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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반.... 사노라면 별일을 다 겪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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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달마 작성일10-05-05 19:56 조회2,531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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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별일들을 다 겪게 되죠.....

80년대 초반이었어요.
韓國畵(東洋畵) 창작을 하고 있는 달마로서 종전에 해오던,
아무래도 현실감각에 맞지 않는 觀念山水의 畵風을 벗기 위해
현장 스케치를 위주로 畵業을 수련할 때였습니다.

기억에 서울 가리봉동 어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직 채 거리가 정비 되지 않아 어수룩한 동네의 분위기가
도심보다는 차라리 구도의 변화가 다양하여 스케치를 하기가 좋았습니다.

한참 길가에 퍼들어 앉아 거리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저만치서 청소부 아저씨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빗자루를 끌며 다가오더니만
묻는 거였어요.

‘아저씨 거기 앉아서 뭘 하시는 거죠?’

‘아, 화가인데 거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중입니다.
가리봉동이 개포동보다 더 멋있는데요...’

달마는 짐짓 말동무가 생긴데 신이 나서 더욱 부지런히 연필을 놀렸죠.
그런데 어수룩해보이던 청소부 아저씨의 눈빛이 갑자기 달라지더니

‘거리를 그려요? 저 건물은 경찰선데.... 아저씨 잠간만 갑시다.’

그러는 거였어요.

‘아니 왜 그러세요?’

‘왜 그러다니요!!! 거리를 베껴서 어디다 쓸려는 거예요!!!
아무튼 요 앞에 파출소까지 갑시다.’

황당하더라고요.

아무리 자상하게, 친절하게,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합리적으로, 상식적으로
달마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니까 청소부의 눈에는 그림 그리는 달마의 모습이 서울의 중요 정보를
수집하는 간첩쯤으로 보였던 겁니다.

당시 간첩 신고하면 3,000만원이었던가요? 그 3,000만원에 눈이 뒤집혀
자초지종 설명을 들을 것도 없이, 억센 완력으로 달마를 강제로 잡아끌고
인근 파출소까지 갔던 거예요. 청소부 아저씨 힘이 또 좀 세요?
끌려가면서 투둑 남방 윗 단추 한 알 뜯겨져 나갔죠.

파출소 근무자가 달마가 제시하는 신분증과 더불어 알려주는 몇 곳으로
전화를 해보더니만 웃으면서 ‘이해하십시오...하하하..’ 하고 멋쩍어 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부 아저씨의 못내 아쉬워하며 돌아서던 눈빛.....
낙심해하던 눈빛.... 저만치 풀이 죽어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자니 차라리 측은한 청소부아저씨를 위해
정말 달마가 간첩이라도 되어주고 싶더라고요.

어제와 오늘.... 우리 大 Systemclub 게시판에서 주고받았던 강팍한 언어들.....
마치 수십 년 전 가리봉동의 해프닝이 재연되었던 것만 같아 씁쓸한 마음에
옛 기억을 한 번 떠올려 보았습니다.

‘거리의 畵家’
‘純情한 左派’.....

다 같이 달마로선 여유 있는 삶의 로망쯤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세상에는 달마와는 전혀 반대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댓글목록

엽기정권님의 댓글

엽기정권 작성일

미세한 부분에서 자신을 들어내는 사람이 있지요.
보는 사람은 보고, 안보는 사람은 안보지만,,,


아무튼 그얘기 진짜라면 그분 참 용감대담무쌍하신 분이군요.
3000만원이 크다고야 하겟지만, 정말 간첩이라고 생각했으면 몰래 신고하지,  붙잡고 끌고 갔다니,,,얼마나 담이 크길래,,
(물론 청소부아저씨 중에도 힘센 사람이 있기야 하겠지만, 보통은 나이드신 분이 많은데,,,)
간첩신고 얘기중 가장 뛰어난 무용담입니다.

아무튼 80년대(? 무슨시대) 이야기를 끄집어 낸것 또한 의미 있습니다.

마당쇠님의 댓글

마당쇠 작성일

"달마님은 마음이 참 곱다." 평소부터 그러한 생각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의 현실은 각각의 개인의 고운 마음씨를 허락하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주권을 가진 국민에게 있어서...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다름아닌 국가에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국가가 없다면 사회도 가정도 개인의 행복도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상냥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모두로 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전하고 튼튼한 국가의 존재가 우선되어야 하는게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변호사님의 댓글

변호사 작성일

달마씨의 그 '純情한 左派' 예찬만 없으면 '청소부 아저씨' 등 읽을만한 글들인데 안타깝습니다.

