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서 마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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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1-07-12 00:38 조회2,64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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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서 마음
하늘은 나에게
고단이라는 이름의 날개를 달아주셨다
어려서부터
내게 달린 어린 날개에는
쉴 새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단서가 있었다
지쳐서 멈추면
생명과 미래가 상처받고
날개짓 계속하면
자주 지친다
쉬고 싶지만
그런 자유 내게 없다
밝아도
어두워도
바람 세차도
눈보라 휘몰아쳐도
내 날개에는 자비가 없다
피곤하면 쉬고
잠 오면 베개 베는 것이
인생에 주어진 권리이건만
나는 늘 컴 앞에 있어야 하고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 가야 한다
그 사이를 오가며
쉴 새 없이 날개짓 하지만
나는 늘 제자리다
낭떠러지에서 영원히
바위를 올려야 한다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처럼
하늘님은 내게
답변서를 영원히 쓰라는
형벌을 내리셨다
쓰고 또 썼지만
나는 늘 원점에 있다
홀로 나는 외기러기
사랑도 비켜가고
낭만도 비켜가고
모든 행운이 비켜가는
검음 만의 공간
언제까지 그리고
어떤 날 올 때까지
날아야 하나
2021.7.1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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