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통일은 물속의 그림자다. 잡으려 하면 없어지고 놓아두면 가까이 온다.
우리세대에 평화통일은 없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통일은 남북한 주민이 한 사람의 태통령을 뽑는 정치적 통일이다. 공산 체제를 배격하고 민주 체제를 수용하는 1체제-1국가식 흡수 통일인 것이다. 이러한 통일이 우리 세대에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상대방 체제를 전복하려는 통일은 이미 평화 통일이 아니라 흡수 통일이며, 따라서 이는 상대방의 엄청난 반발심을 유발한다. 상대방의 반발심을 유발하는 일방적인 통일방안은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다.
설사 공존공영 방식의 공정한 통일을 지향한다 해도 평화통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평화통일은 오랜 동안의 개방과 신뢰를 전제로 하며, 개방은 김정일 체제에 치명적인 독약이기 때문이다. 개방이 안 되는데 어떻게 신뢰가 생기며, 신뢰가 없는데 어떻게 평화적으로 통일을 합의해 내겠는가. 따라서 김정일 체제가 존재하는 한 북한은 절대로 평화통일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김정일 체제가 물러나고 북한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서 완전 개방을 추진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평화 통일은 어렵다. 평화 통일은 정치 집단간의 협상에 의해 이뤄진다. 정치집단이란 무엇인가?
남한의 정치 무대를 보자. 지난 수십 년 간 한솥밥을 먹고 있는 남한 내의 여당과 야당 사이에도 불꽃 튀는 긴장과 불신이 이어져 왔다. 생사고락을 같이한 정치적 전우들에게도 정치적 숙청이 가해지고 있다. 어느 한 정치 집단이 다른 정치 집단들을 이용해 놓고 용도가 폐기되면 숙청해 버리는 토사구팽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도 줄줄이 비인격적인 방법으로 숙청되고 있다. 이러한 비인격적인 방법은 전쟁 적대국 장교들에게도 취할 수 없는 행위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정치보복인가. 과거청산을 바래오던 국민들 조차도 이제는 럭비 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집권자의 칼날을 더 무서워 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우방들도 남한의 정치보복을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의리도 약속도 통하지 않는 남한의 정치형태를 바라보면서 북한의 어느 누가 남한 정권을 상대로 정치적 협상을 시도하겠는가. 북한의 어느 누가, 동독이 서독에 했던 것처럼, 북한의 통치권을 갖다 바치겠는가. 따라서 설사 북한에 개방세력이 탄생한다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식의 평화통일은 있을수 없다.
남한의 집권당과 야당들 사이에 전개되는 정치적 긴장이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과 심리적 불안감만으로도 남한 사회는 이미 허탈상태에 빠져있다. 하물며 남북한 정치 집단들간의 이전 투구가 시작된다면 어떻게 될까. 차라리 통일을 포기하는 편이 백번 나을 것이다. 통일을 협상해 내기는커녕 한반도는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남한 정치 집단 역시 북한 정치 집단을 극도로 불신할 수 밖에 없다. 남한의 그 누구도 북한의 정치 집단을 신뢰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제의를 해 오면 거기에 어떤 복선이 깔려 있는지부터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1993년5월25일 북한의 강성산 부총리가 ‘ 통일 사업 전담 부총리급 특사 교환’을 제의해 왔다. 이는 우리가 늘 바라던 것이었다.
사실상 특사 교환은 93년4월에 오히려 남한이 먼저 제의 했다. 그런데 막상 북한이 이에 적극적으로 응해 오자 남한 정부는 수정 제의로 바람을 뺏다. 어느 한쪽이 바라던 것도 막상 상대방이 동조해 오면 피하기부터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핑퐁행위는 앞으로 수백년이 가도 멈춰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불신의 토양에서 어떻게 교류하고 신뢰하며 한 식구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앞으로 10년이나 20년내에는 통일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막연히 기대해 왔다. 이러한 생각들은 남북한 경제력 격차에 대한 우월감에서 유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우리한 방향으로 통일을 하려면 먼저 남북한 간에 경제적 교류와 협력이 이뤄줘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바로 이러한 국민적 정서에 따라 정부의 3단계 3기조 통일방안이 마련됐다.
제1단계는 ‘화해 협력단계’, 제2단계는 ‘남북 연합단계’ 그리고 제3단계는 ‘1민족 ’국가 통일 단계‘이다. 3기조라는 것은 국민적 합의, 공존 공영, 민족 복리로 규정돼 있지만 이는 수사적인 액세서리에 불과할 뿐 오히려 통일 정책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첫째, 1민족-1국가식 흡수통일 개념과 공존공영이라는 말이 서로 배타적인 것이다. 둘째, 정부의 통일방안에 국민적 합의가 있어 본 적이 없다. 셋째, 흡수통일과 민족복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흡수 통일을 하게 되면 통일하는 쪽의 복리도 희생되지만 통일당하는 쪽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자체가 비참하게 망가질 것이다.
