은 것은 사실입니다. 나빠서가 아니라 판단의 차이 때문입니다. 땅굴은 민간인 차원에서는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아이템입니다. 땅굴 하나를 절개하려면 3-5억 정도는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큰돈을 성금으로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돈을 쓰고도 발굴하지 못하면 그냥 날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에 땅굴을 같이 하던 사람들을 만나면 절대로 땅굴을 위해 성금을 달라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한 개를 발굴하여 절개하자면 수억 원이 드는데 그 큰돈을 어떻게 구하겠는가? 성금을 걷어 봐야 몇 십만 원, 많아야 몇 백만 원이 아니겠는가? 그 돈을 가지고는 땅굴을 굴착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그렇다고 받은 돈을 되돌려줄 수도 없지 않느냐. 결국은 돈벌이를 하는 꼴이 되는 것이니 공연히 사기꾼 소리 듣지 말고 하지 마라.” 이렇게 충고합니다.


땅굴을 증명하려면 연천 구미리에 이미 땅굴로 증명된 제5땅굴을 먼저 절개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군이 나서야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국방장관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요. 땅굴 문제는 제가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그런 아이템입니다. 증명된 연천땅굴도 절개하지 못하는 형편인데 또 다른 땅굴을 어찌 찾을 것이며 그 많은 절개 비용을 누가 댑니까? “올라가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아“ 어릴 때부터 들었던 교훈이 아닙니까? 


여기에 더해 지금은 땅굴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아주 많이 쌓여 있습니다. 땅굴은 분명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출구를 찾아내는 문제는 군이 나선다 해도 아주 어렵습니다. 이런 성격의 사업을 어떻게 돈 없는 민간인들이 나서서 그것도 성금을 가지고 할 수 있겠습니까?


땅굴은 전면전이 발생할 때에만 사용될 것입니다. 전작권이 미국의 어깨에 있는 한 북한은 전면전을 획책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 관점에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많이 있고, 그 일들을 하기에도 벅찹니다. 땅굴을 찾아다니느라고 고생한 분들은 많아도 저만큼 땅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그러니 이후 땅굴을 가지고 제게 부담을 주지 마시기 바랍니다.


땅굴이 없다 할 국민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땅굴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여러분들이 제게 1억원을 걷어주어도 그 돈으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제게 1억원이 걷히겠습니까? 어림도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나서서 땅굴을 외치며 의심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땅굴이 중요하지 않아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다가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기에 그런 일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0.6.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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