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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투사의 절규(한영탁 전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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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5-02-13 08:59 조회9,6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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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한 투사의 절규

(한영탁 전 세계일보 주필의 수필집)

 

G*가 자작 시집 한 권을 보내왔다. 사랑의 엘레지란 서정적인 타이틀을 달고 있다. 나는 그가 시인으로 등단하지 않았고, 시를 쓰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뜻밖이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가자 그가 겪어온 울분과 아픔이 내 가슴에 조수처럼 밀려왔다. 그건 시가 아니었다. 지난 20여 년간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오로지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진실을 찾기 위해서 처절하게 싸워온, 원군 없는 고독한 싸움의 처절한 절규였다.

 

그는 이 땅 민주화 투쟁의 꽃으로 미화된 광주5.18’의 가려진 진상을 밝히기 위해 온몸을 바친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범접하지 못하게 우뚝한 민주화라는 성역에 대한 무엄한 도전이었다. 그는 시집의 프롤로그에서 토로한다.

 

"제가 찾아낸 5.18의 진실은/ 순수한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북한이 저지른 게릴라전이었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5 18세력이 국가 위에/ 그리고 국민 위에/ 군림하였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제가 찾아낸 진실은/ 천동설을 지동설로 바꾸는 충격이었고/ 온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5.18 군림세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습니다/ 5:18 수호세력으로부터/ 여러 차례/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200여 건의 소나기 소송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과 80범이 되었습니다/ 손해배상금 24천만 원을 강탈당했습니다/ 온 언론이/ 저를 마녀사냥했습니다/ 동네북이 되었습니다

 

"나는 품위를/ 인간의 최고 가치로/ 우아함과 절제를/ 최고의 미덕이라 생각하고/ 인생 하루하루를/ 절대자와 결산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종교적 가치로/ 생각해 왔습니다. 양심을 지키고./ 열심히 연구하여/ 사회를 계몽해 왔습니다/ 그중 오직 하나 5.18에 대한 제 연구 결과가/ 군림 세력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혼자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G와 나의 인연은 실로 작은 계기로 맺어진 것이었다. 신문사에서 막 편집국 특집부 데스크를 맡아 자리를 옮겼을 때다. 폐기할 문서들을 넣는 서류 소쿠리에 개봉하지도 않고 버린 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열어보니 군사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들어있었다. 필자는 전역 육군대령이었다. 논리 정연하고 당당한 비판적 시각의 글이었다. 군의 올바른 발전을 위환 충언으로 오피니언(opinion)란에 실을 만했다. 옆에서 보던 차장이 불쑥 한마디 던졌다. "그 친구 또라이예요, 그냥 버리세요" 차장은 얼마 전까지, 다른 신문의 국방부 출입기자를 하여 군부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투고자가 국방부에서 엉뚱한 제언과 주장을 자주 하는 바람에 또라이 취급을 받아 결국 군복을 벗은 인물이라 투고를 그냥 버렸다고 했다. 나는 그의 글을 오피니언 란에 싣고, 그를 만나 보았다.

 

그는 장교 출신이라고 보기엔 키가 작은 편이었다. 그러나 월남 전의 야전에서 다져진 다부진 몸매에 눈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몸가짐이 겸손하고 차분한 목소리에다 말이 조리 있었다. 그는 방만한 규모의 우리 군을 과학화, 전문화하여 질적인 정예군으로 바꾸는 일과 육해공 3군의 사관학교와 각종 병과 교육기관을 통합 운영하는 것 등이 시급하다는 논지로 쓴 원고의 사본 몇 점을 보여 주었다.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70만 경영체 한국군 어디로 가야 하나란 단행본 원고의 일부라고 했다. 나는 그의 글을 검토한 후 그를 객원 컬럼니스트로 삼아 가끔 그의 글을 신문에 실었다.

 

자주 만나 사귀어 보니 그가 걸어온 길이 놀라운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 네 살 아래인 그는 육사22기를 나와 임관 직후 두 차례 파월하여, 포병 관측, 작전 장교를 거쳐 포대장에 승진하며 4년간 야전을 체험했다. 그리고 소령과 중령 때 두 차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 해군대학원 NPS에 유학, 4년 만에 수학과 경영학 석사와 시스템공학 박사 학위를 딴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그 짧은 수학 기간에 세상에 없던 수학 공식(fomula) 두 개와 정리(theorem) 여섯 개, 알고리즘 한 개를 창조하는 수학적 업적도 이뤄냈다. 가히 천재적이었다. 귀국해서는 국방부의 '컴퓨터에 의한 기획, 계획, 예산제도(PPBS) 도입요원, 국방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대령으로 예편되었다고 했다. 그는 국군 역사상 최초로 예산개혁과 물자관리제도 개혁을 선도하고 대령으로 예편되었다. 나는 그가 예편 후 2년간 모교인 미 해군대학원에서 2년간의 교수직을 지내다 귀국한 직후에 그를 만난 셈이었다.

