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홈페이지에서 퍼온 글: 지만원 박사님의 통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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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주 작성일11-08-03 22:22 조회1,452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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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21의 통일관
1.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북한은 두 개의 요소로 구성돼 있다. 학대받는 주민이 있고, 학대하는 김정일 정권이 있다. 주민은 지구촌 모두가 나서서 구해줘야 할 존재이지만 김정일 정권은 학대를 멈추지 않는 한, 그리고 남한을 북한 체제로 통일하려는 목표를 시스템적으로 버리지 않는 한, 우리의 적이다.
2. 통일은 가능한가?
통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통일을 하는 과정은 세 가지로 접근될 수 있다.
1) 무력통일
무력통일은 북한만이 시도할 것이며, 남한은 결코 북한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는다. 주한미군이 있는 한, 북한 역시 남한을 침공할 수 없다. 설사 북한이 땅굴을 이용하여 남한을 침공한다 해도 평양은 미국에 의해 핵폭격을 받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친북좌익들은 반미감정을 고조시켜 주한미군을 내보려고 노력해온 것이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한, 무력침략에 대한 위험성은 매우 낮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한 다음부터는 무력침공에 의한 적화통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북한에 의한 무력통일의 길을 막으려면 반드시 주한미군을 한국에 주둔케 해야 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우정관계를 돈독하게 해야 한다. 미국이 중요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적화통일의 길을 원천봉쇄하는 힘을 오직 미국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 신사협정에 의한 통일
신사협정을 통해, 서울 정부와 평양정부를 하나로 합치는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질사회 속에서 살아온 남북한 정치집단이 마음을 합쳐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의 고려연방제론도, 남한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론도 모두가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실효성이 없다. 북한의 연방제 통일론에는 야욕과 속임수가 숨어있으며, 남한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북한을 흡수통일하자는 것이어서 그 어느 통일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한반도에 평화동일은 없다. 평화와 통일이 따로 있다. 평화와 통일은 한 마리의 토끼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의 토끼다. 어느 토끼를 먼저 잡을 것인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통일을 잡으려 했다. 그 결과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쳤다. 우리는 통일에 대한 차가운 현실은 접어둔 채 통일이 주는 장미 빛 환상에만 매달려 왔다. 현실적으로 통일은 먹고 먹히는 게임이다. 먹는 쪽은 주인이 되고 먹히는 쪽은 희생된다.
그래서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북한에서 높으면 남한이 긴장했고, 남한에서 높으면 북한이 긴장해왔다. 한반도에서는 통일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긴장만 더 고조돼온 것이다. 바로 통일이 평화를 깨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통일은 물 속의 그림자다. 잡으려 하면 사라지고, 가만 두어야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 통일의 파라독스"다. 통일은 버려야 얻을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내일의 통일을 위해서는 오늘하루 만큼은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평화는 평화공존 시스템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서로의 주권을 인정하고 한반도에 두 개의 주권국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통일이 올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변화를 전제로 한다. 하나는 현재의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UN감시하의 상호감군을 하는 것이다. 캐나다와 미국을 보자.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한집 식구들처럼 자유롭게 왕래하지 않는가. 남북한도 이들처럼 지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 아닌가.
이러한 "사회적 통일"은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 사회적 통일을 이루려면, 정치적 통일을 포기해야 한다. 정치적 통일은 정치집단간의 싸움만 불러온다. 남북한이 서로를 "정치적 통일"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회적 통일"은 없다. 남북한이 서로 먹고 먹힐 수 없도록 국제적 장치만 설치된다면 우리는 서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필자는 남북한도 한-일 관계처럼 제각기 남남처럼 살아갔으면 한다. 민족이 하나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같은 민족이지만 따로 따로 잘 산다.