통일이 과연 ‘민족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는가. 미래에는 가능한 일이겠지만 현재의 민족복리는 엄청나게 희생된다. 문제는 ‘현재의 복리’냐 ‘미래의 복리’냐에 대한 선택으로 귀결된다. 더러는 후손들을 위해 지금을 희생해서라도 미래의 복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이상론을 펼 것이다. 그러나 남한의 4천만에게도 부족한 파이를 당장 7천만이 나누어 보라.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남북한은 즉시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파이의 크기만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영 능력이 불러올 혼란이 더 문제인 것이다. 과연 한국인들이 이러한 나눔을 희망할 수 있을까.
한국인들은 아직도 후손들에게 물려줄 사회를 가꾸는 일보다는 자신만의 이익을 우선하며 살고 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환경을 파괴하면서 목전의 이익에 급급하고 있다. 말들은 번드르하게 해도 이것이 오늘날의 한국인들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한국인들을 계몽하고 계도할 수 있는 정치 리더십과 사회 제도화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사실이다. 남한마저 제대로 경영하지 못하는 처지에 북한까지 수용한다면 합쳐진 사회는 어디로 굴러갈 것이가. 여기까지가 한국인들의 한계인 것이다. 이러한 한계성을 가지고 후손들에게 미래의 복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현재의 복리를 희생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 정부의 ‘3단계3기조 통일론’은 중등 학교 논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습작물에 불과한 것이다. ‘3기조’라는 말을 빼버리고 ‘3단계’라는 낱말만 놓고 보면 일견 합리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북한이 받아들일수 없는 엄청난 독소 조항들이 있다. 평화 통일은 남한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함께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받아들일수 없는 통일방안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과연 우리 정부의 통일 방안은 얼마나 건전한 것인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통일 개념은 지난 50년 간 냉전 시대에서 형성된 것이다. 자유당 때에는 북진 통일, 3공 시절엔 초전박살이 슬로건이었다. 이 말들이 나타내 주듯이 그 때 당시의 통일은 오직 무력 통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슬로건은 평화 통일이다. 이는 전두환 시대의 유산이었다.
정통성을 결여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1980년도부터 김일성은 미국과 일본의 교포사회를 거접으로 하여 ‘고려 련방제’라는 평화 통일 방안을 확산 시켰다. 이는 연방제 자체가 주는 매우 간명한 의미 때문에 국내에서까지 엄청난 속도로 확산됐다. [고려 련방제]의 핵심은 책자의 첫 머리만 보아도 명백하다.
“통일하는 가장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방도는 북과 남에 있는 사상과 제도를 그대로 두고 북과 남이 련합하여 하나의 련방 국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해방 후 오늘까지 북과 남에는 오랜기간 서로 다른 제도가 존재해 왔으며 거기에는 서로 다른 사상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어느 한쪽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화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대결과 충돌이 불가피하며 이는 도리어 분렬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이는 북한 주민은 북한 주민이 익숙해온 사회에서, 그리고 남한주민은 남한 주민이 익숙해온 사회에서 각기 살아가자는 2체제 1국가로의 통일 방안이었다. 그는 이를 ‘지역 자치제’라고 표현했다. 그의 통일 방안 책자는 바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사상과 제도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남북의 단결과 합작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도화하는 데 할애됐다.
남한의 통일 정책이 교류와 협력을 통일의 첫 단계로 하자는 데 반해, 고려 연방제의 핵심은 군축과 정치적 들을 먼저 짜자는 것이다. 따라서 남한의 방안과 북한의 방안은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해 온 것이다.
북한의 고려 연방제는 남한이 제안하고 있는 교류협력을 왜 받아들일 수 없는가. 더러는 북한의 저의를 의심부터 하지만 이는 틀린 생각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2체제 공존’이냐 ‘1체제 통일’이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그것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치 시스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통일을 전제로 교류 협력을 하게 되면 어느 한쪽의 사상과 제도가 다른 한쪽의 사상과 제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남한에게는 유리하겠지만 북한에게는 불리하지 않은가. 지금 이상태에서 교류가 이뤄지면 당장 북한 체제가 붕괴되고 만다.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존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1체제 통일’ 이라는 망상을 버리고 ‘2체제 공존’을 선택한다는 정치적 틀에 합의해야 한다. 둘째, 서로가 상대방을 기습 공격할 수 없을 만큼의 최소 수준으로 군사력을 줄여야 한다.
이렇게 보면 북한이 주장하는 ‘선 정치 군사, 후 교류 협력’이라는 절차는 북한의 입장을 솔직하게 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는 남한의‘ 선교류 협력, 후 정치 군사’라는 절차와 대조되는 것이다. 이 남한의 안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도저히 수용 불가능한 것이다. 평화 통일은 남북한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게 수용 불가능한 안은 즉시 포기돼야 하지 않는가. 반대로 북한의 안은 남한 입장에서 수용 가능한 것인가. 수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논리 자체만을 가지고 본다면 매우 합리적이다.
