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고하승] 조선일보의 황당한 소설쓰기...박근혜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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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효월 작성일10-08-09 21:00 조회2,157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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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조선일보의 황당한 소설쓰기
편집국장 고하승
조선일보 사이트에 9일 오후 "박근혜·동교동계 손잡는다"는 제목의 기사가 대문글로 내걸렸다.
그러나 이 기사는 한마디로 ‘소설’에 불과하다.
주간조선 기자가 기사의 근거로 내세운 것이라고는 고작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최측근이라고 하는 B씨의 발언이었다.
대체 B씨가 누구인가?
주간조선은 B씨에 대해 ‘호남 출신인 B씨는 20여년 동안 경북 안동이 고향인 권 전 고문을 보좌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 권 전 고문의 숨은 대리인으로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권 전 고문과 서울 여의도 소재 한 빌딩의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결국 그는 그저 권노갑씨와 사무실을 함께하는 사람일 뿐이다. 국회의원도 아니고, 주요당직을 맡고 있는 사람도 아니며, 공직자도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질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 그저 무수히 많은 갑남을녀(甲男乙女)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는 말이다.
그런 사람의 말만 듣고, 이처럼 단정적으로 "박근혜·동교동계 손잡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자는 제보 받은 사실에 대해 반드시 진위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조선의 기자는 그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B씨가 기자에게 자신과 물밑대화를 나눈 사람이 한나라당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라고 밝힌 만큼, 기자는 이 의원에게 진위여보를 확인하고 기사를 작성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기자는 ‘박 전 대표의 직접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을 접촉했으나 해외 출장 중이라 연락이 닿질 않았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말 황당하다.
그렇다면, 이정현 의원이 돌아온 다음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기사를 완성시키든지, 아니면 국내에 있는 박 전 대표에게라도 직접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 않는가.
기자가 그런 상식적인 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고의성이 짙은 것 같다.
물론 훗날 박 전 대표와 동교동계가 정말 ‘동서화합’을 위해 손을 잡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기사가 나간 것은 박 전 대표를 한나라당에서 밀어내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한나라당 주요당직자들이나 대의원들은 대부분 박 전 대표가 DJ계와 손을 잡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박 전대표로 하여금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다분히 악의적인 기사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실제 이런 기사가 나가면,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분이 박 전 대표 지지대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실 결과는 빤하다.
이정현 의원에게 물어보면, “그런 일 없다”고 일축할 것이고, 이 기사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당원들 뇌리에 여운이 남아 있을 것이고, 따라서 박 전 대표가 입는 타격은 즉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조선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박 전 대표야말로 ‘동서화합’의 적임자다.
DJ가 퇴임 후 가장 안타까움을 표시했던 사안이 바로 ‘동서화합 실패’였다.
그런데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인 2004년 8월 박 전 대표를 “동서화합의 제일 적임자”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과 DJ 지지자들이 서로 손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주간조선의 기자는 이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명백한 오보를 냈다.
특히 그 오보는 고의성이 짙다는 점에서, ‘박근혜 몰아내기’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나저나 이정현 의원이 이 황당한 소설을 보고 뭐라고 말할지 정말 궁금하다.
내친 김에 조선 기자에게 한마디만 더하자.
지금이 박 전 대표와 동교동계가 손을 잡을 시기인가?
아니다. 설사 필요하더라도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 그런 간단한 상식조차 모른다면 정치부 기자의 자격이 없다.
댓글목록
한가인님의 댓글
한가인 작성일
벌써 이 기사보고 박의원에게 등 돌린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역시 펜이 힘이 무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