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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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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01-19 01:06 조회3,1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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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구의 미학

 

김건희씨가 기자에게 이물 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 아저씨가 방구를 붕붕 잘 뀐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어느 젊은 꼰대 유튜버가 어떻게 남편의 흉을 볼 수 있느냐는 식으로 평론을 하면서 시니컬하게 웃었다는 이야기를 귓등으로 들은 것 같다. 이 두 개의 말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단지 내가 귓등으로 들었던 이 말이 내 잠재의식을 떠나지 않고 맴돌던 [방구의 미학]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방구는 살아있다는 아름다운 신호

 

한참 전에 미국 유튜브 하나를 보았다. 남편의 장례식장에 온 조문객들에게 미망인이 마이크를 잡고 감사의 연설을 했다. 남편이 침대에서 코 골았던 소리를 흉내 냈다. 방귀 소리도 흉내냈다. 그리고 그 코고는 소리, 방귀소리, 방귀냄새가 너무 그립다고 했다. 다시 들으려 해도, 다시 맡으려 해도 이제부터는 더 이상 재생될 수 없는 안개가 되었다고 했다. 이를 듣는 사람들은 웃음과 눈물이 뒤범벅되어 표정관리 하느라 애들을 먹었다. 그리운 방구!

 

                   꼰대 남편 땜에 노란 병 걸린 아낙

 

한 아내가 한 순간에 괄약근 통제에 실패해 남편 부근에서 방구 소리를 냈다고 한다. 꼰대 같은 남편이 눈을 아래위로 부라리며 여자가 더럽게~” 하고 성깔을 부렸다고 한다. 이에 놀란 아내가 방구를 참고 또 참다가 노란 병이 걸려 약국에 약을 지러 왔다. 미친 놈, 지는 뿡뿡 잘도 뀌면서~ 여성은 생리현상도 자제해야 하나?

 

                    쓸개 떼어낸 여성의 생리현상

 

담낭으로 불리는 쓸개에 돌이 자라면 그걸 떼어내야 암을 예방한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방구가 잦은 모양이다. 와이프가 이럴 때, 남편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방구 예찬론자가 돼야 한다. “더 크게 뀌어 봐, 소리가 무지 청아하다~ 누구 방구가 더 크고 청아한가 내기하자~ 소리의 크기가 건강의 척도야. 클수록 건강한거야~”

 

방구를 격려하고 반가워해야 가족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과학이다. 늙으면 방귀소리도 가죽피리처럼 찌질하고 처량하다. 들을 때마다 슬퍼지고 무력해질 것이다. 빵빵빵~ 호령하듯 힘주어 뀌면 생활에 활력이 붙고 생기가 오른다. 이것이 행복 아니던가. 그 소리의 크기와 음색이 건강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회현상에 대한 말에는 자유공간을 허락해 달라 하면서 왜 생리현상인 방구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가? 방구소리도 언론인데~

 

           미개한 남성사회 인식 때문에 억압됐던 여성의 방구 자유, 어디에서 누릴까?

 

나는 결혼 초, 방구가 마려우면 화장실에 궁둥이를 내밀고 뀌었다. 그것이 최소한의 매너였기 때문이었다. 그랬더니 와이프가 깔깔대면서 앞으로는 정정당당하게 자기 앞에서 뀌라고 했다. 얼마든지.. . 그때까지만 해도 여성은 방구를 안 뀌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 훗날 철이 들어 물었다여성은 왜 방구를 뀌지 않느냐고. 그 말에 감동한 아내는 간간히 은근슬쩍 소리를 냈다. 조금씩 절제해서 내보냈다. 나는 생각했다. ‘~ 애처롭도다’. 그리고 주문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원색적으로 살자고. . 그때부터 맞담배 피우듯이 방구를 트게 되었다. 어쩌다 방구소리 들으면 반가웠다.  ~ 청아한 피리소리 들리던데~ 다음부터는 예고하고 연주해~” 내말이 쇼가 아니라 진정임을 논리적으로 납득시켰다. 많이 맡으면 치매도 예방된다고 한다. 미국의 어느 미모의 인기 여성은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방구를 병에 담아 한병에 120만원씩 팔아 1개월에 1억 정도를 벌았다는 뉴스도 있다. 결론적으로 내 가정에서는 방구가 잔칫상 식품처럼 꽃을 피운다.

 

그러면 방구에 자유로운 남편을 두지 않은 다른 여성은 그 억제됐던 화산 에너지를 어디 가서 발산할까? 상상하건데 아마도 남편 나간 집의 화장실에서 폭파시킬 것이다. 그리고 공중화장실에서 독립만세를 부를 것 같다. 내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공중 화장실 칸칸에서는 대포소리들이 형형색색으로 요란할 것이다. 그 소리들을 동시에 녹화한다면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화음이 될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있고, 그 사람에게 방귀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그 소리는 가장 아름다운 곡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 지성인일 것이다. 이런 지성이 확산될수록 원시한  조선시대로부터 이어온 남존여비 꼰대 사상이 사라질 것이다.

