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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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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8:02 조회12,8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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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이유

우리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무엇이 잘못됐느냐를 따지려 하지 않고 누가 잘못했느냐를 따지려 한다. 처벌 대상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피의자들은 제물이 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은닉하고 변명하려 한다. 잘못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가장 요긴한 사람은 바로 잘못을 저지른 장본인이다. 그런데 그가 처벌받지 않으려고 은닉하는데 무슨 수로 진실이 밝혀지겠는가?

IBM에 초대 회장은 왙슨이었다. 1940년대 초반. 중역중의 한 사람이 회사에 천만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 그는 얼굴을 들 수 없어 회장에게 사표를 우송했다. 회장이 그를 불렀다. "자네, 내가 바보인줄 아나? 나는 자네에게 천만 달러나 투자했네. 자네가 그냥 나가고 다른 사람이 자네를 대신하면, 그 역시 똑같은 잘못을 범할 것이 아닌가? 그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네가 아닌가? 분석가들을 투입할테니 잘못의 원인을 찾아내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선진국민은 그 문제가 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교훈을 추출해내고, 다시는 유사한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사구시적 대책을 마련한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문제를 발굴하기는 커녕 스스로 솟아난 문제들도 은닉하기에 바쁘다. 문제가 노출되면 해당 간부가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도, 정부도, 군대도 문제를 은닉하기에 바쁘다.

도요타 자동차는 과학화에 있어 세계 최고의 회사다. 4만명의 사원들로부터 매년 300만개의 문제가 발굴된다. 그러나 한국의 유사 규모의 업체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도요타가 한국기업만 못해서 매년 그렇게 많은 문제가 발굴되는가? 문제는 문제가 없는 한국기업에 있다.

넓은 대지, 방대한 설비, 그런 것들은 불안전한 자산에 불과하다. 가장 안전한 자산은 바로 핵심역량을 가진 팀조직이다. 능력 없는 자식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면 그 재산은 곧 날아간다. 그러나 능력 있는 자식은 재산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난다.

재산이냐 능력이냐, 이에 대한 선택은 기업과 정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는 빚을 진 은행과 기업에게 돈을 대줬다. 은행과 기업의 핵심역량이 길러지지 않는 한, 정부가 대준 돈은 곧 날아가 버린다. 핵심역량을 키우려면 문제발굴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런 능력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분위기가 조성되고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최근 우리는 많은 사고를 당했다. 그때마다 대통령은 사람만 잘랐다. 검찰이 쪼르르 나서서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를 찾아내려 했다. 그래서 근본원인 조차 밝혀내지 못했다. 사고와 환란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투입돼야 할 집단은 두뇌집단이지 검찰이나 감사원 같은 데가 아니다. 여러 전문분야에 산재한 제갈공명들을 모아 하나의 팀을 만들어야만 환란의 원인이 제대로 진단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4천만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사람은 없어보인다. 리더들은 왜 무능할까? 배울줄 모르기 때문이다. 학교는 다 다녔다. 그러나 학교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곳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일 뿐이다. 각자는 그 방법을 가지고 사회에 나와 스스로 배워야 한다.

무엇으로부터 배우는가? 역사와 현실로부터 배운다. 첫째, 문제를 발굴해내고, 둘째, 다시는 똑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내려는 노력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 리더들은 이런 과학적인 생활을 해오지 못했다. 그래서 소리만 요란하다

가장 훌륭한 학습자료는 현실문제다. 가장 훌륭한 교사도 바로 현실문제다. 그래서 선진국 사람들은 문제를 발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는 문제를 은닉하려고 노력한다. 가장 훌륭한 학습자료, 가장 훌륭한 교사를 땅속에 묻으려는 민족에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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