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댐에 얽힌 구수한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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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5-07-27 23:02 조회27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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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에 얽힌 구수한 이야기 (1)
프롤로그
이 글은 제가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만원A가 지만원B에게 이야기 하는 글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처음 시작해보는 사랑방 스타일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저와 나누는 이야기는 [나를 위한 위로곡]에서 첫 선을 보였고, 역사를 구수하게 써보는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이 글입니다. 관심 가져 주시면 행복하겠습니다.
1980년의 살인적 물가
1980년 8월 27일, 전두환 장군이 제11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말기에는 한국경제가 IMF 직전 상태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너도나도 모두가 파산직전에 이른 경제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도매물가 상승률이 44.2%나 되었습니다. 자고나면 물가가 오르니 돈 있는 사람은 모두가 사재기를 했습니다. 새재기를 하면 저축은 없고, 상품이 바닥나서 물가는 더 치솟았습니다. 물가는 고삐 풀린 망아지였습니다. 물가를 잡은 전두환 대통령의 지혜와 성공 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있고 놀랍지만 너무 깁니다.
철없는 대통령
1980년 초의 한국경제는 파산 직전, 아니 IMF 직전에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깁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전두환 장군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철없는 아이처럼 88올림픽을 유치하겠다 설쳐댔습니다. 상대는 일본의 나고야였습니다. “뭐라고? 일본 나고야와 서울을 겨룬다고?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네~” 각료들도 국민들도 모두다 대통령을 철없이 나뛴다고 수군거렸습니다. 일본을 이길 수도 없거니와 도대체 무슨 돈으로 올림픽을 치르느냐는 데 대한 걱정들이었습니다. 더러는 전두환을 석두라 했습니다. 더러는 육사생도 시절에 축구선수를 했기 때문에 운동밖에 모른다고 수근댔습니다.
서울과 나고야와의 전쟁
정주영 회장도 독일의 바덴바덴에 가서 뛰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세계가 놀란 기적이었습니다. 1981년 9월 30일, 서울시각 11시 45분, 온 세계가 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그 시각에 세계올림픽 위원장 사마란치가 뜻밖의 엉뚱한 발표를 하였습니다. “서울 52표, 나고야 27표. 88올림픽은 서울로 지정되었다” 세계인들이 하나 같이 다 귀를 의심하였습니다. 이 낭보는 쿠데타에 버금가는 이변중의 이변이었습니다.
엉뚱한 대통령
그런데! 한국에는 올림픽을 위한 시설도 없었고, 돈도 없었습니다. 각료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얼굴은 어린 아이처럼 태연했습니다. 그가 올림픽을 서울로 유치한 데에는 또 다른 엉뚱한 배짱이 있었습니다. 1981년 1월 20일,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을 누구보다 더 빨리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인의 장막 때문에 레이건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초대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베시 대장을 통해 레이건 대통령을 세계의 모든 지도자들 중 가장 먼저 만나는 데 성공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을 녹인 뱃짱
1981년 1월 28일, 레이건이 취임한지 8일째 되는 날 전두환 대통령은 공식 수행원 11명, 비공식 수행원 15명을 태우고 미국으로 날아갔습니다. 2월 2일 오전, 60분 동안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대통령을 엉뚱한 어린이 정도로 인식했던 각료들과 수행원들이 긴장했습니다. ‘대통령이 또 철없이 무슨 말을 하려나~“
“존경하는 레이건 대통령 각하, 저는 오늘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각하를 만나러 왔습니다. 하나는 각하께서 미연방합중국대통령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각하를 도와드리려고 왔습니다.”
‘뭐라고? 한국은 미국에 늘 손만 벌리던 나라 아니야? 도대체 전두환이 레이건 대통령 한테 무슨 도움을 준다는 것이야?’ 이 말은 미국의 참모들에게도 한국의 참모들에게도 다 같이 내재해 있었습니다. 한국측 수행원들의 가슴이 타들어갔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국가망신 시키는 거 아냐?’
“각하, 매우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캘리포니아의 연간 GNP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모두에게 참으로 엉뚱한 질문이었습니다. 서로가 얼굴을 쳐다만 본 뿐 이를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가 조사해본 결과로는 800억 달러입니다. 그럼 대한민국의 연간 GNP가 얼마인지 혹시 아십니까?”
이 또한 아는 사람이 그 자리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에 모두가 놀랐습니다. ‘한강의 기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한민국의 연간 GNP가 캘리포니아주보다 적다고?’ 미국의 관료도 놀랬고, 한국의 각료들도 놀랬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전두환 대통령 한테서 또 무슨 말이 나오려나 촉각을 세웠습니다.
“레이건 대통령 각하, 대한민국은 600억 달러의 GNP에서 매년 6%를 잘라내 무조건 국방비에 투입합니다. 그 돈으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공산주의 국가들과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국방비 출혈로 인해 지금 대한민국은 IMF 직전 상태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런 안보의 혜택을 무임승차로 입고 있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의 GNP는 1조 1,600억 달러, 대한민국 훼의 20배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겨우 GNP의 0.09%만 떼어내 국방비로 쓰고 있습니다. 이는 부도덕한 무임승차입니다. 대한민국은 공산주의와 싸워야 할 숙명을 안고 있으며 대한민국 국민은 이를 신념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하, 미합중국의 달러를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의 돈을 주십시오. 그러면 그 일본 돈으로 미국으로부터 탱크와 전투기를 사서 공산주의와 더 강렬하게 싸우겠습니다.”
이 말이 너무 엉뚱하고 너무 신선해서 장내에는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레이건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얼마를 드리면 되겠습니까?”
“일본을 무임승차자로 일깨워 주신다면 액수는 일본 수상과 실무적으로 해결하겠습니다.”
(계속)
2025.7.2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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