그러면 남한은 왜 정치 군사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북한의 제의를 반박해 왔는가.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방시켜 북한 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한의 통일 정책은 1체제 1국가로의 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공산체제가 아닌 남한의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흡수 통일인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정치적 틀부터 짜게 되면 남한은 북한의 요구대로 ‘2체제 1국가’에 합의해야 할 것이다. ‘2체제 연방제’에 합의해 버리면 ‘1체제 1국가 흡수 통일’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은 ‘선 교류 협력’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남한이 지금의 통일 정책을 180도 바꾸지 않는 한, 남북간에는 김일성이 예언했던 대로 ‘긴장과 분렬’만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남한이 아무리 호의적인 동기에서 교류와 협력을 제의해도 북한은 이를 ‘북한에게 남한식 사상과 제도를 강요하려 하는 책략’으로 곡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고려 연방제 통일 방안은 당시 해외 교포들에겐 엄청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당황한 전두환 정권은 ‘한민족 공동제 통일방안’이라는 평화통일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한민족 통일 방안은 사실상 너무나 난삽해서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고려 연방제가 해외 동포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던 반면 전두환 정권이 급조해 낸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은 통일 전문가들에게까지도 매우 난삽하게 비쳐졌다. 이렇게 급조된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이 노태우 정권을 거쳐 김영삼 정권에까지 대물림되어 온 것이다.
김영삼 정권의 3단계3기조 통일 방안은 그 후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으로 다시 개명됐다. 평화 통일이라는 단어는 들어 있지만 문맥은 경제력에 의한 흡수 통일을 기조로 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우세한 남한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북한을 흡수라고 싶어하는 ‘욕심있는 통일 방안’인 것이다. 이러한 통일 방안은 부국 강병이라는 냉전 시대의 가치관에 의해 형성된 개념이라는 생태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문제는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이 약육강식의 냉전 논리를 수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가 현 정부의 통일정책을 비판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데 있다.
현 정부 통일안의 첫 단계는 ‘교류 협력’단계다. 교류 협력은 개방을 의미한다. 북한에게 개방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독약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이다. 현 정부 통일한의 첫 단계는 바로 북한에게 개방이라는 독약을 먹이는 단계인 것이다. 이러한 통일 정책에 따라 정부는 이제까지 북한을 야금야금 눈치재지 못하게 개방시켜 보려고 노력해 왔다.
정부의 통일안에 북한 체제 전북이라는 불순한 ‘커닝 정신’이 깃들여 있는 것이다. 그 영리한 북한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었다. 남한이 그들에게 화해 의도를 보이면 보일수록 그들은 더욱더 긴장했다. 이렇게 볼 때,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은 북한에게 긴장과 불신만 증폭시켜 왔고, 드디어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결의 자세를 취하도록 했다.
현 정부 통일안의 제 3단계인 ‘1민족 1국가 통일 단계’에도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기분 나쁜 조항이 들어있다. ‘자유 민주 체제’에 의한 1체제 1국가로의 통일 인 것이다. 이는 북한에게, 북한 정권의 정통인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하고 남한의 정치체제를 받아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남한의 민주체제에 대해 전혀 훈련을 쌓지 못한 북한 기득권자들이 통일된 사회에서 무슨 기여를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북한 기득권자들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의 기득권자들이 어떻게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에 비하면 ‘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에는 커닝 정신이 들어 있지 않다. ‘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의 제1단계는 ‘연합단계’다. 남북한이 동수의 대표를 파견하여 ‘연합 기구’를 구성해서 통일에 장애가 되는 요소 하나하나를 찾아내고, 토의하고,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 연합 기구는 만장 일치제에 의해 의결하기 때문에 다수결의 행패도 없으며, 북한이 조금이라도 싫어하는일은 시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모든 일을 공개적으로 토의하고 공개적으로 집행해 나가기 때문에 여기에는 커닝 정신이 조금도 들어 있지 않다.
현 정부의 통일 방안이 흡수 통일을 의미하고 있는 반면, 김대중의 통일안에는 흡수 통일이 배제돼 있다. 그의 통일안은 2체제 1국가를 내용으로 하는 ‘연방제’를 마지막 통일 단계로 수용할 수도 있다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남한은 남한식대로 살아야 행복하고, 북한은 북한이 익숙해져 온 방식대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남북한 자치제를 의미하며, 지금 우리가 실시하고 있는 지방 자치제의 확대판인 것이다. 이 정도의 안이라면 북한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일의 궁극적인 형태가 1체제 1국가로 정의되는 한 평화 통일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남한의 통일 방안에는 호혜 원칙이 무시돼 있다. 교류와 협력이라는 개방 수단을 사용해 북한 체제를 조금씩 허물어 내리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제도와 사상을 몰수하여 그들에게 남한의 체제와 사상을 강요해야 한다는 1체제 1국가로의 흡수 통일인 것이다.
공정성에 있어서나 현실적 측면에 있어서나 남한 정부의 통일 방안은 전면적으로 재고돼야 할 것이다. 통일이 프로파간다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방적인 선언이 아닌 이상 우리는 북한의 통일 방안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이뤄 내는 협력 과제다. 북한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지혜를 유발시킬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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