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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받는 학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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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2-26 16:28 조회24,4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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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대받는 학벌


노무현은 열등의식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친북좌익 활동에 인생을 묻었던 자들은 거의 다 열등의식의 소유자들이었다. 열등의식을 가진 사람이 혼자 산다는 것은 엄청난 고독이다. 이들은 그 고독을 타파하기 위해 조직 속에 들어갔다. 조직 속에서 위안을 느끼고 조직 속에서 존재가치를 느끼고 소영웅이 되었다. 그래서 분신자살의 용기도 자랐던 것이다.


노무현과 친북좌파들은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싶어 했다. 대부분의 동기는 잘난 사람, 많이 배운 사람, 화려하게 사는 부자들을 쓸어버리고 싶은 DNA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무현 때에는 인권위 같은 곳들에서 기업체들과 관공서들에 학력을 따지지 말고 사람이면 다 동등하게 대우하여 채용하라고 강요한 적도 있었다. 이 때 한국사회에서는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고, 박사 연구원들이 노무현이 채용한 이른바 듣보잡 장똘뱅이들에게 불려 다니며 수모를 겪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들 장똘뱅이들의 눈에는 학벌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대학에서 A학점을 따는 학생과 C,D 학점에 머무르는 학생은 분석 능력에 있어 천지차이다. 그런데 자기선전에 능한 사람들은 A학점의 소유자가 아니라 C, D학점의 소유자들이다. 우리 사회에는 못 배운 사람이 활개를 치고, C, D 학점 소유자들이 국가의 요직들을 장악하고 실력자들을 짓밟아 왔다. 이런 현상 중의 하나가 노무현의 반 학벌 드라이브였다. 학벌이 별로 없는 사람이 학벌 있는 사람들을 밑에 깔고 앉거나, 국정에 간여할 기회를 박탈한 채 국정을 농단해 온 것이 지난 10여 년 동안의 대한민국이었다.


학벌이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렇게 천대받고 배척당하면 국가는 어디로 갈 것인가? 미국은 연구소에 있는 똘똘이 학자들이 연구 해다 주는 정책과 시스템으로 국가를 경영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날이 갈수록 퇴화돼 가는 공무원들이 전문가들을 제치고 스스로 정책과 시스템을 만든다. 그래서 미국은 진화하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퇴화된다. 우리는 소 팔고 논 팔아 키운 자식을 미국에 보내 미국을 위해 충성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는 엘리트에 의해 경영되는 것이 아니라 선동에 능한 무식 똑똑이들이 포퓰리즘으로 농단당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품질관리의 대가요 통계학 박사인 데밍은 무식 똑똑이를 원주민에 비유했다. 학문적 이론(Academic Theory)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경험과 아무리 많은 역사책을 읽어도 사회를 진화시키지 못한다고 했다. 소니의 신화를 이룩한 아키오 모리타 회장은 경험을 많이 축적한 사람을 고용하지 않았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고정관념의 벽이 높은 사람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많이 안다는 것과 학문적 이론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필자가 만나 본 사람들 중에 가장 박학다식한 사람은 김대중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그런데 그가 세상을 진화시켰는가?


학위란 무엇인가? 전문 분야에 대한 논리개발능력을 훈련받았다는 자격증이다. 논리개발능력이란 무엇인가? 분석력이다. 연구의 본질은 무엇인가? 분석력을 가지고 현실을 진단하여 보다 나은 대안을 창조해내는 행위이다. 그래서 학문에도 차별이 있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학문이 수리공학적 분석력을 필요로 하는 학문분야들일 것이다. KAIST, 포항공대, 서울공대를 높이 평가하는 것도 그 출신들이 전문 분석력을 남다르게 길렀기 때문이다.


필자는 필자의 학벌에 대해 솔직히 성골의식을 가지고 있다. 학사는 이공계로, 석사는 인문계로, 박사는 다시 이공계로 했다. 인문계 학문은 시계를 넓혀주지만, 자연계 학문은 사물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분석능력을 길러준다. 박사 학위란 무엇인가? 자기 혼자서도 자기 분야를 창조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학위다. 그만큼의 분석능력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필자는 1981년부터 8년 동안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연구원의 기본 자격은 석사출신 이상에게만 주어졌다. 노무현의 잣대로는 있을 수 없는 기준이었다. 대학졸업자를 가지고는 당시의 연구소가 요구하는 분석력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필자는 당시 15명 단위의 팀을 이끌고 있었다. 필자는 필자의 팀을 반드시 서울공대 출신이나 KAIST 출신으로 제한했다. 채용할 연구원에 대해 4시간 이상 인터뷰를 했고, 인터뷰를 해보면 그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필자가 여러 해 동안 훈련시킨 연구원들만 가지면 분석 못할 대상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들과 함께 했던 연구가 율곡 13년에 대한 평가였다. 연구소에서 그 연구 과제를 맡겠다는 사람 아무도 없었다. 결국 그 큰 연구과제는 필자에게 떨어졌다. 산더미 같이 많은 2급 비밀 자료들을 내놓고 분석을 시작했다. 그 과제는 엄청난 태풍을 몰고 왔다. 그리고 필자는 그 태풍의 후폭풍으로 연구소를 나갔다. 필자와 헤어진 후 필자와 함께 했던 연구원들은 연구소에 실망하고 모두 다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학위들을 받았다. 학문이 별 것 아니라면 왜 이렇게 살을 깎는 초인적 극기를 감수하면서 외국에 가서 고생을 할까?


