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되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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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1-28 00:10 조회2,2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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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되다
사단장과 주 월 부사령관 일행은 일초라도 빨리 사단사령부로 귀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중상을 당한 사단 작전참모를 한시라도 빨리 106후송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시간이 조금만 더 지체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위생병의 소견이었다.
맹호사단장의 전용헬기는 월맹군의 포탄이 빗발처럼 쏟아져 착륙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러나 사단장 전용 헬기는 계속 공중에서 적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 상황실과 공중에서 선회중인 전용헬기 조종사와 무전 교신을 통해 착륙 할 기회를 엽보고 있었다.
사단장 전용헬기는 공중에서 적들과 마치! 숨 박 꼭지를 하듯 아군 전술기지 상공을 벗어났다 들어왔다 계속 선회비행을 하였다.
잠시 소강상태에 있다가도 헬기 소리만 나면 적들은 어김없이 포탄을 퍼부어댔다.
그래도 위험을 무릅쓰고 몇 번 착륙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638고지 쪽에서 계속 투하하는 적들의 포탄으로 인해 더 이상 착륙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전용헬기는 퀴논 쪽 사단 사령부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가버렸다.
어느덧 정오가 가까워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제 2소대 임시 소대장 정 규 삼 중사가 각 소대의 인원을 파악해서 전투식량(C-레이선)을 운반할 병력을 인솔하여 제1중대 보급계 식량 담당자를 찾아갔다.
수색중대원들이 식량이 떨어져 점심을 못 먹고 있으니, 전투식량(C-레이선)을 좀 차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소속이 달라서 곤란하다는 이유를 들어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제1중대 보급계에게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고 힘없이 벙커로 돌아오는 모습을 본 수색중대
원들은 몹시 분노했다.
“아니! 씹 팔! 그냥 달라는 것도 아닌데.”
“같이 전투를 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굶어 죽어도 된단 말이냐? 씹 새끼!”
김 영진 병장이 걸쭉하게 욕지거리를 해대며 방방 뛰었다.
“저런 인정머리도 없고, 의리라고는 눈을 닦고 보려 해도 새우눈깔만큼도 없는 저 새끼는 총으로 쏴 죽여 버려야 된다.”
한때, 여수 배 목가지에서 좀 놀았다는 성질이 과격하고 다혈질적인 고영일 상병도 분기탱천하여 흥분했다.
그러자,
“저런 융통성 없고 머저리 같은 새끼는 연대 군수과 보급관에게 보고해서 혼쭐을 내주어야 해.”
평소에 말이 드물고 점잖던 최 지원 병장도 역성을 들었다.
“씹 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어디 있어!”,
“저런 새끼는 마빡(부정) 친 게 있는지, 없는지를 철저히 조사를 해서 사실이 밝혀지면 당장 군법에 회부해서 감방에 쳐 넣어야 된다.”
각자 한 마디씩 울분을 토해대며 분위기가 험악해져갔다.
이때!
무엇인가 찔리는 곳이 있었는지,
제1중대 보급계 식량 담당자가 수색 중대원들이 있는 벙커로 찾아왔다.
미안하게 되었다고 사과를 하였다.
위에서 지시가 없으니까 자기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둥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돌아가면서 한다는 소리가,
“지금처럼 포탄이 계속 떨어져서 헬기가 착륙하지 못해 보급이 중단되면 자기들도 얼마 버틸 수 없다”고 염장을 질렀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고약스러웠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버린 수색 중대원들은 심한 갈증에 목도 바짝바짝 타 들어 갔다. 허기에 지쳐 힘도 없었다.
적과 싸울 용기와 의욕도 다 잃었다.
그 들은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처량하기 짝이 없었다.
글자 그대로 천덕꾸러기로 전략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1972년 4월13일 오후 3시경, 무전기를 통해 제1중대장으로부터 명령이 내려왔다.
사단장님과 주 월 부사령관님 일행이 무사히 사단 사령부로 귀대해야 한다.
중상을 입은 사단 작전참모를 일초라도 빨리 106후송병원으로 후송 보내는 것이 급하다고 부산을 떨어댔다.
이곳 중대 전술기지에는 헬기 착륙이 불가능하다.
차선의 방법으로, 적들의 박격포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는 지점에 무전교신으로 헬기를 유도하여 연막탄 신호로 헬기 착륙지점을 알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밑에 있는 19번 도로 옆 개활지에 사단장 전용헬기가 비상 착륙하기로 연락이 되어있다고 하였다.
제1중대 소도산 책임 전술기지에서 적들의 박격포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는 지점,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앙케 고개 19번 도로 개활지까지 경계와 경호작전을 엄중히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사단장님과 주 월 부사령관 일행이 헬기에 탑승하여 사단사령부로 무사히 귀대할 수 있도록 하라는 명령이었다.
“리 기미 씹 팔!
소속이 다르다고 식량도 차용해 주지 않으면서 뻔뻔스럽게 소속이 다른 수색 중대원들에게 명령은 왜 내려 씹 새끼!”
재 파월된 서 종철 병장이 볼이 잔뜩 부은 얼굴로 분통을 터뜨렸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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