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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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기병 작성일12-01-02 07:48 조회1,483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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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가장 부끄러운 순간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마주칠 때이다.
그 것도 대형건물 로비 저편 끝에 걸려 있는 거울을 마주보며 걸어가야만 하는 경우란
부끄러움을 넘어서서 아예 기나긴 시련이다.
문득 가을 날 산모롱이를 돌아 외딴 우물가를 지나던 윤동주 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물 속에는 구름이 지나고 파란 바람이 잡힐 것 같다고 했다.
우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왠지 부끄럽다고 했다.
가다가는 우물 속의 추억 같은 그 사나이가 그리워 다시 돌아와 바라보지만
그래도 부끄럽다고 했다.
이렇듯 부끄러움은 목숨을 지닌 자라면
누구나 목숨이 끝나는 날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숙명인 것 같다.
댓글목록
해월님의 댓글
해월 작성일
화가가 아니라 시인이자 철학자셨구만..
그림은 본 적이 없지만, 정곡을 찌르는 짧은 글은 꼭..
아니 올라오면 거의 다 읽으니까 느끼는 감정..
건강하십시오.
경기병님의 댓글
경기병 작성일
감사합니다.... 제가 평소 잡념에 많이 시달리는 사람입니다...^^
새해엔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