 

            나의 방구 에피소드, 영원한 낭만의 전설 #1

 

1991, 나는 연속 7주간 이어지는 베스트셀러 [70만 경영체 한국군 어디로 가야 하나]를 김영사를 통해 냈다. 매일 같이 독자들이 점심과 저녁을 대접했다. 한번은 인천 제물포고교 동창이 광화문 서울경찰청 부근 개고기집에서 동창회를 열면서 나를 초대했다. 1시 시간 이상 배 속에서 가스가 부글거렸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느라, 괄약근 움추리느라 정신이 혼미했다. 이윽코 해방이 됐다.

 

괄약근을 극도로 통제한 채, 서울시경 앞 넓은 도로에서 신호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색 신호가 왔다. 중간쯤 건너면서 뒤를 한번 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바로 이때다 싶어 괄약근을 풀었다. 좁은 노즐로 분출되는 가스! 내가 뀐 방구소리에 나도 놀랬다. 소리의 크기도 천둥소리에 가까웠지만 도대체 멈추지를 않았다. 뿡뿡뿡, 뿌북 뿡뿡~ 어처구니없이 뿜어지는 이 그로테스크한 요란 음은 나 혼자만 듣는 줄 알았다. 그런데 다 건너와 뒤를 돌아보니 한 젊은 여성이 건널목 중간에 쪼그려 앉아 포복졸도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일어나서 두-세발 걷더니 다시 주저앉고. . 세상이 그렇게 웃음 많은 여인 처음 보았다. 신호등이 바뀌어 차들이 빵빵 거리는데도 그녀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쪼그려 앉아 있었다. 

 

다시 신호등이 바뀌었는데도 웃음은 이어졌다. 차량들이 빵빵빵 경고음을 울려도 이어지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려움에 처한 그녀를 그대로 두고 매정하게 떠날 수는 없었다. 희미한 가로등에 비친 그녀는 너무 순박해 보였다. 방구소리에 목숨조차 간수하지 못하는 여인을 향해 나는 구출하고 싶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그랬더니 그녀는 한 손으로는 배꼽을 움켜쥐고 다른 한손으로는 어여 가세요하는 손짓을 했다. 아마도 그녀가 배꼽을 잡고 웃은 것은 내가 자그마한 체격, 신사복에 넥타이를 맨 말끔신사로 보였는데 길을 건너면서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를 낸 것이 심히 어울리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녀를 도우려 가자니 그녀가 내 얼굴 보는 것이 겁났다. ‘에고~ 멀쩡한 주제에~“ 하는 수 없이 나는 신사도를 포기하고 전철을 탔다. 여운 넘친 방귀의 낭만이었다.

 

                 나의 방구 에피소드, 영원한 낭만의 전설 #2

 

1995년 말, 나는 힐튼호텔 그랜드볼륨에서 김대중 부부와 함께 저녁을 했다. 저녁을 먹기 전, 나는 그의 요청에 의해 60분 정도의 강연을 했다. 그 자리는 김대중에게 800만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에게 김대중이 최고의 선물을 주겠다며 마련한 자리였다. 그리고 그 최고의 선물이 바로 나의 강연이었다. 나는 김대중과 이휘호 사이에 앉아 식사를 했다. 내가 마치 그들의 아들인 것처럼.

 

김대중에 잘 보이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 나를 명동의 호프집으로 안내했다. 유네스코빌딩에 있는 호프집이었다. 김대중 옆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어찌된 일인지 배에서 전쟁이 났다. 길을 걸으면서도 참고 또 참았다. 가스로 가득찬 배가 맹꽁이배가 되었다. 호프집에서 자리를 정하자마자 화장실로 갔다. 앞에는 소변기, 뒤에는 다닥다닥 붙은 쪼변기(쪼그려 앉아 변을 보는 수세식). 때마침 아무도 없었다.

 

참았던 소변이 소방수처럼 분출됐다. 이어서 부글부글 축적됐던 방구가 터졌다. 좌우에는 아무도 없었다.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맹꽁이배, 마그마처럼 축적됐던 진한 가스가 노즐을 통해 분출되기 시작했다. 뻥뻥.. 팡팡.. 뿡뿡.. 쀼웅웅. . 희한하게 낯선 음들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3? 내 일생 최고 최대의 퍼포먼스, 장엄한 기차방구~ 아쉽게도 거의 끝날 참이었다. 바로 이때 내 궁둥이 바로 뒤에서 똥을 누던 성명불상의 남자가 에헴 에헴~ '기분 나쁘다, 참으로 기분 나쁘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어지는 조건반사나는 축적된 방구를 다 흘리지 못하고 그만 36계 줄행랑을 쳤다. 줄행랑을 치는데도 염치없는 가스는 복도를 걷는 사이 계속 분출됐다. 호프를 마시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치사하고 용졸한 자식, 겨우 똥 누던 주제에~” 

 

2022.1.18.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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