아주 작은 형제들을 보자. 형제들이 제각기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살고, 거래도 남들처럼 할 때에 동기간의 우애가 오래 갈 수 있다. 형제 사이에 내것과 네 것이 어디 있느냐고 엉키다 보면 형제사이는 원수지간으로 바뀌게 된다. 남북한 사이에도 엄격한 거래가 있어야 할 것이다.
3) 흡수통일
첫째,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경우다.
이는 불가능하다. 경제가 어려워 북한에 무정부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그 때 흡수통일하자는 것이 남한 국민의 생각들이다. 하지만 이는 어림도 없는 생각이다. 북한사회가 혼란해지면 인민군이 계엄군으로 무장된다. 북한사회를 접수하려면 한국군이 38선을 넘어야 한다. 이는 북침이요, 전쟁이다.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주변국들도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권은 망할 수 있어도 국가는 망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누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면 그가 북한을 남한에 바치겠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둘째, 북한이 남한을 흡수통일하는 경우다.
최근 들어 이는 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우리는 지난 5년간 김대중이라는 골수 간첩에게 국가를 맡겼다. 2001.2.월 그는 월남의 경우처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제2의 월남화를 기도했다가 미국에 의해 저지됐다. 수장이 나라를 바치는데 군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막강한 군사력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땅굴을 찾아내서 폭로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지금 남한 사회는 정권-언론-교사-교수-친북단체 들에 의해 집단 최면되어 사상적으로 붉게 물들어있다. 남한의 적화세력과 김정일 정권이 내통 연합하여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을 선포하는 소위 날치기식 통일을 획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은 실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시기다.
셋째,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여 김정일 정권을 몰아내고 북한을 이라크처럼 통치할 경우다.
중국의 입장이 고려돼야 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을 매우 싫어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대만이 갖게 되고, 대만이 갖으면 중국통일은 물 건너간 것이다. 그런데도 요사이 중국은 김정일 정권을 싸고돈다. 대만이 핵무기를 갖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국의 힘이 압록강까지 미치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점령하고, 북한에 주둔하면 이는 중국에게 [대만의 핵]보다 더 무서운 악몽이다.
미국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다른 나라들이 핵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핵무기는 매우 흔한 무기가 되어 테러 단체들에 마구 흘러간다. 이는 미국의 멸망을 의미한다.
일본 역시 한반도 통일을 싫어한다. 미국은 일본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반도를 통일시키는 데 주저할 것이다. 더구나 한반도를 핵무기를 가진 독재자 김정일이 통일하는 것은 일본에 참을 수 없는 악몽이다. 김정일을 도려내려면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우리 역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가 아니면 오히려 분단을 원해야 한다. 우리 독자적인 힘만을 가지고 통일을 주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통일을 주도하기는 고사하고 통일 당할 것을 우려해야 한다. 이러한 우려를 원천봉쇄하려면 통일의 길을 닫아야 한다. 통일의 길이 열려 있으면 적화통일의 길도 열려 있는 것이다. 적화통일의 길을 막으려면 통일의 길 자체를 막아야 한다.
이렇듯 바둑판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한반도 통일은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 불가능할 바에야 하루라도 빨리 남남으로 갈라서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 관리 하에 남북한 영구분단체제를 시스템화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 재래식 무기를 대폭 감축하여 상대방을 기습공격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엉거주춤한 상태가 계속되면 우리는 언제나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3, 통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사상과 생활양식이 같으면 이민족 간에도 사랑을 하지만 그것이 다르면 부자지간에도 살인을 한다. 민족이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국가가 잘 살고 못 살고는 각급 지도자들의 경영능력에 달려있다. 남한 반쪽만의 사회를 가지고도 경영능력이 모자라 역사는 후퇴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북한의 이질집단까지 합치면 한반도는 다시 4분5열 될 것이다. 경영능력이 발전하고 경제적 문화적 수위가 같아질 때까지 영구분단에 의한 평화공존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가 규모가 작다고 군사력에 의해 점령되는 시대는 지났다. 싱가포르, 스리랑카,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들을 군사력으로 점령할 나라는 없다. 기업도 사회도 소단위로 쪼개져야 경쟁력이 생기고 잘 산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아야 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옛날의 생각이다.
