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는 올리고 재산세는 낮춰야 한다.

실업자가 널려 있는 현 세태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장이나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삶이다. 따라서 소득 없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좀 더 많은 소득세를 내도 억울할 것은 없다.

반면 재산세의 경우는 다르다. 특히 집 한 채 갖고 별 소득없이 은퇴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현행 재산세가 너무 가혹하다. 거기다 건강보험료까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무현 정권이 부동산실거래價 제도를 전격 실시한 것은 진일보한 정책임에 분명하나 그럼으로 과표가 몇 배로 올라가게 되어 세율을 적정하게 낮춰 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세율까지 마구잡이로 올림으로 집 한 채 갖고 근근히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는 치명타가 되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정책입안자들이 "세금폭탄"이란 말을 공공연히 내 뱉으며 인상율을 5%, 10%가 아니라 100%, 500%, 심지어 700%까지 덮어씌운 경우도 있었다. 일부 어리석은 국민들은 "부자들 문제"라며 오히려 박수까지 쳤지만 그게 결코 박수 칠 일이 아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언제 걸려들지 모를 무서운 그물임을 알았어야 했다.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으나 집 한 채에 10년전에 비해 약 20배의 재산세를 부담하는게 현실인데, 별소득없는 은퇴자들은 세금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하고 그렇게 판 돈으로 생활비 조달하고 야금야금 재산이 축소되어 결국에는 자식들에게까지 손을 벌려야 하는 절박한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주택이란 처분해야 돈이 되는 것이고 깔고 앉아 사는 동안은 5억원짜리든 10억원짜리든 실생활의 불편도에 차이가 있을수는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달리 기여함이 없다. 따라서 팔았을 때 양도소득이 생기면 그 소득금액에 따라 세금을 차등부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액에 대해 보유기간의 물가상승율만큼 공제하고 순수양도소득에 대해서는 고율의 세금을 내도 무방하다. 많이 남았으면 많이 내는게 정상이다. 그러나 소득없는 사람들에게 다만 집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을 과도하게 매기는 것은 그것이 바로 가렴주구(苛斂誅求)인 것이다. 물론 재산이 많아 거기에서 소득(월세 등)이 있으면 소득세는 별도로 부과하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기고 소득없는 곳에는 세금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선결되어야 할 문제는 공직자들이 나라 살림을 알뜰히 챙기고 세금을 적재적소에 정직하게 쓰는 환경이 먼저 조성되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 등 세금을 쓰는 기관들은 돈(세금) 쓰기를 무서운 줄 알아야 하며, 매 연말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럭을 뜯어내고 다시 까는 등의 미집행 예산털기식 사업이나, 삥땅치기 위해 세금분탕질 하는 공무원들이나, 생색내기 위해 무리한 사업인줄 뻔히 알면서 벌려 수백억, 수천억원씩 국고를 축 내는 지자체장들, 또는 공기업 경영진들은 적발되면 노무현의 말대로 패가망신을 시켜야 한다.
세금 집행에 제대로 책임지는 풍토만 정착된다면 세금 내는 국민들도 한결 불만이 덜할 것이다.

추천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