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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국회, 차라리 없앴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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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2-03 18:43 조회26,1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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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눈치 보며 우왕좌왕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이 눈치를 본다며 현대기아차그룹이 12월 3일에 경총 탈퇴선언을 했다 한다. 30여 년간 소속돼 있던 경총에서 탈퇴까지 고려하게 된 것은 경총이 최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 한다. 경총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노사 관계만을 특별히 담당하는 조직으로 지금까지 노사 관계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현대기아그룹은 정부의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총은 노사관계의 안정이라는 본연의 목적보다는 경총의 정치적 입장만을 내세우며 존재 목적에 역행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경총은 2006년에도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의 시행과 관련해 3년간의 추가 유예를 결정해 노사관계의 발전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이런 자세를 반복하고 있다 한다.


경총은 지난달 말까지 열린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전임자급여지급 금지와 관련해 내년부터 전면 금지를 주장하다가 한국노총의 대국민선언 이후 4자회의에서 조합원 5천명 이하 사업장은 이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경총이 주장하는 대로 종업원 1만 명이상 또는 5천 명이상의 큰 사업장만 먼저 시행한다면 이들 사업장은 노조의 타깃이 되어 노사관계가 더욱 악화될 뿐 아니라 전국 노사관계의 파행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주장한다. 규모가 큰 기업체부터 노조에게 먼저 당해보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대규모 사업장들 대부분이 산하 중소 부품업체와 연계돼 있다. 그런데 내년부터 주력사업장(원청업체)만 전임자 급여를 받지 못하게 하고, 하청업체(협력업체)들은 전임자 급여를 지급하게 되면 원청업체 노조들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다. 하청업체 노조전임자들은 전임자급여를 지급받고. 원청업체 노조는 이를 지급받지 못한다면 원청업체 노조들의 기분이 얼마나 상하겠는가? 참으로 한심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경총은 또 복수노조 허용문제를 놓고도 우왕좌왕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양이다.


한나라당은 더 한심하다. 한나라당은 정부안과는 달리 복수노조를 당초 예정보다 3년 늦춰 2013년부터 허용하고, 노조원 1만 명이상인 대기업부터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마련해 놓고 오는 1월7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한 후 8일 최종안을 확정, 발의한다고 한다. 


경총이 우왕좌왕 하는 것은 바로 한나라당의 이런 형편없는 논리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보 같고 게으른 국회,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 시행하려면 내년부터 즉시 실시하고, 큰 업체, 작은 업체 차별 없이 모두가 실시해야 한다. 법을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되는 것인지 국회의원들에 묻고 싶다. 


2009.12.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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