2006.12.12. 지만원
대통령의 “한반도 신 평화구상”에 대해
대통령은 2009년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혔다. 요지는 아래와 같다.
1) 핵무기는 북한을 더욱 어렵게 한다. 핵무기를 버리고 남북한이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자.
2) 결심을 보여준다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추진할 것이다.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적극 실행할 것이다.
3) 비핵화와 함께 남북간 재래식 무기의 감축도 논의하자. 휴전선에서 총부리를 마주 겨누면서 어떻게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말할 수 있겠는가. 상호감군을 하고 군을 휴전선 뒤로 배치하자.
재래식 병력을 감축하고, 군을 휴전선 뒤로 배치하자는 제의는 역대 대통령 누구도 제안하지 않은 새로운 제안이라, 가히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1996년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자작나무)이라는 책에서 남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도 10만 규모로 감군하고, 병력을 후방과 해안으로만 배치하자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황당한 잠꼬대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야기가 당시에는 많은 언론들과 식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10만이라는 단어만 빼면 1996년에 나왔던 필자의 제안과 2009년에 나온 대통령의 제안이 100% 일치한다. 그런데 필자의 제안과 이번 대통령의 제안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필자의 상호감군에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대통령의 제안에는 전제조건이 없다. 그 전제조건이란 무시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아니라 무시해서는 큰일 나는 성격의 전제조건이다.
1) 대통령의 제의에는 통일에 대한 전제조건이 없다
우리의 통일은 남북한이 한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이며, 우리는 이를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통일은 이변이 없는 한, 영원히 불가능해 보인다. 무력통일이 아닌 평화통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흡수통일"이고 다른 하나는 신사협정에 의한 통일이다.
먼저 흡수통일을 생각해보자. 경제가 어려워 북한에 무정부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그 때 흡수통일하자는 것이다. 북한사회가 혼란해지면 인민군이 계엄군으로 무장된다. 북한사회를 접수하려면 한국군이 38선을 넘어야 한다. 이는 북침이요 전쟁이다.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주변국들도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권은 망할 수 있어도 국가는 망하지 않는다.
둘째, 신사협정을 통해, 서울 정부와 평양정부를 하나로 합치는 통일을 생각해보자. 만일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다고 생각해보자. 도청소재지를 어디에 두느냐라는 문제를 놓고도 양쪽 주민들이 낫을 들고 나와 격돌할 것이다. 여의도 정치무대를 보자. 여야 간에 단 한 번의 신사협정이 있었는가를. 하물며 이질사회 속에서 살아온 남북한 정치집단이 마음을 합쳐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은 동독이 아니다. 독일의 통일은 서독이 동독을 고르바쵸프로부터 사들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동독정권은 고르바쵸프가 버리면 버려지는 정권이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누구의 영향력도 미치지 않는다. 동독 인구는 서독 인구의 25%에 불과했다. 동독군은 서독군에 비할 수 없이 약했다. 서독의 엄청난 경제능력괴 사회경영 능력을 가지고도 껍데기만 통일돼 있을 뿐 내부는 갈등으로 들끓고 있다. 통일이 곧 이뤼질 것이라는 대부분의 정서는 분석되지 않은 막연한 환상일 뿐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정부가 통일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김정일의 웃는 모습만 보고 싶어 한다는 걸 고려하지 않고, 이불 속에서만 통일을 외친다. 반면 김정일 정권은 오늘도 전교조를 통해 아이들의 머리를 공산화시키고 있다. 우리에 의한 흡수통일의 길은 안 보이고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의 길만 훤하게 열려 있는 것이다. 통일의 길이 열려있으면 남침의 길도 열려 있다. 남침의 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통일의 길도 막아야 한다.
