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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영 |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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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3:59 조회11,7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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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책



23. 환경정책

겉으로 나타나 있는 외형만을 보면 한국의 환경이 파괴될 리 없다. 첫째, 국민의 대부분이 환경을 중요시한다. 둘째, 정부기구에 환경부가 따로 있다. 셋째, 민간 환경운동 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의 환경은 위험수위를 이미 초과했다. 많은 국민들이 환경문제 때문에 건강을 해쳤고, 그래서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환경에 어느 외국인이 관광하러 올 것이며, 어느 외국 기술업체들이 들어와 생활하려 할 것인가.

환경부는 인허가 권을 가지고 도장 값 받기에 여념 없다. 그 대표적인 수단이 ‘환경영향평가’이다. 시설을 건설하는 업자가 ‘환경영향 평가’에서 호의적인 결론을 얻어내려면 상당한 도장 값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정부와 맞서 싸우고 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환경부가 왜 국민과 맞서 싸워야 하는가?

국민의 환경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환경 단체들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만으로는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 한탄강 상류의 오염사례를 보자.

염색업종은 폐수배출 업체다. 어느 날 염색공장 하나가 한탄강 상류에 들어섰다. 폐수량이 한탄강 수량에 비해 매우 적었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에 합격했다. 일단 한 개의 공장이 들어서자 수십 개의 염색공장이 줄줄이 들어섰다. 강물이 검게 변했다. 주민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당황한 정부는 염색업 협회에 공동 폐수처리장 설치를 종용했다. 협회로서는 수익사업이 저절로 굴러온 것이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관이 폐수처리장으로 연결됐다. 폐수관에 설치된 계량기에 따라 폐수 처리비를 협회에 지불했다. 얼마 후 일부 업체들이 비밀통로를 만들어 폐수의 일부를 몰래 방류했다. 방류된 수량만큼 돈을 적게 냈다.

이를 눈치 챈 협회에도 커닝 정신이 발동했다. 폐수처리 장비를 가동하지 않고 받아놓은 폐수를 방류했다. 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고스란히 남았다. 이를 눈치 챈 공장들이 협회를 불신했다. 모든 공장이 폐수를 직접 강으로 방류했다. 결국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는 또다시 주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이어서 주민과 업체들 간의 술래잡기가 시작됐다.

이 문제는 수백 명의 공무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인 감시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시스템은 성악설을 전제로 해서 짜야 한다.’ 그리고 ‘모든 관련자들은 속임수에 천재적’이라는 사실도 가정되어야 한다.

취수량과 폐수량을 계량기로 측정하되 사람이 계량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컴퓨터로 연결시켜야 한다. 그러면 어떤 업체는 지하수를 사용하고 그만큼의 폐수를 비밀통로로 방류하려 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수량과 생산량이 비교되어야 한다. 생산량 측정은 자동화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신 전기량을 측정한다. 생산량은 전기 사용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수량, 폐수량, 전기 사용량이 자동적으로 컴퓨터에 연결되도록 해서 이들 간의 상관관계 분석에 의해 단서를 잡아내야 한다.

폐수의 농도를 자동 측정하여 컴퓨터에 연결시켜 농도환산 작업을 통해 업체에 처리비를 부과해야 한다. 취수량과 폐수량을 운반하는 파이프에 봉인수단을 설치해야 한다. 수치조작을 예방하기 위해 매 1분 단위로 컴퓨터로 보내지게 해야 한다. 자료들의 시계열(時系列) 행태가 단서를 잡는 데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처리시설 배출구에 오염도 측정기를 달고 그 밑에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를 기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인간적 개입이 전혀 필요치 않은 무인 시스템이다.

컴퓨터에 의해 처리된 자료는 지방정부, 환경부, 민간 환경단체, 감사원에 1일 단위로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공대 산업공학과 대학원생 3~5명이 한 달 이내에 작성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것이다.

수치간의 상관관계와 시계열(時系列) 행태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는 이미 SPSS라는 상용 통계분석 패키지에 마련되어 있다. 이는 모든 PC에 깔려 있다. 단 한 대의 PC만 가지면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을 공무원 손으로만 해결하려니 문제만 누적되고 공무원 수만 늘어나고 악성 먹이사슬만 형성된 것이다.

이는 수천, 수만 명의 양심적인 공무원이 동원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식개혁으로 달성될(이룰)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철저한 근무자세를 가졌다 해서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계몽운동으로도 해결하지 못한다. 오직 과학적인 지식이 동원된 시스템만이 해결할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업체가 처음으로 그 지역에 염색공장을 지으려고 민원을 제출했을 때, 지방정부는 그 지역을 염색공장 지대로 설정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고를 통해 다른 희망업체를 찾아내야 한다. 그에 따라 폐수처리시설의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그 다음 폐수처리 시스템을 용역사업으로 설치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폐수처리 시스템은 환경부가 개발해서 표준화시켜야 한다. 그러면 공단이 설치될 때마다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똑같은 투자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외딴 집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완전무결한 오⋅폐수처리 시스템을 혼자서 부담할 수 있는 재력을 가져야만 한다. 오⋅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사람은 일생을 통해서도 갚지 못할 만큼의 벌금을 부과하든지 일생을 포기할 만큼의 엄청난 형량을 지워야 한다. 법이 아무리 엄해도 범인을 잡을 수 없으면 무의미하다.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리는 사람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벌금의 10%에 상당하는 상금을 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 전체가 환경을 감시할 수 있다. 이 정도의 각오가 없다면 환경을 보호할 의지도 없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산업 육성이다. 환경산업을 육성하려면 수요가 많아야 한다. 지금처럼 환경을 방치하면 환경산업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지 못한다. 환경산업이 육성되지 못하는 한, 쓰레기 소각장을 비롯한 환경시설도 불량품 신세를 면치 못한다.

더러는 영세업체가 그 많은 환경비용을 부담하면 망하지 않겠느냐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는 의식 문제다. 진국 업체들은 정정당당하게 환경비용을 부담하면서 사업을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해야 하는가?

누구는 환경비를 물고, 누구는 물지 않도록 한다면 누가 환경비를 물고 싶어 하겠는가. 100% 엄격하지 않으면 100%의 환경이 방치된다. 지방마다 들어서는 환경시설에 대한 주민 불안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시설의 신뢰성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환경시설이 불신 받지 않으려면 환경부는 환경시설에 대한 가장 강력한 스펙을 제정하고 품질보장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누가 믿을 수 없는 환경시설을 자기 동네에 수용하고 싶어 하겠는가. 이를 집단이기주의라고 비난하는 바로 그 사람도 불신 받는 환경시설이라면 자기 집 옆에 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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