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바로는 해병대의 가장 큰 무기는 정신력이고, 그 정신력은 소속감에서 나온다. 붉은 명찰을 다는순간 어께에 힘이 들어가고 자존심이 생긴다. 아울러 어디 가서든 "해병대 얼굴에 똥칠해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해병정신을 갖게 된다.
이번 해병부대 총기사건은 안타까운 일로, 사고를 낸 자가 훈련소에서부터 문제련련병으로 지목되었다는데 당시 집으로 되돌려 보내던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왜 방치되었는지는 나도 사뭇 궁금하다.
하지만 "해병대의 잘못된 전통" 운운하며 해병정신을 폄훼해서는 안 된다. 군대는 특수집단이다. 적과 싸워서 이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사기가 충천 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사고를 모른체 하자는게 아니라 해병대가 고쳐야 할 점은 신병 모집 과정에 좀 더 철저를 기하여,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던가 특히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은 사전에 차단하여 이번과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데 촛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1973년도 해병대 사령부(사령관 4성장군)가 해체되고 해군에 예속되면서 사기가 꺽이고 전력이 많이 약화된 측면이 있는데, 모처럼 해병대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해군으로부터 독립시켜 주어 사기를 되찾는 과정과, 유명 연예인 입대까지 사회적 이슈로 떠 오르며 분위기가 좀 어수선 했던게 아닌가 싶다.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이며 국민들도 이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좀 더 기다려 보자.
언론(특히 방송)은 뭐 까발릴게 없나 살피기 전에 좀 조용히 내 버려 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