앞으로 50년간만 상정해보자. 우리는 그 50년 동안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 통일을 목표로 하면 남북한은 적대관계로 살 것이고, 평화를 목표로 하면 남북한은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많은 이들은 평화공존을 통일을 위한 과도기적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남북한이 과도기적 평화공존 기간을 20년으로 정했다 하자. 이는 20년 후부터 통일 문제가 다시 거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 20년간은 평화의 기간이 아니라 군비경쟁 기간이다. 20년 후에 통일당하지 않기 위해 쌍방은 20년간 군비를 증강시킬 것이다. 따라서 평화를 택한다는 것은 영원히 통일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남북한은 하루라도 빨리 두 개의 독립국가로 갈라서야 한다는 뜻이다.
매우 아이러닉한 것은 영원히 갈라서야 통일이 빨리 온다는 사실이다. 갈라서야 제몫이 보장되고, 제몫이 보장돼야 평화가 오고, 평화가 와야 통일이 온다. 통일은 목표가 아니라 평화라는 나무에 자연스럽게 열리는 열매다. 평화롭게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과 하늘에 의해 저절로 오는 것이다. 캐나다와 미국처럼 남북한 주민이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간첩혐의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면 바로 그것이 통일이 아닌가?
대통령은 지난 번 미국을 방문할 때 통일을 원한다 했고, 그 통일은 우리식으로 흡수통일 해야 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아주 중요한 명제가 있다. 우리가 통일을 원하면 북한도 통일을 원한다. 대통령이 남한 조도의 흡수통일을 천명해 놓은 상태에서 핵을 버리고 상호감군을 하자? 북한은 그저 웃어버릴 것이다.
2) 상호감군의 전제조건
남북한이 평화를 누리려면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시스템이 필요하다. 첫째,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꾸고, 둘째, UN감시 하에 남북한 상호감군을 추진하고, 셋째, 미국, 일본, 한국이 주축이 되어 북한에 미니마셜 플랜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해야 한다. UN에 나가서 이렇게 제의한다면 온 세계가 박수를 칠 것이다. 만일 북한이 이 제의를 거절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쌀 한 톨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평화를 거부하는 북한은 국제적 왕따를 당할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충분히 칼자루를 잡을 수 있는데 왜 그 칼자루를 북한의 손에 내맡기고 있는지 그 속을 알 수 없다.
국제정치의 흐름으로 보나 남북한의 역량과 의도를 보나 그 누구도 원-코리아를 만들 수는 없다. 어차피 투-코리아의 운명이라면 "긴장이 없는 투-코리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군비경쟁의 지속은 민족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 상대방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군사력(reasonable sufficiency)이라야 평화공존을 충족시킬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기습공격할 수 있는 군사력을 휴전선에 배치하고 대화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런 대화는 오직 게임이요 속임수일 뿐이다.
남북한 주민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다. 북에서 넘어와도 간첩으로 생각되지 않으려면 휴전선이 국경선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이좋은 두 개의 이웃 국가가 바로 통일 국가인 것이다. 한반도에 한 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남한이라는 반쪽만을 가지고도 경영능력의 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만일 이질 집단인 북한까지 흡수해보라. 흡수가 가능한 일도 하지만 흡수는 민족의 공멸을 자초할지 모른다. 이제는 제발 허망한 통일을 놓고 신경전과 소모전을 멈추고 제각기 살자.
이런 맥락에서 보면 대통령의 대북제의는 매우 어설픈 것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아주 위험한 것이다.
2009.8.15.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1.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북한은 두 개의 요소로 구성돼 있다. 학대받는 주민이 있고, 학대하는 김정일 정권이 있다. 주민은 지구촌 모두가 나서서 구해줘야 할 존재이지만 김정일 정권은 학대를 멈추지 않는 한, 그리고 남한을 북한 체제로 통일하려는 목표를 시스템적으로 버리지 않는 한, 우리의 적이다.
