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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지휘관회의의 '남한산성'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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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0-05-03 23:03 조회20,1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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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년 겨울, 병자호란의 남한산성에는 10만여의 청군에 포위된 조선왕조가 있었다, 지원병은 올 기미가 없었고 식량은 떨어지고 혹독한 추위가 엄습하는 와중에 성내에서는 조선의 문신들이 척화파와 주화파로 갈라져 항복문서를 썼다가 찢었다가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미국 대통령과 보좌관들의 이야기를 그려 미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웨스트윙'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에는 미국 군인을 죽인 테러단체에 대한 보복을 두고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갑론을박하는 장면이 있었다, 보좌진들은 대통령에게 '적절한(혹은 비례적인, 균형적인) 대응'을 집행할 것을 주문한다, 테러행위에 대한 보복으로 몇 군데에 공습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적절한 대응'에 의문을 제기한다, 적절한 대응이란 관료들이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매너리즘에 빠진 행정행위일 뿐, 근본적인 치유는 될 수 없다고 통박한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적절하지 않은 대응'을 주문한다,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란 매우 '불균형적'인 '재앙'을 안겨주어 재발을 방지하자는 주문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건국 이래 최초로 대통령이 직접 전군지휘관회의를 주재한다고 한다, 회의의 주제가 천안함 사건이란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전군의 지휘관들을 도열 시켜놓은 앞에서 평양 폭격 명령을 하달하는 이명박의 모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윙에 나오는 대통령의 모습은 불행하게도 이명박의 모습은 아니다,


이명박이가 누누히 강조했던 '단호한 대처'는 무력 응징이 아니라 성명서 발표나 경제 봉쇄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의 대처는 그 동안 습관적으로 반복되어진, 매너리즘에 빠진 별로 단호하지 않은 대처이다, 그래서 전군지휘관회의 자체도 대통령 훈시나 하는 아침조회와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전군지휘관회의에는 대한민국의 손꼽는 무신들이 총집합한다, 그 동안 뉴스 화면에서 보던 얍삽하고 관념에 빠진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용맹과 비겁, 전진과 후퇴, 생과 사의 선명한 일도양단을 미덕으로 숭상하는 무신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전군지휘관회의를 기대한다, 천안함 사건을 가장 확실하고 단호하게 처리할 임무가 이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문신들이 망치면 무신들이 부흥을 시킨 나라이다, 국가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설 때마다 구세주처럼 무신들은 등장했다, 천안함 사건은 비겁하고 연약한 문신들이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겁쟁이 대통령과 겁쟁이 국민들의 반대를 이겨내고서 오로지 무신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


전군지휘관회의는 척화파 무신들과 주화파 대통령이 대결하는 '남한산성'이다, 병자호란의 남한산성에서 문약한 조선의 문신들 중에서도 항복문서를 찢는 선비가 있었다, 만약 내일 회의에서 대통령이 응징에 대한 언급을 않는다면 할복으로 항의하는 장수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 그것이 국가의 국격이고 국가의 기개다,


애굽에서 나온 모세는 40년을 광야에서 방황했다, 허약한 백성들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너기에는 백성들이 허약했고 가나안은 막강했다, 40년은 비겁의 세월이었고 담금질의 시간이었다, 공포를 이겨내고 비겁을 떨쳐내고 요단강을 건넌 것은 여호수와였다, 모세는 정치인이었고 여호수와는 무인이었다,


참전을 적극 꺼리던 미국은 잠수함 공격과 진주만 공습으로 두 번의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두 번의 전쟁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안방에서 벗어나 세계라는 무대에 눈을 뜨게 만든다, 그리고 전쟁은 세계평화의 파수꾼이라는 자긍심을 미국 국민들의 가슴에 심어주게 된다,


대한민국의 무신들은 내일 회의에서 벌어질 주화파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 다음에 그대들의 임무는 비겁과 오욕으로 점철되어진 대한민국의 비극을 끝장내는 것이다, 주저말고 요단강을 건너라, 언약의 궤를 메고 약속의 땅으로 가는 것은 국민들이 그대들에게 내린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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