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인의 고통은 있는 사람들로부터 동정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인간적 낭만을 기대할 수 있는 데 비해
꽃제비의 고통은 비인간적.... 그 체제하에서는 오로지 추위와 허기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 외에는
문학(예술)적 상상을 유발할 재료를 기대할 수 없음...

천상병 시인.... 철저하게 가난하게 살다가 갔죠....
그러나 그는 불후의 명시를 남겼습니다. 귀천이죠.
만일 그가 북한 땅에 태어났더라면 굶주림으로
덧 없이 사람들로부터 잊혀져 갔을 겁니다.

 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두 말할 여지가 있겟습니까?
감사라는 말이 없는 북한땅에서라면 설사  천병상 시인이라 해도 귀천같은 시를 쓰지 못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