2. 통일은 가능한가?
통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통일을 하는 과정은 세 가지로 접근될 수 있다.
1) 무력통일
무력통일은 북한만이 시도할 것이며, 남한은 결코 북한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는다. 주한미군이 있는 한, 북한 역시 남한을 침공할 수 없다. 설사 북한이 땅굴을 이용하여 남한을 침공한다 해도 평양은 미국에 의해 핵폭격을 받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친북좌익들은 반미감정을 고조시켜 주한미군을 내보려고 노력해온 것이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한, 무력침략에 대한 위험성은 매우 낮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한 다음부터는 무력침공에 의한 적화통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북한에 의한 무력통일의 길을 막으려면 반드시 주한미군을 한국에 주둔케 해야 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우정관계를 돈독하게 해야 한다. 미국이 중요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적화통일의 길을 원천봉쇄하는 힘을 오직 미국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 신사협정에 의한 통일
신사협정을 통해, 서울 정부와 평양정부를 하나로 합치는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질사회 속에서 살아온 남북한 정치집단이 마음을 합쳐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의 고려연방제론도, 남한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론도 모두가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실효성이 없다. 북한의 연방제 통일론에는 야욕과 속임수가 숨어있으며, 남한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북한을 흡수통일하자는 것이어서 그 어느 통일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한반도에 평화동일은 없다. 평화와 통일이 따로 있다. 평화와 통일은 한 마리의 토끼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의 토끼다. 어느 토끼를 먼저 잡을 것인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통일을 잡으려 했다. 그 결과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쳤다. 우리는 통일에 대한 차가운 현실은 접어둔 채 통일이 주는 장미 빛 환상에만 매달려 왔다. 현실적으로 통일은 먹고 먹히는 게임이다. 먹는 쪽은 주인이 되고 먹히는 쪽은 희생된다.
그래서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북한에서 높으면 남한이 긴장했고, 남한에서 높으면 북한이 긴장해왔다. 한반도에서는 통일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긴장만 더 고조돼온 것이다. 바로 통일이 평화를 깨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통일은 물 속의 그림자다. 잡으려 하면 사라지고, 가만 두어야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 통일의 파라독스"다. 통일은 버려야 얻을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내일의 통일을 위해서는 오늘하루 만큼은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평화는 평화공존 시스템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서로의 주권을 인정하고 한반도에 두 개의 주권국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통일이 올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변화를 전제로 한다. 하나는 현재의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UN감시하의 상호감군을 하는 것이다. 캐나다와 미국을 보자.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한집 식구들처럼 자유롭게 왕래하지 않는가. 남북한도 이들처럼 지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 아닌가.
이러한 "사회적 통일"은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 사회적 통일을 이루려면, 정치적 통일을 포기해야 한다. 정치적 통일은 정치집단간의 싸움만 불러온다. 남북한이 서로를 "정치적 통일"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회적 통일"은 없다. 남북한이 서로 먹고 먹힐 수 없도록 국제적 장치만 설치된다면 우리는 서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필자는 남북한도 한-일 관계처럼 제각기 남남처럼 살아갔으면 한다. 민족이 하나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같은 민족이지만 따로 따로 잘 산다.
아주 작은 형제들을 보자. 형제들이 제각기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살고, 거래도 남들처럼 할 때에 동기간의 우애가 오래 갈 수 있다. 형제 사이에 내것과 네 것이 어디 있느냐고 엉키다 보면 형제사이는 원수지간으로 바뀌게 된다. 남북한 사이에도 엄격한 거래가 있어야 할 것이다.
3) 흡수통일
첫째,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경우다.
