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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은 정말로 무소유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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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3-16 17:03 조회28,1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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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스님은 정말로 무소유였나? 


법정스님이 돌아가셨다. 그의 영혼은 어디로 날아갔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의 이름은 구름 위로 승천하여 찬란히 빛나는 존재가 됐다. 무소유라는 언어를 창조해 아름다운 글 솜씨로 주로 여인들을 감동시키는 서정시를 썼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 가진 것이 없으면 얽매임에서 해방되고 훨훨 날듯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무소유 이론인 모양이다.


필자는 ‘움켜쥐고 있는 끈들을 놓으면 그만큼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인 것으로 알며 살아왔다. 골동품을 집안 가득 채운 부자는 행여 식모가 깨트릴까 도둑을 맞을까 걱정하여 집을 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사람이 골동품의 노예가 된 것이다. 예쁜 강아지나 예쁜 화초를 소유하고 있으면 집을 오래 비울 수가 없게 되고 많은 자유가 구속된다. 여기까지는 무소유 이론이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면 어디까지가 무소유이고 어디까지가 유소유인가? 강아지와 골동품과 화초는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집을 버리면 잘 곳이 없다. 무소유가 정말로 무소유가 아닌 것이다. 통장에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은 이 세상 것들이 다 자기 소유가 될 수 있다. 밖에서 활동을 하다가 구태여 먼 곳에 있는 집으로 갈 필요 없이 근처의 일류 호텔 스위트룸에서 자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법정 스님의 통장에는 돈이 아주 많았다고 한다. 이런 경우 무소유라는 것은 선동적인 언어의 유희일 뿐이다.


“번거로운 것들을 버리면 자유로워진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을 향유해서 얻는 ‘기쁨’과 ‘행복’도 ‘자유’로부터 얻는 행복에 못지않을 것이다. 결혼을 하면 자유 공간이 줄어든다. 그러나 결혼은 행복도 주고 시너지도 준다. 무소유도 행복을 주겠지만, 유소유도 행복을 주는 것이다. 다만 그 소유가 다다익선이라는 병적인 개념으로 치닫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법정 스님은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에 신경 쓰는 것이 번거로울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지 않고 시간이 남는 사람들에게는 취미생활이라는 것도 있다. 취미생활을 하려면 무소유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황야의 무법자도 외견상 무소유자다. 하지만 그는 어디를 가도 먹을 것이 있고, 잘 곳이 있다. 그렇다면 그는 무소유자인가? 그에게는 당대의 최고 수준으로 총을 잘 쏘는 능력이 있었다. 그 능력이 소멸되지 않고 살아있는 한, 그리고 그런 능력을 필요로 하는 시장이 있는 한, 그는 말 위에 주렁주렁 달고 다닐 필요가 없는 자유인이다.


외견상으로 본다면 황야의 무법자도 무소유자요, 노숙자도 무소유자요, 법정스님도 무소유자이다. 그러나 이 세 사람들은 엄연히 다르다. 황야의 무법자는 자기 능력으로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어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능력이 곧 소유인 것이다. 이런 소유는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노숙자들에는 그런 능력조차 없다. 이런 무소유는 아름다울 수도 없고, 자유로울 수도 없다. 돈이 없으면 자유공간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 법정 스님은 정말로 무소유자였으며, 어떤 종류의 무소유자였을까? 그는 글을 써서 사람을 매료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수십억원의 인세를 받았고, 신도들로부터 각종 보시금들을 받았다. 그가 다니는 곳에는 언제나 비서들이 있었고, 보시자들이 있었고, 자유자재로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호화여객선도 즐겼고, 지중해의 아름다움에 도취했었다고 도 한다. 이런 사람이 말하는 무소유라는 것은 거짓이요 무소유이론은 기존의 불교 가르침을 선동적인 용어로 포장한 것일 뿐이다. 


그가 말하는 무소유 이론은 가급적 물질에 얽매이지 말고 세상 유혹에 얽매이지 말고 과감히 단절해서 자유인으로서의 행복을 느끼며 깨끗하고 간소하게 살라는 조언일 것이다. 이 정도의 가르침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살아갈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세상 사람들은, 마치 김일성이 광장에 나타나면 북한 주민들이 발광들을 하듯이. 그렇게 병적으로 ‘무소유’이론에 환호하는 것일까? 