솔직히 필자는 12.12와 5.18에 대한 산더미 같은 수사기록을 분석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필자와 함께 연구소에서 일했던 부하들만 다시 끌어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한동안 한탄만 하고 있었다. 아무도 도와줄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10.26자료로부터 차곡차곡 읽으면서 자료를 정리해 갔다. 30년이 다 돼 가는 역사에 대해, 문서들만을 갖다 놓고 자료의 신빙성 하나하나를 따지고 누가 역사의 죄인인지를 분석해낸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도 하거니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필자는 초인적인 집착과 초인적인 분석력을 발휘한 것 같다. 필자에게 학문적 훈련과 연구소 경력이 없었다면 지금 내놓은 “수사기록으로 본 12.12와 5.18”과 같은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소에서 어느 과제에 대해 연구를 할 때는 반드시 그 분야의 최근 간행물, 즉 미국에서 발간된 학술간행물과 연구보고서 들을 먼저 조사한다. Literature Survey부터 하는 것이다. 연구하는 분야의 학문적 패러다임부터 파악을 하고 난 다음에 실무 현장에 나가 현실을 분석한다. 학문적 패러다임이 없이 현실진단부터 하면 그 진단은 현실 실무자들의 말들을 대변하는 인터뷰 수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문적 패러다임을 알아야 현실에서 발견된 문제들이 어느 패러다임에 속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필자가 기업에 대한 경영진단을 비교적 정화하게 할 수 있는 것도 필자가 학문적 패러다임을 비교적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수행한 수많은 전문 연구과제 중에 가장 힘들고 가장 어려웠던 것이 12.12와 5.18에 대한 분석이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필자는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책들을 조사했다. 이처럼 같은 역사를 연구하는 다른 사람들 역시 필자의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학문세계의 기본매너요 필수과정이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충돌역사의 어느 한쪽 당사자의 인터뷰 기록만을 가지고 그것이 12.12 역사라 확산시키고, 광주현장에 나갔던 기자의 눈에 북한특수군처럼 보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탈북자들의 증언은 거짓말이라 주장하고, 박선호 대령이 심수봉과 신재순에게 20만원씩 주어서 감시도 시키지 않고 그대로 보낸 것으로 보아 김재규의 총격은 욱 하는 성격 때문에 즉흥적으로 이루어 진 것이라 결론을 짓고. . . 이런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은 극히 안하무인적인 행위요 학문을 모르는 자의 천방지축이라 아니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그의 주장 하나하나 모두에 대해 “그게 아니라 이거다”하는 식으로 가르쳐 줄 수도 없었다. 12.12 및 5.18 등에 관한 한, 패러다임 차원에서 보면 그의 주장들은 연구와 분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주장이요, 그런 능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 그런 주장이었기 때문에 이 하나만 지적해주면 모든 결말이 단칼에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에게 학문이 무엇이라는 것과 학문세계의 예의와 기본 매너에 대해 더 알아보라 단호하게 충고를 했다. 역사연구는 학문적으로 접근돼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이것을 놓고 학벌차별을 했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필자는 일반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벌을 내세운 적이 없다. 일반 사회생활에서는 오히려 필자의 지혜가 학생들보다 많이 부족한 때가 있다. 생활지혜와 학문은 다른 것이다. 


필자는 가장 위험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생각의 폭이 좁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예전에 역사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다. 유인촌이 주연이었다. 열혈 애국청년이 당시 사회적 명사인 유인촌을 따르다가 유인촌이 취했던 한 가지 행동에 격분하여 총을 가지고 와서 유인촌을 쏘아버렸다. 그런데 그 유인촌은 애국청년의 숨은 아버지였다. 그리고 유인촌이 취했던 행동이 친일행위도 아니었다. 청년의 좁은 생각이 유인촌의 뜻을 알지 못하고 자기 나름대로 친일행위로 단정했던 것이다. 그 청년은 가슴으로만 애국을 했고, 머리가 부족했던 것이다. 우리사회, 우리 주위에는 이런 애국자들이 얼마나 될까?


최근 필자의 ‘영구분단 통일론’을 문제 삼아 연일 필자와 맞먹자며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책은 필자가 한창 사회적으로 이름을 떨칠 때인 1996년에 쓴 책이다. 55세 때 쓴 것이지만 지금 읽어도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부끄럽게 썼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책은 당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일요일 KBS1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됐으며, 수많은 언론에서 서평을 해주었고,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한 책이다.


본 홈페이지‘통일’ 난에 책의 전 내용을 다 게시해 놓았지만, 그 글들을 모두 읽은 사람은 극소수인 듯하다.“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 이 책 한권을 모두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영구분단에 대해 시비를 하거나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비판의 글을 보면 글쓴이가 필자의 글들을 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영구분단과 통일은 정반대인데 이 무슨 해괴한 제목이냐?”“흡수통일을 해야지 무슨 놈의 영구분단이야”이렇게 생각하면서 필자를 비난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학문계의 에티켓을 모르고 짓밟는 사람에게 학문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따끔하게 주의를 준 것을 놓고 학벌주의자라며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 시스템클럽은 신사고를 나누는 곳이고, 서로가 서로로부터 배우는 학습의 공간으로 만들어 진 곳이다. 앞으로 학벌이 숨을 쉬고 존경받는 사회가 되고, 엘리트가 국가를 경영하는 그 날이 오기를 염원하면서!


2009.12.26.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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