이는 불가능하다. 경제가 어려워 북한에 무정부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그 때 흡수통일하자는 것이 남한 국민의 생각들이다. 하지만 이는 어림도 없는 생각이다. 북한사회가 혼란해지면 인민군이 계엄군으로 무장된다. 북한사회를 접수하려면 한국군이 38선을 넘어야 한다. 이는 북침이요, 전쟁이다.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주변국들도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권은 망할 수 있어도 국가는 망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누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면 그가 북한을 남한에 바치겠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둘째, 북한이 남한을 흡수통일하는 경우다.
최근 들어 이는 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우리는 지난 5년간 김대중이라는 골수 간첩에게 국가를 맡겼다. 2001.2.월 그는 월남의 경우처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제2의 월남화를 기도했다가 미국에 의해 저지됐다. 수장이 나라를 바치는데 군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막강한 군사력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땅굴을 찾아내서 폭로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지금 남한 사회는 정권-언론-교사-교수-친북단체 들에 의해 집단 최면되어 사상적으로 붉게 물들어있다. 남한의 적화세력과 김정일 정권이 내통 연합하여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을 선포하는 소위 날치기식 통일을 획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은 실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시기다.
셋째,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여 김정일 정권을 몰아내고 북한을 이라크처럼 통치할 경우다.
중국의 입장이 고려돼야 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을 매우 싫어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대만이 갖게 되고, 대만이 갖으면 중국통일은 물 건너간 것이다. 그런데도 요사이 중국은 김정일 정권을 싸고돈다. 대만이 핵무기를 갖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국의 힘이 압록강까지 미치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점령하고, 북한에 주둔하면 이는 중국에게 [대만의 핵]보다 더 무서운 악몽이다.
미국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면 다른 나라들이 핵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핵무기는 매우 흔한 무기가 되어 테러 단체들에 마구 흘러간다. 이는 미국의 멸망을 의미한다.
일본 역시 한반도 통일을 싫어한다. 미국은 일본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반도를 통일시키는 데 주저할 것이다. 더구나 한반도를 핵무기를 가진 독재자 김정일이 통일하는 것은 일본에 참을 수 없는 악몽이다. 김정일을 도려내려면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우리 역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가 아니면 오히려 분단을 원해야 한다. 우리 독자적인 힘만을 가지고 통일을 주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통일을 주도하기는 고사하고 통일 당할 것을 우려해야 한다. 이러한 우려를 원천봉쇄하려면 통일의 길을 닫아야 한다. 통일의 길이 열려 있으면 적화통일의 길도 열려 있는 것이다. 적화통일의 길을 막으려면 통일의 길 자체를 막아야 한다.
이렇듯 바둑판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한반도 통일은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 불가능할 바에야 하루라도 빨리 남남으로 갈라서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 관리 하에 남북한 영구분단체제를 시스템화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 재래식 무기를 대폭 감축하여 상대방을 기습공격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엉거주춤한 상태가 계속되면 우리는 언제나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3, 통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사상과 생활양식이 같으면 이민족 간에도 사랑을 하지만 그것이 다르면 부자지간에도 살인을 한다. 민족이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국가가 잘 살고 못 살고는 각급 지도자들의 경영능력에 달려있다. 남한 반쪽만의 사회를 가지고도 경영능력이 모자라 역사는 후퇴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북한의 이질집단까지 합치면 한반도는 다시 4분5열 될 것이다. 경영능력이 발전하고 경제적 문화적 수위가 같아질 때까지 영구분단에 의한 평화공존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가 규모가 작다고 군사력에 의해 점령되는 시대는 지났다. 싱가포르, 스리랑카,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들을 군사력으로 점령할 나라는 없다. 기업도 사회도 소단위로 쪼개져야 경쟁력이 생기고 잘 산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아야 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옛날의 생각이다.
2006.12.12. 지만원
대통령의 “한반도 신 평화구상”에 대해
대통령은 2009년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혔다. 요지는 아래와 같다.
1) 핵무기는 북한을 더욱 어렵게 한다. 핵무기를 버리고 남북한이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자.
