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릿 저널] 북한, 다음 대가를 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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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벽파랑 작성일11-09-27 20:13 조회1,486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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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이징에서는 남북한이 회담을 가졌다. 즉 끝없는 외교 드라마(6자회담)의 다음편이 곧 시작된다는 뜻이다. 이번 회담의 공식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다. 지난 50년간 핵무기 개발에 주력해 온 김정일 정권이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지만.
사실 왜 북한 지도자들이 비핵화를 고려해야 하는가? 핵무기를 통한 위협이야말로 이 작은 나라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어 주는 유일한 힘인데 말이다. 북한 외교관들이 서방에서 조건 없는 원조를 받아내는 데 사용하는 무기이기도 하고.
1996~2010년 사이 북한은 거의 일년에 백만 톤의 곡식을 무상으로 지원받았다. 비핵화를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원조 패키지를 받을 수 있다고 국제사회가 계속 암시를 주고 있지만 북한 정책결정자들은 관심이 없다. 젖이 많이 나오는 소를 왜 지금 팔겠는가?
이에 더해 리비아에서 벌어진 사태가 김정일 정권이 가진 최악의 두려움을 확인시켜주었다. 수년간 서방 협상가들은 북한 지도자들에게 모아마르 카다피가 그랬듯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만 하면 번영과 안보를 얻을 수 있고 바깥 세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 과거에도 그 말을 듣지 않던 북한이 리비아 사태를 지켜본 이제 그 말을 들을리는 없는 것이다.
북한은 하드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고 아직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을 지 모른다는 사실을 즐겨 지적한다. 이것을 국가가 침범당하고, 가족들은 죽고, 자신은 숨어지내는 카다피의 불행한 운명과 비교해보라. 비핵화는 거부한다해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거나 약간 축소하는 협약을 맺을 가능성은 있다. (핵분열 물질은 포기하지 않겠지만.) 하지만 이에 대해 북한이 상당한 대가를 요구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원조가 흘러들어오는 동안만 협약에 따를 것이 분명한 북한을 규제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제사회가 그런 협약을 맺을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의 협박에 굴복당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던 유일한 나라다. 하지만 탈퇴를 선언하더니 성공적으로 핵장치를 개발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국의 원조를 짜내면서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다.
북한에 희소식은 시간이 그들 편이라는 것이다. 조만간 미국과 한국은 무역제체조치가 아무 효과가 없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북한 경제는 개선의 조짐을 보여왔다. 한편 북한 엔지니어들은 농축 우라늄 생산과 핵장치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완성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버마 같은 우방국들과 전문지식을 공유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몇 번의 실험, 미사일 발사, 핵확산 시도만 더 하면 자비로운 태만으로 일관하는 서방의 현 대북 정책을 뒤흔들어놓기에 충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 한국 및 다른 국가들은 굴복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회담의 장기적인 해결책은 일부 핵분열 물질과 핵장치는 어딘가에 숨겨놓았을 거라는 암시적이거나 명백한 가정 하에 북한에 거액의 대가를 주고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기존 핵 시설을 폐기하도록 압박하는 핵무기 규제협약일 것이다. 이 협약도 분명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다른 대안을 감안하면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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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란코프가 대한민국, 국민대학교에 교수로 재직 중인 것 같은데, 빨간 글씨의 뜻은 무슨 의도로 쓴 것인지 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댓글목록
죽어도박사님과님의 댓글
죽어도박사님과 작성일
러시아 비록 소비에트연방에서 떨어저 나온 일개 나라이지만 근본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중공이 뭘 잘못먹었고 규합을 하는지 몰라도 뭔가 정세에 대해 판단이 선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미국 한국 일본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벽파랑님의 댓글
벽파랑 작성일어떤 책에서 보아하니 이미 러시아는 유럽국가(특히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걸 한반도에도 하려는 모양인데, 아둔한 대통령이 이 미끼를 덥썩 물까 걱정입니다. 리묘옹박에게 뭘 기대하겠습니까마는… 어쨌든 이번 2010년대엔 러시아가 반드시 세계무대에 또 등장할 거라예상하고 있습니다.
죽어도박사님과님의 댓글
죽어도박사님과 작성일나로호 하나만 봐도 러시아의 장난은 짐작이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