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대롱을 통해서 그 일부만을 보며 그게 표범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우물 안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그게 전체적인 하늘 모습이라 생각하는 것이나 장님이 코끼리 꼬리를 만져보고선 코끼리는 부채살 같이 생긴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얼토당토 않게 부족하고 딱하긴 매일반이다.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일화, 비화, 비사, 또는 숨겨진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이 몰랐던 사실이 발견되고 폭로됨으로써 대단한 것으로 알았던 인간이 한낱 쓰레기 같이 보이는 경우라든가, 눈에 밟히지도 않던 인물인데 알고보니 고개가 수그러지는 존재였음을 알고서는 우리의 머릿속과 시야를 재정리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완전범죄가 불가능하듯, 완벽하게 영원한 비밀 지키기 역시도 불가능 하단 사실이다.
군관민 사이에 비밀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있는 상태에서 구조하다가 아깝게도 생명을 잃은 것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세상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훈장을 몇 백개 주면 뭐하는가? 그 사람이 살아 돌아올 것인가? 그 사람의 죽음이 값어치 있게 바뀌는가?
베일로 감추고 돌아가는 상황에서 구조하다가 우리와 영원한 이별을 하게된 사람을 생각해 보면 너무도 가슴이 아프며, 이번 일을 돕다가 침몰한 어선의 이야기도 울화통이 터지게 하며, 해군에서 부사관으로 있다가 이제 전역한지 한달 밖에 안되는 젋은이가 "군이 자꾸 거짓말을 해서 구조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는 말은 영원한 비밀이란 없고, 이제 언젠가는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이란 전주곡으로 보인다.
자신의 치부, 자신의 별 14개의 비화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사람이, 한점 의혹 없이 수사하라는 말은 신선하다고 해야 하나, 이제사 정신 차린 것으로 보아야 하나? 아니면 위장으로 보아야 하나? 더불어, 그러면서도 수하에 있다는 사람들은 죄다 따로 국밥으로 '한점 의혹없는 수사 발표'에 전혀 걸맞지 않는 일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다고, 이렇게 만든다고 실질적인 사실 전체가 영원히 바뀔까?
건 그렇고....
가장 국민들을 열받게 하고 분노케 하는 점이 뭘까?
언젠가 어느 정치인인지 정치꾼인지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국민들? 시간 지나면 잊어 버리고 기세가 꺾이거든, 대략 이야기 해주고 한달 가량 지나보라고, 그거 손꼽고 있는 사람 별로 없게 되지, 그러면서 다른 사안 하나 둘을 또 언론에 터뜨려 놓으면 그쪽으로 우르르 관심을 갖게되지. 그런거라고."
이런 식으로 위정자라는 인간들 사이에서 말이 오가고, 이런 방식을 황금률에 해당하는 공식이자 국민들을 대하는 좌우명으로 알고 있는 정치꾼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젠 저렇게 알고 저렇게 말하는 것이 그들의 대국민 기본 상식이 되어 버렸다.
'국민'이라는 단어는 사실상 추상적 복합체이며 눈에 보이진 않는다. 허나, 그 국민이라는 범주 속엔 형편없는 팔불출을 비롯해서 전세계를 호령할 만한 인물도 있고, 그 누구 보다도 혜안과 슬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으며 우리가 생각치도 못했던 걸출한 각분야의 영웅들이 부지기수로 포진하고 있다.
바로 이게 제대로된 표범이자 하늘 그리고 코끼리의 모습이다.
헌데, 속된 말로 "가죽이 모자라 찢어진 눈" 정도의 작은 눈, 좁은 소견 그리고 한심한 소갈머리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국민관을 가지고 국민들을 대하는 위정자와 군고위층 그리고 일부 몰지각한 언론들을 보노라면,
역시, 그들은 대롱구멍으로 보는 만큼 밖에는 감당할 능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자들이며 나중에 자신들과 자신들의 자식 글고 후손들이 대대로 치욕적인 저주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표범이자 하늘이며 코끼리이거늘, 이것을 전혀 생각 못하고
자신을 말아먹고 국민을 말아먹고 그리고 국가까지 말아먹고 있다는 사실인데
바로 이것이,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기가 막히고 열통이 터지게 억울하고 분한 것이다. 물론, 그들이 그들 자신을 말아먹는 것이야 지들이 좋아서 하는 것이니 상관할 것이 아니지만 |