2) 결심을 보여준다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추진할 것이다.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적극 실행할 것이다.
3) 비핵화와 함께 남북간 재래식 무기의 감축도 논의하자. 휴전선에서 총부리를 마주 겨누면서 어떻게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말할 수 있겠는가. 상호감군을 하고 군을 휴전선 뒤로 배치하자.
재래식 병력을 감축하고, 군을 휴전선 뒤로 배치하자는 제의는 역대 대통령 누구도 제안하지 않은 새로운 제안이라, 가히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1996년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자작나무)이라는 책에서 남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도 10만 규모로 감군하고, 병력을 후방과 해안으로만 배치하자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황당한 잠꼬대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야기가 당시에는 많은 언론들과 식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10만이라는 단어만 빼면 1996년에 나왔던 필자의 제안과 2009년에 나온 대통령의 제안이 100% 일치한다. 그런데 필자의 제안과 이번 대통령의 제안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필자의 상호감군에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대통령의 제안에는 전제조건이 없다. 그 전제조건이란 무시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아니라 무시해서는 큰일 나는 성격의 전제조건이다.
1) 대통령의 제의에는 통일에 대한 전제조건이 없다
우리의 통일은 남북한이 한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이며, 우리는 이를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통일은 이변이 없는 한, 영원히 불가능해 보인다. 무력통일이 아닌 평화통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흡수통일"이고 다른 하나는 신사협정에 의한 통일이다.
먼저 흡수통일을 생각해보자. 경제가 어려워 북한에 무정부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그 때 흡수통일하자는 것이다. 북한사회가 혼란해지면 인민군이 계엄군으로 무장된다. 북한사회를 접수하려면 한국군이 38선을 넘어야 한다. 이는 북침이요 전쟁이다.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주변국들도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권은 망할 수 있어도 국가는 망하지 않는다.
둘째, 신사협정을 통해, 서울 정부와 평양정부를 하나로 합치는 통일을 생각해보자. 만일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다고 생각해보자. 도청소재지를 어디에 두느냐라는 문제를 놓고도 양쪽 주민들이 낫을 들고 나와 격돌할 것이다. 여의도 정치무대를 보자. 여야 간에 단 한 번의 신사협정이 있었는가를. 하물며 이질사회 속에서 살아온 남북한 정치집단이 마음을 합쳐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은 동독이 아니다. 독일의 통일은 서독이 동독을 고르바쵸프로부터 사들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동독정권은 고르바쵸프가 버리면 버려지는 정권이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누구의 영향력도 미치지 않는다. 동독 인구는 서독 인구의 25%에 불과했다. 동독군은 서독군에 비할 수 없이 약했다. 서독의 엄청난 경제능력괴 사회경영 능력을 가지고도 껍데기만 통일돼 있을 뿐 내부는 갈등으로 들끓고 있다. 통일이 곧 이뤼질 것이라는 대부분의 정서는 분석되지 않은 막연한 환상일 뿐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정부가 통일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김정일의 웃는 모습만 보고 싶어 한다는 걸 고려하지 않고, 이불 속에서만 통일을 외친다. 반면 김정일 정권은 오늘도 전교조를 통해 아이들의 머리를 공산화시키고 있다. 우리에 의한 흡수통일의 길은 안 보이고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의 길만 훤하게 열려 있는 것이다. 통일의 길이 열려있으면 남침의 길도 열려 있다. 남침의 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통일의 길도 막아야 한다.
앞으로 50년간만 상정해보자. 우리는 그 50년 동안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 통일을 목표로 하면 남북한은 적대관계로 살 것이고, 평화를 목표로 하면 남북한은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많은 이들은 평화공존을 통일을 위한 과도기적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남북한이 과도기적 평화공존 기간을 20년으로 정했다 하자. 이는 20년 후부터 통일 문제가 다시 거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 20년간은 평화의 기간이 아니라 군비경쟁 기간이다. 20년 후에 통일당하지 않기 위해 쌍방은 20년간 군비를 증강시킬 것이다. 따라서 평화를 택한다는 것은 영원히 통일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남북한은 하루라도 빨리 두 개의 독립국가로 갈라서야 한다는 뜻이다.