가장 없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오웅진 신부님과 꽃동네에서 피와 고름을 날마다 만지는 수녀님들은 세상에 많은 것을 봉사하고 있는 분들일 것이다. 진을 빼며 과학을 공부하여 국가과학에 기여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 많은 것을 기여하고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 나라의 운명을 위해 빨갱이들과 싸우는 사람들도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법정스님은 남들에게는 이렇다 베푼 것이 없으면서 자신만의 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 승려가 된 사람이다. 엄밀히 말해 남들의 노력과 남들의 재산으로 일생을 가장 편하고 가장 자유롭게 살다 간 무임승차자요 빚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간 뒤에도 그는 삼성병원에 6,200만원의 빚을 남기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에는 쏠림 현상이 병적으로 심각하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이론이 광신도들에 의해 각광을 받자 벼라 별 승려들이 마이크를 대고 무소유 이론을 강론하여 돈을 긁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8.000원짜리 법정의 ‘무소유’ 책 한 권 값이 시중에서 15만원에 거래되며 인터넷 경매에서는 10억원을 호가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아마도 법정스님이 호남출신이기에 호남출신들이 상대적으로 그의 책을 많이 샀을 것이고, 그의 절판 유언은 호남인들을 부자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들도 들린다. 


법정스님은 얼마나 무소유 적이었나? 어느 스님의 기고에 의하면 법정 스님은 김대중을 추종했고, 북한체제와 인권에 대해 침묵했으며, 박정희를 증오했고, 월맹공산주의와 싸운다는 이유로 파월장병들을 미워했고, 진보승려들의 배후 총사령관이었다고 한다. 1994년 4.10 승려대회는 서암 종정을 불신임 결의한 사건으로 1,500명  대중이 총무원 청사를 점령했던 말 많은 사건이었다 한다. 그런데 법정스님은 여기에 투쟁적으로 관여하여 자기 측 승려들에게 종권을 넘기는 결과를 자아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그의 무소유 이론은 속임수요 그의 무소유는 사실이 아닌 것이다.


한 가지 더 보탤 것이 있다. 법정스님 법정스님 하고 너무들 소란을 피우기에 필자는 법정스님이 굉장한 분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런데 TV에서 조명해주는 그의 말과 몸놀림과 얼굴을 보면서 많은 실망을 하게 되었다. 그의 얼굴과 표정과 몸짓에서는 고승의 무게감이 발산되지 않았고, 평화롭고 자애로운 기운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반면 그에 대한 인상은 한마디로 가시 같은 노인에 불과했다. 


법정스님의 이 무소유 이론은 천하의 거짓말쟁이 김대중에게도 영감을 주었던 모양이다. 아래는 1997년 10월 8일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기 직전에 관훈클럽"에서 행한 연설문이다. 


“이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 가족은 무재산 가족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저희는 이번에도 저희 자식들 재산까지 다 공개했는데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자식 뿐 아니라 형제의 재산까지도 공개를 하고 이렇게 해서 정말 무소유가 되겠습니다. 정말로 내 자식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가족은 무재산 가족이 될 것입니다. 돈은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됩니다. 이번에 영등포의 땅과 경기도 수원의 땅은 장애인을 위해 내놓았고요. 저희 집 현재 살고 있는 것도 가족회의에서 이미 내놓기로 결정이 나 있습니다. 여러분! 믿어 주세요. 저는 일생에 거짓말 한 일이 없습니다. 저는 거짓말한 일이 없어요. 이것은 약속을 못 지킨 것이지 거짓말 한 것은 아닙니다. 거짓말 한 것하고 약속했다가 못 지킨 것하고는 다릅니다."


김대중의 무소유는 “무재산 가족이 되겠습니다”라는 말로 표현됐고,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내 호주머니에는 먼지뿐일세”라는 말로 표현됐다. 무재산 가족이 되겠다는 김대중에게 어째서 사람들은 택시까지 팔아다 돈을 바치는 것이며, 무소유자가 되겠다는 법정에게 어째서 사람들은 굳이 돈을 갖다 바치는 것일까?


모두가 법정스님처럼 살면 이 나라는 누가 훔쳐갈 것이며, 대한민국에 사는 인류의 삶은 어찌 될 것인가? 법정스님은 유소유자가 세운 삼성병원에 마지막 몸을 의탁했다. 모두가 법정스님처럼 살면 그런 의학은 누가 발전시키는가? 법정님보다 더 위대한 사람들이 바로 과학자들이요 연구자들이요 이들에게 돈을 지원해주는 유소유자들인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론은 빨갱이 김대중의 무재산론과 함께 철저한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2010.3.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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