 

얼마 후 나는 편집국에서 한국 최초로 통일북한부 신설 작업을 맡아 데스크가 되었다. 통일북한부는 국방부 취재도 담당하고 있었다. 마침 그 무렵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을 앞두고, 미국의 F-16기와 F/A-18기 중 어느 기종을 선택하느냐로 의견이 분분했다. 전투기 제작사들의 로비활동도 치열했다. 수요자인 공군은 F/A-18을 선택하여 청와대 안보보좌관을 거쳐 대통령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었다. GF/A18이 미 해군 함재기용으로 개발되어 성능은 F-16과 비슷하지만 함재기의 특성상 제조비가 월등히 비싸 엄청난 예산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는 회사 편집이사의 허락을 받고 창사 이래 가장 야심적으로 한국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연재 기획물을 준비했다. 당장 현안인 차세대 전투기 도입 문제를 비롯한 국방 운영 전반에 걸쳐, G를 통해 시스템공학적으로 분석해 본다는 착상이었다. G1주에 1회 신문 한 페이지 전면에 걸친 분석연구를 30회 연재할 것에 동의했다.

 

차세대 전투기 선정 문제를 맨 먼저 다루면서 시작된 한국군' 연재가 시작되자 국방부, 정보부, 공군, 국회 등에서 다투어 읽고 찬반의 의견들을 쏟아냈다. 군과 국방 문제를 적나라하게 분석하는 기사에 박수를 보내주는 독자들도 많았지만, 군에 지나치게 비판적인 글이 국방과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며 즉각 연재를 중단하라는 외압도 높았다. 그러나 나와 G는 굽힘없이 시리즈를 밀고 나갔다. 하지만 외압이 너무 거세져 신문사 최고 경영진이 손을 드는 바람에 시리즈는 16회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가 불러온 여론에 힘입어 F-16이 차세대 전투기로 최종 선정되어, 오늘날까지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쓰이고 있다.

 

이 시리즈가 나간 뒤 군사평론가, 경영분석가로서 G의 성가가 치솟아서 여러 신문이 다투어 그의 칼럼을 청하고, 방송의 출연요청도 쏟아졌다. 대기업과 전국의 지자체들은 그의 시스템공학적 관리, 경영 강연을 요청하게 되었다. 심지어 대선을 앞둔 김대중 씨도 G를 신뢰하여 3백여 명의 명사를 이끌고 북경에 가서 개최한 세미나에 그를 발제 연사로 내세울 정도였다. 이때 나는 김대중 씨의 지나치게 친북적으로 기운 접근과 통일 방안의 문제점을 들어 G에게 경계를 당부했다. 김대중 씨는 대통령에 당선되자 G에게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제의했다. 그러나 G는 정치에 뛰어들 의향이 없다며 사양했다. 그러자 정보통신부 장관직을 제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대통령이 G를 곁에 두려고 하자, 그의 가신들이 G를 견제하고, 나중에는 전국 최고 인기 강연자로 꼽히던 G가 지자체, 기업 등에 강연을 하지 못하게 방해했다.

 

G는 광주 518 신화의 진실을 캐기 위해 소형 화물차 몇 대에 실릴 분량의 관계 재판 기록을 복사해 와서 12년간 분석한 후, 북한 특수군 600명이 잠입, 분탕을 친 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그 어렵다는 미 해군대학원에서 4년 만에 석사 학위 둘, 박사 학위 하나를 딴 천재적 수학자이자 시스템 공학 박사 G가 심혈을 쏟아 철저히 분석하여 내린 결론을 신뢰하게 되었다. 부분적인 이견이 있었지만, 북한 특수군의 개입은 대체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전국에는 그의 분석과 판단을 존중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 그의 판단이 전적으로 옳았는지 여부는, 먼 훗날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달성되어 북한의 비밀 문서고가 열릴 때가 되어야 밝혀질 것이다. 광주 신화가 허구였다는 사실은 현재 7천 여명에 가깝게 늘어난 광주 유공자 명단과 그들의 공적조서만 공개되어도 드러날 수 있다. 공을 세운 사람들의 공적을 공개하지 못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숨기고 싶은 게 많아서가 아닐까. 광주 유공자들은 국군 전사자를 수백 배 뛰어넘는 보상금과 자녀에게까지 상속되는 상상을 초월한 각종 특혜를 누린다. 그런데 그런 유공자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모든 업무는 멀쩡한 국가보훈처를 두고 일개 지자체인 광주시 소관 아래 있다. 형평의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

 

한 장의 투고가 인연을 맺어준 내 친구이자 형제 같은 G가 너무 애처롭다. 지난 20년간 자유민주주의 한국을 지키기 위한 고독한 투쟁을 벌이면서도 오히려 잇단 체포, 재판, 투옥에 시달려 지친 그는 절규한다.

 

하늘에 여쭙니다/ 내가 달라고 한 게 있었나요/ 오래 살게 해달라 했나요/ 돈 많이 달라 했나요/ 제게 욕심 있었나요/ 욕심 없게 만들어 주셨잖아요/ 근데 왜 제게 이토록 가혹하신 건가요/ 이젠 뭘 많아 주셔도/ 전 이미 가을나비입니다' 내 가슴 깊은 밑바닥에는/ 분노와 인고와 체념이 범벅된 뜨거운 용암이/ 소리 없이 흐른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는 그날/ 그대들이 흘려주는 뜨거운 눈물이/ 넘치고 넘쳐/ 이 응축된 용암 녹여내/ 붉게 오염된 나라 씻어 주기를

 

시스템공학 연구소 지만원 박사. 그는 이 글이 쓰인 직후, 2023116일 광주 사태 북한군 개입설로 또다시 2년 형을 받고 81세의 나이에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한영탁 수필집 손자와의 대화’ 137-144(2023.6.30.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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