매우 아이러닉한 것은 영원히 갈라서야 통일이 빨리 온다는 사실이다. 갈라서야 제몫이 보장되고, 제몫이 보장돼야 평화가 오고, 평화가 와야 통일이 온다. 통일은 목표가 아니라 평화라는 나무에 자연스럽게 열리는 열매다. 평화롭게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과 하늘에 의해 저절로 오는 것이다. 캐나다와 미국처럼 남북한 주민이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간첩혐의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면 바로 그것이 통일이 아닌가?
대통령은 지난 번 미국을 방문할 때 통일을 원한다 했고, 그 통일은 우리식으로 흡수통일 해야 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아주 중요한 명제가 있다. 우리가 통일을 원하면 북한도 통일을 원한다. 대통령이 남한 조도의 흡수통일을 천명해 놓은 상태에서 핵을 버리고 상호감군을 하자? 북한은 그저 웃어버릴 것이다.
2) 상호감군의 전제조건
남북한이 평화를 누리려면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시스템이 필요하다. 첫째,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꾸고, 둘째, UN감시 하에 남북한 상호감군을 추진하고, 셋째, 미국, 일본, 한국이 주축이 되어 북한에 미니마셜 플랜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해야 한다. UN에 나가서 이렇게 제의한다면 온 세계가 박수를 칠 것이다. 만일 북한이 이 제의를 거절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쌀 한 톨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평화를 거부하는 북한은 국제적 왕따를 당할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충분히 칼자루를 잡을 수 있는데 왜 그 칼자루를 북한의 손에 내맡기고 있는지 그 속을 알 수 없다.
국제정치의 흐름으로 보나 남북한의 역량과 의도를 보나 그 누구도 원-코리아를 만들 수는 없다. 어차피 투-코리아의 운명이라면 "긴장이 없는 투-코리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군비경쟁의 지속은 민족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 상대방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군사력(reasonable sufficiency)이라야 평화공존을 충족시킬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기습공격할 수 있는 군사력을 휴전선에 배치하고 대화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런 대화는 오직 게임이요 속임수일 뿐이다.
남북한 주민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다. 북에서 넘어와도 간첩으로 생각되지 않으려면 휴전선이 국경선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이좋은 두 개의 이웃 국가가 바로 통일 국가인 것이다. 한반도에 한 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남한이라는 반쪽만을 가지고도 경영능력의 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만일 이질 집단인 북한까지 흡수해보라. 흡수가 가능한 일도 하지만 흡수는 민족의 공멸을 자초할지 모른다. 이제는 제발 허망한 통일을 놓고 신경전과 소모전을 멈추고 제각기 살자.
이런 맥락에서 보면 대통령의 대북제의는 매우 어설픈 것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아주 위험한 것이다.
2009.8.15.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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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view님의 댓글
proview 작성일통일은 절대 오지 않읍니다.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불가능이지만) 나라는 다시 4나라(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로 분열됩니다.고구려땅까지 합쳐봐야 춘추전국시대의 한 나라보다 작거나 비슷한 규모의 땅입니다. 이 조그만 땅덩어리에 4나라로 갈려서 피터지게 싸운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중국사람들이나 조선족들 대한민국에 와서 4개나라로 갈려져 싸운 이야기를 했더니 이해할수 없다고 하더군요 다른 외국인들도 황당해하는모습 보았읍니다.물론 다른나라도 지역감정은 있다고 합니다. 종교분쟁도 있지요 이런 이야기를 듣는 외국인들은 그런데 어떻게 경제를 이룩했냐고 질문을 하길래 한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쉽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답변했던 기억이 생각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