나도 같은 경우가 한 번 있었지요.
1979년의 어느 여름날, 시골 출장길에 오랫만에 외가 마을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 저 담배 1박스 주십시오, 값은 몇 딸랍니까?" 당시나 지금이나 나는 담배를 못피웠고 술은 짊어지고 가기 보다는 뱃속에 넣고 다니는 정도였습니다.
'이 한 박스, 몇 딸라'라는 낯선 사람의 말 한 마디 때문에 저는 그날 그녀의 간첩신고로 그 시골길 산중에서 예비군 중대병력의 집중 총격을 받을 뻔 했습니다. '낯선 사람이 담배 값도 모르더라, 1보루를 1박스라고 하더라'는 게 신고 내용이었답니다.
'낯선사람 다시보고 의심되면 신고하자!'면서 그 예의 3천만원으로 '신고하여 애국하고 상금타서 부자되자'라고 했던가요?

그날 내 가방을 뒤져보던 예비군 중대장은 기어이 날 지서로 끌고 갔습니다. 이유는 내 취재용 카메라가 깨진 수박통 속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 술은 곤드레가 됐고 빽 속에는 큼지막한 수박을 한 개 넣어가지고 외가집 그 산골짜기를 가다가 그만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하다보니 수박은 깨졌고 그러자니 카메라도 수박과 박치기를 했었겠지요...
그러기를 10여분, 급히 보고를 받고 뛰어온 지서장이 "어? 자네 00 아닌가?"고 하면서 반갑게 손을 내 밀기에 그제사 취기어린 눈으로 건너다 봤더니, 그 어릴때 외가 마을에서 같이 뛰놀던 옛 친구였습니다. 이하 얘기는 불문가지(不問可知)일 거고......

새벽달님의 댓글

새벽달 작성일

저는 변호사님이 너무 편협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것 아닌가 생각되네요.
좌파=빨갱이, 공산주의란 개념은 어처구니 없이 잘못된 개념이지요.
좌익, 우익의 개념이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때 생겨 났는데 그렇다면 조선후기 개혁을 추진하던 정조대왕도 빨갱이라는 얘기인데....
공산주의가 노동자, 농민등 기층민들을 포섭하기 위한 수단으로 좌익개념을 끌어다 쓴건데 왜 사람들은 이것을 오해하는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에 지금처럼 좌익, 우익이란 개념이 난무하기 시작한게 언제인가요?
노무현때부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바로 좌익=빨갱이란 논리로 반공정신이 투철한 장.노년층을 낚기위한 것이었으며 이 미끼에 멋지게 걸려들어 사상 최악의 이명박과 한나라 친이계 정부를 탄생시킨 어리석은 짓을 한거지요.
좌.우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다수 국민들은 이명박과 같은 금충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변호사님의 댓글

변호사 작성일

저는 박학다식 하지 못하고 편협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 상황에서 새벽달님 처럼, '좌파 = 빨갱이 = 공산주의란 개념이 어처구니 없는 잘 못된 개념'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새벽달님은 누구고 저는 도대체 누굽니까?
좌우익 개념 난무가 언제부터냐는 촛첨밖의 엉뚱한 얘기보다는,
새벽달님의 "좌파=빨갱이=공간주의란 개념"을 오늘의 이 싯점에 갖고 있다는 것이 어처구니 없다는데 대한 공감할 수 설명이 필요한 겁니다.

엽기정권님의 댓글

엽기정권 작성일

좌파=빨갱이, 공산주의란 개념은 절대로 잘못된 개념이 아닙니다.


노무현때부터 좌,우익????
반공정신 투철한 세대를 낚시질 ???
그리고 그것이 맹바기정권의 탄생이요?
좌우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금충의 노예??

참 재미있는 얘기군요.
정말 재미있군요.

전에도 한번 네티즌칼럼난에서 댓글토론을 한적이 있었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줄은 몰랐군요.

변호사님의 댓글

변호사 작성일

달마는 큰스님이라 그냥 존경했는데, 그의 곁에 또 이런 엽기적인 분이 또 있었을 줄이야.
둬 줄 읽은 맑스의 사회주의 과거지사를 여기서 그토록 울궈 먹다니, 헛~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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