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북한군 진영 주차장에 서있는 현대 포터트럭. 아이디 udfa615를 쓰는 중국 네티즌이 지난달 판문점 관광을 갔다 찍은 사진을 중국사이트에 올렸다 [사진=주진조선]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군 진영에서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트럭이 군용차로 쓰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한 중국인이 중국 사이트에 올린 판문점 북한진영 뒤편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이 현대의 소형트럭인 '포터'였다. 이 중국인은 지난달 3박 4일 동안 북한의 평양과 묘향산, 판문점을 관광했다고 적었다. 이 사진에는 '현대의 소형트럭. 우리는 이 장면을 몰래 찍었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이 중국 관광객은 "북한인 가이드가 관광버스에 오르자마자 '외부사진 촬영은 허용되지 않는다. 차 안에서 밖을 찍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카메라의 칩을 숨기기도 어려웠다. 수시로 카메라를 검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기의 사진 숨기기 기능을 이용해 몰래 찍은 사진을 (북한 안내원에게)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주장대로 관광버스 안에서 몰래 찍은 듯 버스 차창의 커튼이 사진 왼쪽에 보인다. 사진 속 파란색 소형 트럭에는 현대의 마크인 'H'문양이 선명하다. 도색에 자신이 없었는지 군용트럭에 쓰이는 녹색이 아니라 파란색 현대포터 고유의 색 그대로다. 그 옆에서 우비 차림의 인민군 2명이 비옷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고 있다. 판문점 내 경비 교대를 위해 대기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흔히 쓰는 군용트럭인 일명 '도라꾸' [사진=주진조선]
북한의 최전방 지역에서 한국산 트럭이 군수물자 수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이 사진으로 처음 확인됐다. 북한의 군용트럭은 대부분 1950~60년대 초에 사용된 일명 '도라꾸'가 대부분이다. 목탄을 때서 사용하며, 경운기에 시동을 걸 듯 엔진에 린치를 꽂아 돌려서 시동을 거는 방식의 트럭이다. 후방지역에선 이 도라꾸가 관광객에 의해 수시로 포착된다. 북한군이 현대차와 같은 신형 트럭을 전방의 군수물자 수송용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평양에서 이용되는 관광버스. 현대자동차 마크와 함께 영문 'HYUNDAI'가 눈에 띈다.
[사진=차오시안]
[사진=차오시안]
한편 최근 중국의 또 다른 사이트에는 평양에서 이용되는 관광버스의 사진도 올라왔다. 이 관광버스도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한 것이다. 사진 앞 유리창의 햇빛가리개에 현대자동차 마크와 함께 영문 'HYUNDAI'가 선명하게 눈에 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